[한경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이소현 대학생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불투명한 채용 일정으로 ‘예승이(예비 승무원의 준말)’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 소재 승무원학원에 다니는 승무원 지망생 이 모(20)씨도 현재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코로나19 초기와는 다른 학원 측의 대처가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설명이다.
6월 정규 수업을 마친 이 모 씨는 수업 이후 지금까지 약 3개월의 시간 동안 혼자 취업 준비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원 측에서 형식적인 연락 외에는 별도의 연락이 없었고, 지속적으로 수강생을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승무원학원 특성상 다른 입시 학원과는 달리 수강생과 하는 약속이 있었다. 바로, 한 번 등록한 학생은 합격할 때까지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번 취재로 만난 6명의 승무원학원 수강생들에게도 모두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6명 모두 상담 및 등록 과정에서 합격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학원 선택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학원과 학생 모두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는 정규 수업 후 꾸준한 스터디와 면접 준비를 통해 공채에 대비한다는 준비 과정의 일률적인 특징이 있다. 스터디에서 이루어지는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점검하고 보완하면서 안정적으로 합격권에 들 수준까지 발전해나간다는 게 학원 측의 설명이다. 시시각각으로 이뤄져야 하는 피드백의 특성상 대면 수업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거리 두기 이후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부 학원이 시인했다. 스터디 외 이미지 메이킹이나 자세 교정 등도 대면 수업이 불가피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사후 관리’라는 약속을 어떻게든 이행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냐는 질문에는 학생들 스스로 불안해서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소수의 인원이라도 나온다면 가르침을 줄 의향이 있다고 학원 측은 설명했다.
이 모 씨가 다니는 학원 측은 메신저 연락도 관리의 차원이라며,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에 잘 지내는지 관리 차원에서 연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모 씨는 오랜만의 연락에 적어도 앞으로의 학습 지침 정도는 안내해줄 줄 알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승무원 지망생이 다닌 A학원은 실제 정부지침에 따른 학원운영제도에 맞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거리 두기 2.5단계 이전까지는 주기적인 수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고 말했다. A학원은 2.5단계 이후에도 원격 수업을 통해 학생 관리를 비교적 잘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해도 학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학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학원의 규모가 위기 상황에서의 학생 관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A학원은 승무원학원 중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8월 한 달 신규 등록생은 단 두 명에 그쳤다. 분점만 여러 개인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 등록생 추이는 코로나19 초기에만 잠시 주춤할 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학원 측의 ‘지속적 관리’ 약속은 코로나 19 이후 신규 등록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상황에서 지켜질 수 없는 관행과도 같은 약속은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다. 약속을 전적으로 이행하기에는 상황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기존 학생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 모 씨는 "불가피한 상황임은 알지만, 학원 측에서 무기한 휴강을 대체할 방법을 하루빨리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hm@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