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올해 취업 시장에는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변수가 찾아왔다. 그것이 긍정변수가 될지, 아닐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단 하나, 채용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 뿐. 하반기 면접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크했다.
서류전형과 인적성 시즌이 마무리 되고 이제 면접 시즌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으로 면접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면접 난이도가 심화됐다. 베러유(BETTER YOU) 취업컨설팅의 송진원 대표는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됨에 따라, 풍선효과로 그 외의 평가 전형이 더욱 난해해지고 난이도 또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면접 시간 길어지고, 문항수도 늘어날듯
면접관도 심화된 교육을 받으면서 기존보다 디테일한 질문을 더 많이 던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면접 시간도 길어지고, 문항수도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각 면접에 맞게 유형별로 보다 심도 있는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면접의 종류도 증가되는 추세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는 지원자를 보다 다각적으로 평가하려는 니즈가 커졌다. 기존의 실무진 역량면접, PT면접, 임원면접의 일반적 전형에 토론면접, 롤플레잉 면접, 인바스켓 면접(직무역량면접) 등이 추가되고 있다.
스피치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평가에 영향을 주던 지원자의 배경 정보나 스펙이 삭제되면서 오직 지원자의 ‘답변’만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눠지게 됐기 때문이다. 사투리를 사용하거나 말이 어눌하고 목소리가 작은 것이 혹여나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스피치 강의 및 학원을 찾는 학생도 늘고 있다.
하지만 면접은 ‘말 잘하는 사람’을 선발하는 자리가 아니다. 송 대표는 면접을 위해서는 “콘텐츠(유형별 면접연습, 과거경험, 포부 등 정리)와 채널(목소리, 제스처 등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두 가지를 준비해야한다”며 “스피치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은 맞으나 콘텐츠 없이 스피치만 준비하는 것은 올바른 준비법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무 역량 확인은 여전히 강세
기업에서 지원자의 직무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도입한 면접 중 하나가 역량구조화 면접이다. 행동사건면접(BEI,Behavior Event Interview)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NCS 도입 및 직무역량이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각 직무별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심화 질문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보통 개인의 과거경험을 토대로 면접관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는 면접자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묻고자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송 대표는 “지원자의 경험 자체가 면접주제가 되기 때문에 과거에 어떠한 직무 관련 경험을 했는지 사전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성면접으로 불리는 비구조화 면접에서는 ‘진실성’의 중요성이 증가될 것이란 예측이다. 최근 취업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광탈’을 자주 경험한 구직자들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있다. 이를 감추기 위해 구직자들은 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이나 잘하는 것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답변 속에서 면접관은 오히려 진솔하고 솔직한 지원자를 찾게 된다.
송 대표는 “말썽꾸러기 팀원을 다독여 성과를 달성한 팀장, 1등 정신으로 뛰어난 성과를 낸 슈퍼맨보다 팀장을 보좌해 성과달성에 기여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진 못해도 타인의 의견을 수용해 발전했다는 등의 ‘진실성’ 기반의 콘텐츠를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더불어 “이는 1분 자기소개 등을 비롯한 다양한 면접에서 솔직함을 바탕으로 면접에 임하는 태도를 보여, 오히려 면접관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직업윤리 질문 항목도 강화되는 추세다. 사회적 윤리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다양한 기업에서 지원자의 윤리성과 관련한 면접질문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손해를 감소하더라도 전체 이익, 공정한 경쟁 원리에 따라 정직하게 행동한 사례나 타인에게 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행동한 경험 등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특화된 인재 뽑는 이색 면접 인기
스펙보다는 업종이나 업무에 보다 특화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이색 전형도 늘고 있다. 카카오는 ‘2018 신입 개발자 공채’에서 코딩테스트를 강조한 채용 방식을 진행한다.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해 학력, 나이, 성별, 경력 등은 기재하지 않는 대신, 온라인 2회·오프라인 1회 등 총 3회의 코딩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합격자에 한해 1, 2차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다.
티몬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채용프로세스 ‘써드아이’ 면접을 적용한다. 직책과 직급에 상관없이 재직 중인 직원으로 면접관을 구성해, 지원자와 일대일로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체험형 면접 전형인 ‘필 더 토스트(Feel the Toast)’를 진행 중이다. 하루 동안 회사를 체험하는 전형으로, 회사에서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고 멘토에게 결과물에 대한 리뷰도 받을 수 있다. 오후에는 사옥 투어를 하고 조직장과의 면접도 진행한다.
샘표는 요리면접과 젓가락 면접 등 이색 전형을 시행 중이다. 요리면접은 4~5명이 한 팀을 이뤄 요리하는 과정을 심사하는 방식이다. 지원자의 인성이나 창의력, 팀워크,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젓가락 면접에서는 젓가락 사용법을 평가하고 젓가락 문화에 대해 견해를 묻는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면접’을 실시한다. 지원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새로운 도시락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도움말 베러유(BETTER YOU) 취업컨설팅 송진원 노무사/취업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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