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한국IBM을 이끌고 있는 장화진 대표는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 강국이지만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할 만한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새로운 직업군 ‘뉴칼라(New Collar)’ 를 양성하는 직업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고등학교 3년, 전문대학 2년 과정을 통합한 P-TECH(고등전문대학, Pathways in Technology Early College High School)를 내년 개교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한국IBM은 뉴칼라 인재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월 21일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중?고등학생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뉴칼라 페스티벌’이 진행했다. 이 행사는 ▲1부 인공지능 로봇 만들기 ▲2부 디지털 씽킹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현장에서 장 대표를 만나 행사 취지와 뉴칼라 인재양성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IBM에서 ‘IBM 뉴칼라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블록체인(Block chain, 공공거래 장부,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 사이버 보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해요.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보자는 생각으로 뉴칼라 인재 양성 교육행사를 추진하게 됐어요.
‘뉴칼라(New Collar)’는 블루칼라(생산현장 노동자) 및 화이트칼라(사무직종사자)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뉴칼라는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IBM 회장 겸 대표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에요. 4차 산업혁명 시대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잘 아는 사람들이에요. 또한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갖춘 사람이죠. 즉 우리 교육방식으로 말하면 문?이과 감성을 골고루 지니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잘 협업해나가는 사람입니다.
이 직업군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업은 4차산업혁명시대 필요한 전문 역량을 갖춘 뉴칼라 인재를 원해요. 이들은 기업에 들어와서 바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뉴칼라와 같이 특정 기술을 배워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합니다.
뉴칼라라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새로운 산업혁명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직업들이 계속해서 생겨날 것입니다. 1990년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웹디자이너, 웹브라우저 개발자 등의 직업이 생겨난 것이 바로 뉴칼라의 예이죠.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인공지능 로봇만들기(Watson Maker)’와 ‘모바일 앱 기획하기(Design Thinking)’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중·고등학생들이 미니 종이로봇 TJ BOT을 만들어 인공지능 기술을 체험함으로써 흥미를 가지도록 했어요. 또한 디자인 씽킹 시간에는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사회문제를 풀고 이를 통해 협동심, 창의적인 사고, 문제해결 능력 등을 기를 수 있어요.
이 프로그램을 참여한 교사들은 교사용 플랫폼 TTS(Teachers TryScience, 이공계인재 육성 교사교육 전문프로그램)를 통해 교육받았다고 하던데 이것은 어떻게 개발됐나요. 또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IBM은 NYSCI(New York Hall of Science) 등 교육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이공계인재 육성 교사교육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교사들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도 프로그램을 만든 것을 바탕으로 했죠.
한국IBM은 서울교육대학교와 함께 TTS를 번역 및 재구성해 2014년부터 매년 초?중등 교사를 상대로 연수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250명의 교사들이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은 약 3000명에 달합니다.
IBM에서는 뉴칼라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인 P-TECH를 설립, 전 세계 107곳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국IBM도 이 모델을 도입해 국내 P-TECH를 보급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요.
내년 3월 국내 P-TECH 학교 개교를 목표로 준비중이에요. 우리는 고등학교 3년, 전문대학 2년을 합쳐 5년제로 이뤄질 예정이에요.
또한 국내 몇몇 기업 관계자들이 P-TECH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IBM의 P-TECH를 시작으로 다른 기업에서 설립하는 P-TECH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 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인공지능 기술,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어요. 이 분야와 관련된 사업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기술 향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죠. 한국IBM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내에 적극적으로 P-TECH 학교를 세워 뉴칼라 인력을 적극 충원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이미 국내에는 폴리텍과 고용노동부가 IBM P-TECH를 벤치마킹해 만든 ‘폴리텍 P-TECH'가 있는데요. 이것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요.
폴리텍 P-TECH와 IBM의 P-TECH은 교육 대상과 방식에 차이가 있어요. 폴리텍 P-TECH는 특성화고(산학일체형 도제학교)졸업생들이 기업체에서 일정기간 숙련기술을 형성한 뒤 한국폴리텍대학의 계약학과와 연계해 학업과 기능개발을 지속하는 고숙련일학습병행제입니다.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해당 분야의 심화 교육을 받는 것이죠.
한국IBM의 P-TECH 학교는 고등학교와 대학과정을 통합해 고등학교 때 배워야하는 기본 소양과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을 가르쳐 새로운 직업을 갖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국내에서 뉴칼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IBM과 교육부는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가요.
대학들이 지금에서야 인공지능 기술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 보니 공교육에서는 아직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정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교육부와 함께 새로운 개념의 P-TECH 학교를 빠르게 정착시키는 방안을 논의중이에요. 또한 입학기준, 선발과정, 5년제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교육부와 협의중입니다.
국내에 적합한 뉴칼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요.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주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교육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협업정신을 가르치려고 해요.
이번 페스티벌처럼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한 적이 있나요. 앞으로 뉴칼라 인재를 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요.
우리는 2011년 교육부와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012년부터 약 1300여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IBM 스마트 과학캠프’를 진행해왔어요. 이 행사는 올해 뉴칼라 페스티벌로 대체됐습니다. 또한 2016년부터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기 위해 ‘영메이커 프로그램’도 실시했죠. 이번에 진행된 뉴칼라 페스티벌은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내년 P-TECH 설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와 적극 협의해나갈 예정입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한국IB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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