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최은희 대학생 기자] 크로스핏의 인기가 대단하다. 세계적으로 학교, 직장, 병원에서 구성원들의 기초 체력 향상을 돕기 위해 크로스핏 체육관을 건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크로스핏이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에서도 동아리가 생기는 등 청년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왜 많은 이들이 이토록 크로스핏에 열광하는지 궁금해 직접 도전해봤다.

'대학생 체험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크로스핏의 매력은?

△크로스핏장 내부.


전신 근력운동에 효과적, 초보자도 가능

혼자서 하는 헬스에 익숙하다면 크로스핏 운동이 생소할 수도 있다. 크로스핏은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여러 종목을 번갈아 가며 훈련하는 운동 방식인 크로스 트레이닝(Cross 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가 합쳐져 만들어진 운동이다. 소방관, 군인들이 신체 단련 및 훈련을 위해 활용하는 만큼, 전신 근력운동에 효과적이다.

크로스핏은 시간별로 10명 내외가 와드(WOD·Workout Of the Day)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크로스핏의 가장 큰 특징은 매일 운동 프로그램이 바뀐다는 점이다. 심폐지구력, 균형감각, 속도 등 10가지 영역의 육체 능력을 골고루 발달시키기 위함이다. 겹치는 운동이 드물고 운동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반복적인 운동에 지루함을 느끼는 이들이나 초보자가 도전하기에 좋다.

'대학생 체험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크로스핏의 매력은?

△풀업.

로잉 2000m, 와드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해야

크로스핏 테디짐에 들어선 순간, 빠른 비트의 음악이 귀청을 때렸다. 눈앞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청년층부터 장년층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들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의지 하나만으로 몸을 움직였고, 누군가 포기하려 할 때마다 모두 입을 모아 큰 소리로 응원했다. “아홉! 열! 한번 더!” 압도될 듯한 뜨거운 열기 속에서 기대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다가왔다.

운동시간은 시작 스트레칭-코치의 와드 설명-와드 수행-마무리 스트레칭까지 약 1시간 남짓. 와드 자체는 5분에서 30분 내로 이뤄진다. 한 마디로 운동시간이 짧고 굵다. 하지만 얕보면 안 된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운동을 소화하려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날의 와드는 크로스핏에 기여한 여성의 이름을 따 만든 히어로 와드 ‘신디(CINDY)’와 로잉(Rowing) 2000m 타기였다. 신디 1라운드는 풀 업(Pull up) 5회, 푸쉬업(Push Up) 10회, 에어 스쿼트(Air Squat) 15회로 구성된다. 20분간 쉬지 않고 최대한 많이 하는 게 관건이다.

“파이팅!”


10초의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회원들이 다 함께 기합을 넣으며 운동이 시작됐다. 첫 운동은 배에서 노를 젓는 동작인 로잉(Rowing)이다. 왔다 갔다 몸을 움직여 기구를 잡아당기면 계기판의 미터 수가 올라간다. 이걸 끝내면 본격적인 신디 와드가 시작된다. 이른바 턱걸이인 풀 업, 팔굽혀펴기인 푸쉬 업, 가상의 의자가 있다고 상상하며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인 에어 스쿼트까지 마무리하면 1라운드가 끝난다.

'대학생 체험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크로스핏의 매력은?

△로잉.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5라운드에 진입한 회원들이 많다. 오랜 시간 동안 운동으로 다져진 ‘크로스핏 고수’들은 저만치 앞서고 있다. 크로스핏은 나홀로운동이 아니다. 단체운동의 특성상 슬그머니 경쟁심리가 발동한다. 뒤처지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처음엔 땀이 맺히는 정도더니, 와드가 진행될수록 땀방울이 사정없이 떨어진다. 호흡이 가빠지고,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진다. 목에서는 피 맛도 느껴진다. 바닥에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이 매초 마다 머리를 지배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타인과 내가 공통된 고통을 공유한다는 묘한 유대감 때문이다. 끝까지 해내려는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계속할 수 있다’는 용기가 솟구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운동이 끝나 있다. 크로스핏은 짧지만 효율적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만 하기 때문에 몰입감이 굉장하다.

'대학생 체험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크로스핏의 매력은?

△운동이 끝난 후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

모든 운동이 끝나면 그야말로 방전된 상태로 바닥에 쓰러진다. 불규칙한 심장박동 소리가 “쿵쿵”하며 온몸에 타고 흐르면, 살아있음이 느낀다.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결과 기록하면서 얻는 성취감 ‘짜릿’

운동이 끝난 후 자신의 결과 기록은 필수다. 각 시간대의 기록이 하얀 칠판에 빼곡하다. 매일 1시간가량의 고강도 운동을 한 후, 결과를 적는 크로스핏 운동 문화는 성취감을 선사한다. 같은 운동을 누가 더 잘했는지에 대한 실시간 비교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과거보다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점점 향상되는 기록들을 비교해보며 운동의 즐거움과 삶의 자신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게 크로스핏의 매력이 아닐까.

zinysoul@hankyung.com

'대학생 체험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크로스핏의 매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