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하루에도 수십 번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누구보다 뿌듯함을 느끼는 안주영 (26)씨는 티웨이항공의 여성 항공정비사다. 어렸을 때부터 항공종사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안주영 항공정비사는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는 세상의 질문에 여자라서 오히려 더 좋은 점이 많다고 환하게 웃어 보인다.
PROFILE
안주영(26)
입사일 2017년 10월
학력 호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졸업
자격증 항공산업기사, 항공정비사면장
소속 티웨이항공 정비본부 운항정비팀 김포1반
현재 티웨이항공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나
“운항정비팀 김포1반에서 항공기운항정비를 맡고 있다. 정비사도 맡은 업무가 저마다 다른데, 항공기운항정비는 매 비행 전 실시하는 점검인 중간점검(TR CHK), 최종 비행을 마치고 그다음 비행 확인 전까지 항공기 출발 태세를 확인하는 비행 전·후 점검(PR·PO CHK), 고장 탐구(TROUBLE SHOOTING)등을 한다. 각 점검마다 수행하는 임무는 다르지만, 연료의 보급이나 엔진 오일의 점검, 항공기 내외의 청결, 세척, 탑재물의 하역, 액체 및 기체류의 보급, 결함교정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아버지께서 전투기 엔진 정비를 하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경험을 들으면서 항공종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비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항공정비학을 전공했고, 정비 관련 자격증 취득도 했다. 또 건강한 체력을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지만 꿈이 실현됐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여자 정비사는 아직 낯선 게 사실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과정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 남성에 비해서는 적지만, 그럼에도 많은 여성이 정비사로 일하고 있고 또 준비하고 계신다. 요즘에는 티웨이항공 같은 저비용항공사들이 많이 생기면서 정비사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여자라고 편견을 가지기보다 여성의 꼼꼼함이 외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항공사 중 꼭 티웨이항공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다면
“보통 항공사는 전통적이고, 군대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티웨이항공은 분위기가 좋기로 업계에서 유명한데 그런 점에 끌려서 지원하게 됐다.”
실제 입사해보니 기업 분위기는 어땠나
“분위기가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준다. 또 티웨이항공은 기본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라도 항공 전문가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서로 노하우도 알려주고 돕는 문화가 있다. 3년 차인 신입급의 사원이라도 해외 중정비나 주재정비, 확인정비 업무를 베테랑 정비사와 함께해, 이를 통해 직접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많다. 우리 부서의 경우 멘토, 멘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도입해서 개인의 실력 향상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가 더 유연한 것도 이 덕분이다. 이건 우리팀의 강점이라 꼽고 싶다. (웃음)”
입사하기 위해서 준비한 것들이 있다면
“정비 관련 자격증인 항공산업기사, 항공정비사면장을 취득했다.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는 게, 이 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건 대학 다닐 때 수업이나 실습 등을 통해서 항공정비에 흥미를 느낀 덕분이다. 상금이 많다고 해서 취업 포트폴리오 경진 대회 등 대회에도 자주 나갔는데, 상금도 상금이지만 이를 통해서 면접 준비가 자연스럽게 된 거 같다.”
입사과정은 어떤가
“서류전형,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으로 이뤄진다. 2차면접 합격자에 한해서 건강검진을 받게 되는데 정비사는 색약이 있으면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혹시하는 마음에 떨었던 기억도 난다.”
정비사는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스케줄에 따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출근해서 하루의 일과가 궁금하다.
“주간 근무의 경우에는 출근 후 먼저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그날의 스케줄을 만든다. 전날 야간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확인하고, 교대 비행기가 있으면 비행기 교대를 지원하면서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된다. 교대 비행기를 보낸 후에는 반장님의 브리핑을 듣는데 주의해야 할 사항을 꼼꼼히 알려주신다. 이후에는 하루 동안 같은 조로 움직일 선임, 동기, 후배와 주업무인 비행지원(TRCHK) 업무를 한다. 정비 작업 사항이 있으면 작업일지 등을 발행해 서류작업까지 마무리한다. 야간 근무는 저녁 8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낮에 휴식이 필수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사항이 메일로 미리 오니까 어떤 작업을 하게 될지 체크하고 준비할 수 있다. 그렇게 야간 작업을 끝내면 아침에 첫 비행기를 보내면서 근무가 마무리 된다. 가끔은 내가 정비한 비행기 잘 운항을 하고 있는지 마음을 졸이면서 잠들기도 한다.”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항공정비사는 서비스 직종은 아니지만, 일하면서 몸소 느낀 건 나도 탑승객에게 안전을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이다. 탑승객들이 웃으며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볼 때 그래서 더 기쁘다. 또 항공기가 무사히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도 보람을 느낀다. 항공기 매뉴얼을 연구하고 작업해서 고질적인 결함이 있던 비행기가 이상 없이 나갈 때는 뿌듯함이 두배다. 손이 새까맣게 변해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웃음)”
항공정비사에겐 어떤 자질이나 재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직업 특성상 바닥에 떨어진 작은 물체 하나라도 혹시나 항공기에서 빠진 것은 아닌지 신경을 써야 해서 꼼꼼하고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들이 일을 잘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항공기 매뉴얼이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어학능력이 좋다면 입사시에나 실제 근무할 때 플러스가 될 수 있다. 지금도 계속 항공정비 공부와 함께 어학공부도 이어나가는 이유다.”
어떤 사람에게 티웨이항공에 입사할 것을 추천하고 싶나
“기회가 많으면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고 한다. 그 책임을 노력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이 티웨이항공에 입사하셨으면 한다. 또 항공기가 해외에서도 출발을 하다 보니 해외 주재정비 근무도 많이 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항공정비전문가로 경험을 쌓기 원한다면 입사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여자 정비사를 꿈꾸는 분들이 많이 지원해서 함께 여성 항공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만의 합격팁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항공정비사면장이 꼭 필요하다. 관련 자격증 취득에 소홀하지 말 것.
* 면접에서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2차 면접 때 함께 면접장에 들어간 타 지원자들보다 공인어학점수가 낮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당황하지 않고 “이제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점수가 낮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꼭 실력을 입증하고 싶다”고 솔직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고 말했던 점이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