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종이빨대 논란에 업계는 ‘비상’
환경을 위해서는 일회용품 빨대 사용 자체를 줄여야

카페에 배치해놓은 종이 빨대(사진=이지윤 대학생 기자)
카페에 배치해놓은 종이 빨대(사진=이지윤 대학생 기자)
최근 종이 빨대를 두고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국내의 경우, 2018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를 선언하고 플라스틱 규제를 추진하면서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종이 빨대 사용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지난해 11월 철회한 상태다. 이유는 최근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환경부 용역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4일 밝힌 용역보고서에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종이 빨대에 사용되는 코팅액에 유해한 화학 오염물질이 포함되었다고 나와 있다.

이에 환경부는 이후 해외 연구 사례를 수집 및 취합한 것이며 국내생산과는 무관하다고 견해를 밝혔으나 종이 빨대를 생산하는 생산자를 비롯해 이용자들 역시 엇갈리는 규제 정책에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종이 빨대업체 누리다온의 한지만 대표는 이 같은 환경부의 발표에 대해 “이러한 발표가 예고도 없이 나오는 상황이니 사업자들이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에 따라 시설증설과 인원보충을 한 상황에 종이 빨대는 여전히 재고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어 한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종이 빨대는 식품첨가물로 인정되는 식용접착제를 사용하고, 식약처에서 허가를 못 받으면 판매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플라스틱코팅을 하지 않고, 우리 업체는 무코팅을 사용하는데 해외사례를 가지고 유해하다고 발표하는 게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종이 빨대 생산 업체뿐만 아니라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ㄱ씨는 “얼마 전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해롭다는 뉴스를 봤는데, 환경을 위해 종이 빨대로 바꾼다고 한 것 아니냐”면서 “이후 국내생산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에게도 혼란을 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매장에 종이 빨대를 배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역시 환경부의 일관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간혹 손님들이 종이 빨대 못 쓰는 것 아니냐고 물을 때가 있다”면서 “환경부의 정확한 공식 입장이 소비자와 업체, 그리고 빨대를 소비하고 있는 우리 같은 커피숍들의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종이 빨대, 사용해도 될까?
국내서 생산하는 종이 빨대는 수용성 코팅액을 사용하며 화학 오염물질이 들어있지 않다고 식품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상태다.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내용은 해외 연구 중 하나이며, 국내생산과 해외 생산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국내생산 종이 빨대와 해외 생산 종이 빨대는 성분과 제지 처리가 다르다. 기업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 빨대가 현실적으로 부피도 작고, 재활용이 되지 않고 소각이 되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떤 빨대를 쓰느냐가 아니라 안 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진정으로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이지윤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