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박주원 씨는 면접 때마다 늘 같은 질문을 받았다. ‘왜 전공과 다른 진로를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특수교육’이라는 전공을 포기했다는 것을 ‘사명감이 없다’로 해석하는 기업이 많았다. 그 때문인지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는 일이 이어졌지만 박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관심 분야인 광고 관련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준비했고, 결국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이노션의 ‘디지털 플래너’ 직군에 최종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PROFILE

입사일 : 2018년 1월 2일

학력 : 이화여대 특수교육과(2017년)

졸업 평점 : 3.4(4.3만점)

어학성적 : 토익 950점, 오픽 AL

공모전 수상 경력 : New York Festival(2017)-Digital 분야 Finalist 수상, 부산국제광고제(2016) 기업PR분야 Finalist 수상, Creativity International Awards(2017)-Silver 수상 등



박 씨는 이화여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학과 공부를 하며 자신의 적성이 교사와는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수업을 위한 교구, 콘텐츠 등을 만드는 작업이 훨씬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교내 문화 행사 기획 동아리에 가입해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접하며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흥미로웠다. 박 씨는 경영학을 부전공하며 마케팅 지식을 쌓았고, 다수의 공모전에 출품하며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준비했다.



[공채 합격 비밀노트] 이노션 박주원 씨 “‘취미/특기 기입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부산국제영화제, 뉴욕 페스티벌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입사에 어떻게 도움이 됐나.


“아주 큰 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16회 정도 수상 경력이 있다. 해외 광고제, 제품·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마케팅·프로모션 제안서 등 다양한 분야에 출품했다. 취업을 준비하며 살펴보니 특히 수상작 중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 많았다. 이런 것을 ‘디지털’과 연관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디지털 플래너 직무에 지원하며 관련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정리해 제출했다.”


-디지털과 관련된 공모전은 어떤 것들이 있나.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위해서는 1분당 100회 이상의 속도로 흉부 압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속도를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의 BGM을 바꿔주는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출품한 적이 있다. 호텔 내 수영장에서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때 적절한 박자로 진행할 수 있도록 호텔 내 BGM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아이디어다. 아이가 실종된 지역 근처에 아이와 유사한 생김새의 레고를 무료 배포하고 레고에 부착된 QR코드로 아이의 신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버스 하차 시 자주 사고를 당하는 노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도 있다.”


-자신만의 공모전 수상 노하우를 꼽는다면.


“해외 공모전에 주로 출품했다. 해외 공모전은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거나 주제가 있더라도 ‘빛’처럼 추상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접근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다. 팀원은 3~4명 정도를 추천한다. 2명이면 수다만 떨다 끝나는 경우가 많고 5명 이상으로 많아지면 안 하는 사람이 생긴다. 공모전 관련 아이디어는 생각날 때마다 SNS 메신저의 ‘나와의 채팅’에 저장해 두었다. 주로 사회 공헌 관련한 것을 떠올렸고, 해외 뉴스 등도 자주 살폈다. 기술을 접목한 아이디어를 낼 때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해외 공모전을 위해서는 해외 토픽 등을 보며 사건, 사고를 살피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사회 문제 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공채 합격 비밀노트] 이노션 박주원 씨 “‘취미/특기 기입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이노션 신입공채에 제출한 포트폴리오 일부


-이노션의 채용 과정은 어떻게 되나.


“서류전형 후 1차 전형에서 실무진 면접과 ‘인사이트’라는 필기 테스트를 진행한다. 실무진 면접을 먼저 보고 1주일 후 인사이트 테스트를 봤는데, 일정은 직무마다 달라진다고 알고 있다. 이후 합격자 발표 후 임원 면접을 진행한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어떻게 구성되나.


“지원동기, 조카에게 지원 직무 설명하기, 이노션의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란 등의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당 800자 분량으로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제목과 한줄 요약, 그리고 사례 2개 정도를 제시하고 마무리 글을 썼다. 사례는 공모전이나 학교 과제, 인턴 등의 경험을 기입했다. 특히 조카에게 지원 직무를 설명하라는 문항이 기억에 남는다. 전공이 교육 관련된 것이라, 답변을 쓰고 나니 마치 교육과정안을 작성한 것 같았다. 아마 삼촌이나 할아버지에 설명하는 문항이었다면 제대로 쓰지 못했을 텐데, 전공 지식을 활용해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해당 직무의 채용 공고를 보면 ‘영어/중국어 우대’사항이 있다. 영어 공부는 어떻게 했나.


