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당일에 팔지 못하면 버려지는 온전한 음식들을 마감할인을 통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함으로써 음식과 환경을 구하는 미로의 플랫폼 ‘라스트오더’. 업주는 폐기 예정인 음식을 할인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소비자는 당일에 만든 신선한 음식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라스트오더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마감할인을 하던 것을 동네 음식점에도 적용해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고 환경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올 2월부터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CU에 이 서비스를 도입해 전국 서비스로 확장했다. 오경석(35) 미로 대표는 “당일 팔리지 못한 음식 중에 가치 없는 음식은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며 “안 팔리면 버려지는 음식에 가치를 주기 위해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업이 뜬다] 버려지는 음식을 구하는 마감할인 ‘라스트오더’

설립일 2018. 04. 03

주요사업 마감할인 상품 중개 플랫폼 ‘라스트오더’ 운영. 편의점을 비롯해 전국 2만여 개 점포가 참여, 회원가입자 수 40만명 달성.

비전 MAKE IT VALUABLE (모든 것을 가치 있게 만들자)

성과 누적 투자유치금 70억원

사업 현황을 소개해 달라

“마감할인 상품을 모바일앱에서 거래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 ‘라스트오더’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1월 서비스를 첫 출시했다. 초기에 서울시 관악구만을 대상으로 하던 것을 점차 강서구, 마포구로 늘려가다 올해 2월 편의점에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전국 서비스로 확대했다. 현재 전국에서 2만여 개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100만 이상 앱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고 회원가입자 수는 40만명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서울 관악구에서 시작한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 큰 성과다. 지금까지 마감할인을 통해 꾸준히 거래를 일으키면서 버려지는 음식들을 감축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올해 6월에는 환경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처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을 하기 전에 방송국 PD로 일하면서 유럽에 출장을 갔다가 ‘투굿투고(Too Good To Go)’ 서비스를 알게 됐다. 음식점이나 슈퍼에서 발생하는 ‘아직 먹을 수 있지만 버려지는 음식’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투굿투고 서비스의 취지와 프로세스에 공감해 국내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벤치마킹한 ‘라스트오더’를 선보이게 됐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려웠다. IT 사업인데 개발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마감할인을 올리고 사람들에게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지 ‘어디서 어떻게 팔지, 모바일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이 개발을 외주에 맡기다 보니 커뮤니케이션도 힘들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영업이었다. 서비스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영업을 하러 다니면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가가호호 모든 가게를 다 돌아다니는 건 어렵지 않은데, 거절을 당하고 나서 다시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계속 거절 당하면 좌절할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확신이 있었다.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에 시장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몇 개 업장만 가지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거래했는데, 분명 이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고민을 가진 업주들, 마감할인 상품을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존재한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친환경 기업이 뜬다] 버려지는 음식을 구하는 마감할인 ‘라스트오더’

사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IT 전공자도 아니고 경영을 배운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사업을 끌고 올 수 있었던 것은 팀원들을 잘 만나서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팀원들이 채워주고 있다.”

미로의 인력구성은 어떻게 되나. 특색 있는 직무가 있다면

“처음에 두 세명이 시작했는데 현재는 정규직만 40명 정도 된다. 사업전략팀, 마케팅팀, 개발팀, 경영지원팀, 영업지원팀, 신사업기획팀 6개 부서가 있다. 우리만의 특별한 직무는 없지만, 회사 특성상 개발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무리 비즈니스 모델이 좋고, 영업을 잘해도 IT 사업을 하려면 IT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개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채용 계획도 있나. 채용 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개발자를 비롯해 다른 직무에서도 채용할 계획이 있다. 채용 시 우리가 가진 미션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라스트오더가 무엇을 하는 서비스고, 무엇을 고객에게 주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일에 임할 때 차이가 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와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 같다

“처음부터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환경이 아니더라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걸 고민하던 찰나에 이 아이템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환경 문제에 주목하게 됐다. 환경에 일조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기업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몇몇 산업은 어쩔 수 없이 환경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쩔 수 없이 환경오염을 시키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걸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환경을 이용해서 수익을 얻거나 이득을 취했다면 그 이익의 일부는 환경을 돌려놓기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스트오더’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마감할인은 무조건 싸게 판다는 인식이 있다. 저희가 마감할인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단순히 상품의 가격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음식 폐기물을 줄여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업장의 매출 손실과 소비자의 가계 부담을 줄여 사회적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간혹 저희가 ‘떨이몰’처럼 이득을 취한다고 보는 이도 있는데 오해다. 저희는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수익이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마음 하나로 달려가고 있다. 환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얼마 전에 리뉴얼한 서비스를 빨리 안정화하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현재 배달 기능은 없는데 마감할인 제품도 배달로 받아볼 수 있도록 배달서비스를 구축하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세븐일레븐과 CU 외에 다른 편의점에도 서비스를 론칭하려고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는 동네마다 편의점이 있지만 어딜가도 마감할인 개념이 없다. 편의점 마감할인 문화를 국내에 잘 정착시켜 해외시장도 진출할 생각이다. 나아가 버려지는 음식의 낭비뿐 아니라 그 외의 카테고리에서도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도록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