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관심 갖지 않는 소외된 종목 찾는 걸 좋아해"
일상에 지장 주지 않는 투자가 원칙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민영 대학생 기자] “주식을 하는 친구들도 하나 둘 씩 늘어가고 낮은 적금 금리 대신 투자로 수익을 내고 싶어서 주식을 시작했어요.”

김태림(단국대 3학년)씨는 최근 적금 대신 주식을 선택해 투자를 시작했다. 코스피 3000 돌파의 시대, 대한민국의 주식열풍은 대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2030세대가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를 한다는 ‘2030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라는 말은 매스컴의 단골손님이 될 정도다.

여기, 또 한 명의 대학생 투자자가 있다. ‘청년개미 1억 모으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그는 주(株)린이보다 주(株)니어라는 말이 어울리는 대학생 주식 선배이다. 주식의 목적을 가지고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실천해가는 ‘청년개미’ 김서빈(25)씨를 만나봤다.
청년개미 김서빈씨
청년개미 김서빈씨
주식투자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처음에는 주식투자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된 공부도 하고 직접 창업에 도전하며 지냈는데 군 입대를 하게 되며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 꿈을 잠시 미뤘다. 그렇게 군생활을 하던 중 한 책을 읽다가 “좋은 회사를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업이 아닌 좋은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게 됐고 그 때부터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돼 소액으로 조금씩 시작하게 됐다.”
김서빈씨의 주식 추천 도서
김서빈씨의 주식 추천 도서
주식 공부를 잘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
“처음부터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공부하면 흥미를 쉽게 잃게 된다. 그래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업 위주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할 기업을 찾은 후에는 리포트, 공시, 유튜브, 책 등을 통해 더 자세하게 분석했다. 특히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 도움이 되었는데, 책을 통해 주식을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다.”

종목을 발굴할 때의 기준이 있나
“가장 좋아하는 종목 발굴법은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소외된 종목을 찾는 것이다. 그런 종목들을 찾은 후에는 ‘왜 소외 됐을까?’ 이유를 찾는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의 재무제표, 과거 의사결정들을 고려해 이 기업이 소외된 이유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때부터 분할 매수를 시작한다.”

청년개미만의 투자원칙은 무엇인가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투자를 하자’ 이것만은 지키려고 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더 나은 일상을 만드는 것이 내가 투자를 하는 이유인데, 오히려 투자를 함으로써 현재의 일상을 무너트리는 것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분산 투자, 분할 매수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주린이들에게는 종목에 대한 고민 이외에도 적절한 매도시기도 큰 골칫거리이다. 청년개미 김서빈씨는 매도시기에 대한 본인만의 원칙이 있는 것 같다
“과거 주식투자에 성공했던 대가들의 격언에 따르고자 한다. 첫 번째로는 현재 가격이 기업의 내재가치에 도달하거나 그 보다 비싸다고 생각할 때, 두 번째로는 매수했던 이유 즉,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었을 때, 세 번째로는 더 좋은 종목을 발견했을 때 매도를 진행한다. 주로 첫 번째, 두 번째 이유로 인해 매도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마인드 컨트롤 비법이 있나
“주식 시장이 흔들리고, 안 좋은 기사들이 보도될 때는 가장 먼저 나 자신한테 집중한다. 하락하는 주식창을 하루 종일 본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해서 현금 창출능력을 높이고자 마음을 정돈한다. 물론 컨트롤이 힘들 때도 있으니 그 전에 분산 투자, 분할 매수로 리스크를 예방하려고 한다.”

주식을 하면서 위기를 겪은 적이 있나
“큰 위기는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주식을 처음 했을 때가 가장 위기였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투자를 하는 곳마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흔히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한다. 그 행운을 실력으로 인지하는 것이 엄청난 위기이다. 만약 지금까지도 그 행운들을 실력으로 생각하고 계속해서 시드머니를 늘려갔다면 현재는 많이 힘든 상황으로 몰렸을 것 같다.”
김서빈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청년개미의 1억 모으기’
김서빈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청년개미의 1억 모으기’
‘청년개미의 1억 모으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주식을 하다보니까 과거의 투자를 기록하고, 결과를 도출해 다음 투자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유튜브에 투자 기록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으니 투자를 기록하며 했던 말들을 다음 투자에 더 잘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채널명처럼 1억 모으기가 목표인데, 만약 성공한다면 동기부여가 되고, 실패한다 해도 예방법을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아 유튜브를 시작했다. 채널에서 종목 분석이나 추천이 아닌 경험과 감정들을 기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청년개미만의 주식투자 철학이 궁금하다
“주식 투자를 하기 전부터 자기계발 등을 통해 ‘나’에 대한 투자를 했다. ‘주식투자’, ‘나’에 대한 투자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 할 수 없기에 일상과 투자의 벨런스가 잘 맞는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할 매수, 분산 투자, 철저한 리서치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 주식 투자로 인한 심리적 요동을 줄여야 한다.”

주(株)니어로서 대학생주(株)린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주식 투자를 하는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은 것인지, 경제적 자유를 통해 미래의 시간을 얻고 싶은 건지 등 다양한 이유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대학생투자자들이 먼저 투자에 대한 목적을 분명히 잡고 그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년개미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목표이다. 그것이 지금 내가 자기계발, 재테크 등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