“중학교 2학년 때 캐나다에서 11개월 어학연수를 했다. 그때는 기본 회화를 익힌 정도였는데, 대학 재학 중 다녀온 해외 탐방 대외활동과 미국 교육 봉사에서 실무 대화를 익힐 수 있었다. 해외 탐방 대외활동으로 영국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실무적 회화를 많이 연습할 수 있었다. 또한 미국 미네소타 교육 봉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영어 회화 실력이 늘었다.”


-실무진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면접관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진행된다. 작은 스터디룸 같은 공간에서 진행돼 더욱 긴장했다. 10월 초였는데도 면접장이 더워 땀까지 흘렀다. 3 대 3 면접이었고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공채 합격 비밀노트] 이노션 박주원 씨 “‘취미/특기 기입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면접 준비를 위한 디지털 사례 조사 자료 중 일부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나.


“디지털 플래너 직군은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지만 나는 제출했다. 나중에 들으니 해당 직군에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른 지원자에게는 자기소개서 위주로 질문했고 나는 포트폴리오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 특히 다른 지원자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하면, 그것에 대한 의견을 다시 나에게도 묻는 식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면접에서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정형화되지 않은 질문이 출제됐다. 옆에 앉은 지원자의 활동에 대해 묻다가 관련 답변에 대한 생각을 다시 나에게 묻는 등의 방식이다. 취미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묻는 것 같았다. 선배를 통해 이노션이 취미 관련한 질문을 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지원서 취미/특기란에 별 고민 없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아무거나 적었는데 실제 면접에서 ‘취미가 왜 이건 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당황한 선배는 ‘제가 뭐라고 적었나요’라고 다시 면접관에게 물어 진땀을 뺐다고 했다.

나는 특기는 캘리그래피와 프로그래밍, 취미는 영상 제작이라고 썼는데 면접관이 ‘잘 보이려는 취미 말고 진짜가 뭐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공모전으로 용돈 벌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냐’고 했더니 면접관들이 웃더라.”


-1차 전형 중 하나인 인사이트는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


“답이 없는 문제 6개를 제시하고 관련 답안을 600자 분량으로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컴퓨터로 작성하는데 오탈자는 자동으로 검사한다. 팟캐스트 기획하기, 그림을 보고 어떤 광고의 카피인지 생각하기, 대표적 역발상의 오류 제시하기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역발상의 오류 문제는 도브 광고를 사례로 들어 답안을 작성했다. 여성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것으로 알려진 도브가 최근 인종 차별 논란이 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것을 언급하고, 인종 차별에 관한 역발상의 고착화를 지적했다.”



[공채 합격 비밀노트] 이노션 박주원 씨 “‘취미/특기 기입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 해외탐방 대외활동의 이벤트로 영국 피카디리 서커스 거리 전광판에 나온 박주원 씨 사진


-인사이트 준비는 어떻게 했나.


“실무 면접이 끝난 뒤 1주일의 시간이 주어져 스터디에 참여했다. 시간이 빠듯해 실제 참여한 횟수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각자 다른 직무를 준비하고 있고, 관심사도 달라 더 폭 넓은 이슈를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임원면접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실무 면접보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더 긴장이 됐다. 약 40분간 면접이 진행됐고 가능한 답변을 할 때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면접 준비를 하며 해외 사례를 100여 개 이상 조사하고 공부한 것을 활용했다. 면접관이 쉽게 알만한 캠페인부터 루마니아 등 해외 곳곳의 작은 사례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해당 사례를 답변에 어울리게 제시하고 나의 의견을 덧붙였다.”


-이노션 입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광고 덕후’보다는 지원하는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의도적으로 잘 보이려는 답변이나 일부러 튀어 보이려는 것보다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좋을 점수를 받는 듯하다.”



나만의 합격 TIP


이노션에 특화된 답변을 하라

임원면접에서 이노션에 특화된 답변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질문 중 ‘10년 후 이노션의 모습과 그 안에서의 자신의 몫’에 대해 말하는 것이 있었다. 한 지원자의 답변에 면접관은 ‘어느 회사로 바꿔도 말이 되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도 면접 전 꼼꼼히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면접 중 한 지원자가 회사의 사업 분야에 대해 언급했는데, 면접관이 ‘우리 회사는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기사를 읽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