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리의 다쓰자]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7.5.29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7.5.29



[캠퍼스 잡앤조이=이정준 아프리카TV 자소서 전문 BJ] 지난 주 강릉에 강의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도 초지일관 했던 말이 “스스로를 믿어라”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4년 내내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막상 학교란 울타리를 넘어서 여러 사람들과 경쟁을 하려고 나오면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이게 부족해 보인다’ ‘저게 부족해 보인다’ 맨날 입버릇처럼 말한다.


결핍은 결점이 아니다. 가능성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계는 불완전한 그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풍요롭다고 여기게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걷는 듯 천천히> 중-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며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아래 기사를 보자.


http://www.itworld.co.kr/print/72877


취준생들 역시 이런 생각을 갖고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학에 처음 들어간 학생의 목표가 취업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취업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학년 때부터 취업을 다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이 경험들은 자소서 문항들과 관련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연결점을 찾기 전에 취준생들은 스스로 갖고 있는 편견의 장막을 걷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문제를 보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그것이 회사/직무와 연결해 봤을 때 매칭이 안 된다고 스스로 단정 짓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 말이다. 사실 누구도 본인의 진짜 마음의 소리가 정답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냥 혼자 생각하고,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봤을 때 안 맞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평소 성격이 ‘만만디’인 친구가 있다. 그 성격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물려받기도 했고, 그 성격이 싫지 않아 계속 그런 성격에 맞춰 삶을 살아 왔다. 그런데 회사에 지원할 때, 그런 여유 있는 성격이 혁신과 열정을 도모하는 회사의 성향과 맞지 않다고 지레짐작한다. 그래서 내 안에는 열정과 혁신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고 자소서에 쓴다. 그 순간 그 자소서는 거짓을 말하는 글이 되어 버린다. 거짓을 글에 늘어놓으면 금세 티가 난다. 사람이 옷을 입을 때도 나랑 잘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옷태가 난다고 하지 않는가? 진실을 말하는 당신의 표정은 어느 누구보다 확신에 가득 차 있다.


‘나’라는 사람의 뿌리를 부정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다시, 열정/혁신으로 돌아가 보자. 열정/혁신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한 단계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다. 평소 여유 있는 성격이라도 어느 순간 열정이 끓어오를 때가 있다. 자소서에 쓸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이성을 보고 그 이성과 사귀기 위해서는 없던 의욕도 생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않는가?


진짜 나의 모습과 질문의 요지 사이에 접점을 찾는 것이 내가 추천하는 방식이다. 당신의 진실됨을 절대로 글 속에서 지우지 말라. 진심은 살리되 질문의 요지에 충분히 맞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의 뿌리를 절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듯이 나의 정신적 뿌리를 잊어버리면 서류, 인성 평가, 인성 면접, 인턴십 등 몇 달에 걸쳐 이어지는 회사의 채용 과정에서 나의 정체가 금세 탄로 나게 된다.



하리하리(이정준, kindoublej@gmail.com)


LG 서브원에 2년 10개월 재직 후 4월 중순 퇴사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 취업 이후 200여 명의 친구들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하리하리의 다쓰자’ 개인방송을 운영 중이다. 브런치,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기소개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