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한유진 대학생 기자] 최근 방송인 사유리가 결혼을 하지 않고 스스로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구체적인 출산 과정을 공개하며,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실을 밝혔다. 사유리의 사례는 결혼과 출산은 하나인 것처럼 여겨지던 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이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비혼 출산’에 대한 토론들이 이어지고 있다.
△비혼 임신을 통해 아이를 가지게 된 방송인 사유리.(출처=사유리 인스타그램)
앞서 언급된 사유리의 사례처럼, ‘비혼모’는 결혼 없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아이를 낳은 여성을 의미한다. 비혼모는 자발적인 출산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서 미혼모와는 다르게 분류된다. 즉, ‘비혼모’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나 결혼을 원치는 않는 이들을 가리킨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주로 ‘입양’이라는 절차를 거쳐 왔다.
방송인 사유리의 사례로 새롭게 조명된 ‘비혼 출산’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자은행으로부터 정자를 기증받는 것이다. 이렇게 기증받은 정자는 추후 시험관 시술을 통해 비혼모의 아이가 된다. 일반적인 난임 부부가 임신하는 과정과 비교적 유사하다. 차이점은 남편이 없다는 사실뿐이다.
여성 개인의 권리 vs 존엄성을 거스르는 일. 비혼 출산을 둘러싼 논쟁
이처럼 새로운 방식의 임신과 출산 과정은 20대 사이에서도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이하영(21) 씨는 “‘비혼 출산’은 남성 없이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한 여성의 자유권 행사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결혼에 부담을 느끼지만 아이는 가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비혼 출산’은 이러한 고민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혼이라는 제도에는 불만이 있지만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비혼 출산은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 출산을 해야 하고, 출산을 하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필수요건이 사라지는 것 같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비혼 출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났다. 부산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23) 씨는 “비혼 출산은 자연적인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스르고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하는 과정 자체가 동물적인 번식을 위한 과정으로만 여겨진다. 이는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 가정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이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는 아이에게는 양부모 밑에서 자랄 수 없다는 것이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비혼모 가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나
한국의 비혼 출산 관련 제도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비혼 출산에 필요한 인공 수정은 한국에서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만 허가된다. 비혼 출산에 성공한 사유리 또한 한국이 아닌 일본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국 법률상 미혼자가 인공 수정을 할 수 없다는 금지 조항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공 수정을 위해서는 배우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데에서 미혼자는 인공 수정에 제외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러한 관련법의 부재로부터 여성으로서 가지는 출산에 대한 권리가 적극적으로 보장받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비혼 출산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검토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출산 후 비혼모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창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이현지(21) 씨는 “세상에는 많은 가족의 형태가 존재한다. 미혼모, 동거 커플, 1인 가구 등. 비혼모 가정 역시 하나의 가정의 형태일 뿐”이라며 “비혼모 가정을 새로운 가족 형태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혼 출산 제도는 단지 결혼 제도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비혼모 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등장을 암시한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사회는 비혼모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 앞에 한 발짝 더 다가온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기 위해서는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인식 변화와 처우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발 빠른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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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유진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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