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고객응대부터 총무담당까지…다양한 업무 맡고나니 경영 전반 공부하고 싶었죠”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총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선화(26세)씨는 후 진학을 통해 2017년 3월 한양대 산업융합학부에 합격했다. 김 씨는 회사생활 5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회사 사무 업무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대학에 지원했다.

“제가 하는 일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고 느낄 때 ‘후 진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학습의 필요성을 느껴 후 진학을 결심했어요. 지금은 다소 힘들고 버거워도 일과 학업을 즐겁게 병행하고 있어요”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김 씨를 만나 그의 후 진학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2년 2월 대전신일여자고등학교 졸업

2012년 4월 한국전력공사 전북지역본부 군산지사 고객지원부 입사

2017년 3월 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 응용시스템전공 입학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서 직장생활 7년 차에 접어든 김선화 씨는 한양대 산업융합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3월 재직자특별전형을 통해 한양대 산업융합학부에 입학했다.

김 씨는 대전신일여고를 졸업한 뒤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해 경력을 쌓았다. 그는 “선 취업 후 진학 제도를 알고 나서 자신이 관심 있는 일을 먼저 경험한 뒤 공부하고 싶을 때 관련 분야의 전공을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선 취업 후 진학’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제도는 특성화고를 다닌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 후 바로 취업해 현장 경험을 쌓은 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정부 정책이다. ‘재직자특별전형’, ‘계약학과’, ‘학점은행제’ 등의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담당 업무 3년마다 교체…사무분야 전반 경력 쌓은 뒤 이룬 ‘후 진학’

스무 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씨는 고객지원에서부터 회계?홍보?총무업무까지 다양한 사무분야를 경험했다. 한전 직원들은 회사 내부 시스템에 따라 3년마다 담당업무가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맡을 수 있다.

그는 “사무 분야 전반을 경험하고 나니 사무직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며 “처음에는 단순 업무를 했지만 점차 일과 연관된 지식을 파악하고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업무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후 진학을 통해 경영학 지식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 뒤 2016년 9월 경영학을 배울 수 있는 중앙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 지원했다. 중앙대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각각 30%, 70% 반영됐고 한양대는 자기소개서가 100% 반영됐다. 그는 한양대 산업융합학부에 당당히 합격해 후 진학에 성공했다.


직무 능력 향상 고려한 ‘응용시스템 전공’ 선택

김 씨가 합격한 한양대의 산업융합학부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 재직자들을 산업체 중견전문가로 양성시킨다. 이 학부는 응용시스템전공과 정보융합전공으로 나눠지며 ▲비즈니스 기본 소양 ▲데이터 및 컴퓨터 사이언스 ▲기술경영 및 디자인 ▲생산 및 정보시스템 분야에 대해 공부한다.

김 씨는 1학년 때 산업융합학부의 교육과정에 따라 1학기에는 응용시스템전공을 공부하고 2학기에는 정보융합전공을 공부했다. 그는 IT계열 직무와 관련이 많은 정보융합보다는 응용시스템이 자신의 직무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응용시스템전공은 구체적으로 ▲대학수학 ▲공학도를 위한 창의적 컴퓨팅 ▲응용시스템개론 ▲확률및통계 ▲기술경영개론 ▲공업경제학 ▲재무회계론 ▲생산운영관리 ▲품질경영 ▲서비스경영 ▲ERP실무 ▲응용시스템창의설계 ▲재고관리 등의 전공을 배운다.

그는 “응용시스템전공은 사무 경영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필요한 산업공학과 경영공학 지식을 습득 한다”며 “회사 업무와 관련된 기술경영과 작업관리 및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전공과목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한전에서 일하다보면 전기공장 의 기술 관련 사무분야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응용시스템전공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번 학기 시간표를 지난학기와 같이 월?화?목?토 4일로 짰다. 그는 “하루에 한 과목씩 수업을 듣고 복습시간을 충분히 가져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4일로 정했다”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면 일이 많아 학교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하지만 시간을 잘 조절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학년이 된 그는 1학년 때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학기 시간관리를 잘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등 더 알찬 대학생활을 할 계획이다.


[1618]“고객응대부터 총무담당까지…다양한 업무 맡고나니 경영 전반 공부하고 싶었죠”


선 취업 후 진학 성공의 밑거름…금융?회계분야 특화된 대전신일여고

김 씨는 금융?회계 분야의 특성화고인 대전신일여고를 졸업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소개로 ‘선 취업 후 진학’ 제도에 대해 알게 됐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이 제도를 자세히 안내하고 진로계획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 씨는 “후 진학 제도에 대해 듣고 나니 단순 취업만 목표로 삼지 않고 경력을 쌓은 뒤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됐다”며 “일찍 회사에 취직해 실무경험을 쌓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실무적인 측면에서 대졸 사원들보다 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공부한 대전신일여고는 금융과 회계분야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관련 분야의 채용시장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은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을 목표로 금융 자격증 공부 등 취업을 집중적으로 대비한다.

그는 “서류전형에 통과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을 반복했고 직무능력검사와 면접도 학교에서 준비했다”며 “졸업할 때까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지만 선생님과 선배들의 지원과 격려 속에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등학생 때 취업준비와 관련해 정장을 갖춰있고 임했던 ‘면접 준비’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면접 준비를 해야 할 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장을 입고 메이크업을 받아 면접을 연습했던 시간이 취업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일 하면서 후 진학 자극받아…“대졸 직원과의 업무 경쟁서 자신있다”

김 씨는 2012년 한전 전북지역본부 군산지사 고객지원부에 입사해 고객을 응대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가 상대한 고객은 전기 관련 공사 업체 담당자였고 계량기를 신청 받는 업무를 담당했다. 많은 직원들이 꺼려하는 일이었고 어린나이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 씨는 “고객들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의문을 갖거나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거칠게 대하는 분도 있다”며 “저보다 현장실무를 잘 아는 분들이다 보니 일을 쉽게 진행하기 위해 준비 서류를 내지 않는 등 저를 속이려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게 믿음을 주기위해 전기공급약관 등 업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열심히 알아봤고 관련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이후 지방 본부에서 사내이동 신청을 통해 소속을 서울 본부로 옮긴 김 씨는 대학에 들어갔다. 김 씨는 “입사 초기 맡았던 고객 서비스 업무가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어렵게 느껴졌던 근무 경험이 취업할 때 막연하게 생각햇던 후 진학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후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회사에서 근무 경력을 먼저 쌓고 후 진학을 통해 관련분야를 공부해보니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공부도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 근무 경력에서 대졸 사원들보다 더 앞서나간다고 생각하며 전공 공부를 통해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