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이다예 대학생 기자] 2018년 대표 키워드였던 ‘워라밸’과 ‘소확행’에 이어, 올해는 ‘나나랜드’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나나랜드’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나랜드’는 최근 유행하는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아웃사이더)’와도 다르다. 인싸와 아싸는 무리에 잘 섞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로 구분된다. 결국 두 단어가 유행에 민감하며 대다수 사람들의 선택을 따르는 삶을 지향하는 것과는 달리, ‘나나랜드’는 유행이 어떠하든 또 타인의 시선이 어떠하든 자신만의 가치관과 기준을 보다 중시하며 살아간다. 이 때문에 마이사이더, ‘마싸’라는 말로도 불린다. 그렇다면 실제 ‘나나랜드’적 삶을 지향하는 청년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자신만의 ‘나나랜드’에서 살고 있다는 전소은(20) 씨를 만나봤다.
△자신만의 ‘나나랜드’에 살고 있다는 전소은 씨. (사진 제공=전소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스무살이 된 전소은이다.”
-‘나나랜드’적 삶을 살게 된 이유가 있나.
“‘인싸’와 ‘아싸’가 트렌드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마치 ‘인싸’는 사회성이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으로 느껴지는 반면, ‘아싸’는 이와는 반대로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에 자신이 ‘아싸’로 분류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거나, ‘인싸’가 부럽고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도 많다. 그래서 이 말들의 진정한 의미와 내가 존중해야 하는 가치와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본인이 생각하는 ‘나나랜드’란 무엇인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것. 물론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생각을 중시하고 이를 좇는 ‘나나랜드’가 이기적으로도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행동을 해나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시선에 얽매인다면 내 스스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기 힘들어지니까.”
-‘나나랜드’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친구들과 다른 선택을 하고, 그래서 특이하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쟤 정말 나나랜드에 살고 있구나’라는 말을 많이 한다.(웃음)
지금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가장 쉬운 예로 들 수 있다. 나는 특목고에 진학해 명문대에 입학했다. 주변의 부러움을 산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나 자신에게 도전하고, 투자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유학을 위해 혼자만의 힘으로 준비하고 있다. 각종 시험을 준비하거나 기숙사를 알아보는 것까지 하나하나 전부 쓰스로 해나갈 생각이다. 그래야만 더 절실한 마음이 들 테니까. 누군가는 어렵게 이룬 대학 진학을 포기한 나를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춘 길을 걷기보다 나 자신을 위한 한걸음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전소은 씨는 혼자 떠난 여행에서 자신이 정말 행복해야 겠다는 ‘나나랜드’의 삶을 결심했다. (사진제공=전소은)
-‘나나랜드’를 위해 본인에게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혼자 일본과 괌 여행을 다녀왔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현지에서 연극 배우, 교도소 경비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 여행을 통해서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됐고, 남을 도와주려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특히 일본에서 새로 알게 된 친구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주고 나의 행복을 바라줬다.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마음의 여유와 진정한 행복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나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중시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신이 ‘나나랜드’에 살아간다는 이유를 핑계로 타인들을 배려하지 않거나 이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만의 나나랜드를 추구하면서 타인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싸’가 될 뿐이다. 자신만의 삶을 살면서도 타인과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마싸’로서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른 무엇보다 나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삶을 추구하게 된 것이 ‘나나랜드’가 나에게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 자신을 믿고 많은 것에 도전하며 나 자신을 찾아가려고 한다. 부모님이 기대하는 삶,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 타인이 우러러 보는 삶이 아닌, 내 스스로가 만들어가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 하나하나 거치다 보면 언젠간 내가 정말 걸어가야 할 길이 펼쳐질 것이라 믿는다. 누군가에겐 뜬구름 잡는 듯 보이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질지 몰라도, 이 도전에서 비록 실패한다 해도 내가 직접 부딪쳐본 후에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
yena@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