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기업의 홍보 영상이나 광고, 포스터 등에 등장하는 모델. 단순히 예쁘고 잘생긴 외모만이 선발 기준이 아니다. 기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 혹은 바라는 인재상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1순위 조건이라고 하는데…. 채용 포스터, 홍보 이미지 등에 등장하는 모델의 모습을 통해 기업의 숨은 인재상을 찾았다.


캐주얼 입은 ‘현대차’ 핑크빛 셔츠 ‘포스코’…기업 홍보 모델 속 숨은 인재상은?



아시아나 ‘고양이상’ 대한항공 ‘강아지상’…항공사별 이미지


아시아나항공은 동양적이고 단아한 이미지의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이보영, 박주미 등 이목구비가 갸름하고 선한 눈매를 가진 여성 이미지를 선호한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연예인을 기용하는 편이라 ‘연예인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사내 모델 기용에 활발하다. 사내 모델의 외모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체형은 마른 편이나 얼굴이 동그랗고 눈이 큰 편인 ‘강아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대한항공 모델은 메이크업이나 메니큐어 등에서 컬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유니폼의 색과 비슷한 누드톤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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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남성 연예인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다. 매 시즌에 주력으로 취항하는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스타를 기용하는 편이다. 중국 노선 취항이 많았던 때는 송중기, 김수현 등의 배우를 모델로 발탁했다. 최근에는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으로 모델이 교체됐다. 일본 노선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비춰지는 부분이다. 김예진 커리어탑팀 부대표는 “제주항공 지원자의 경우, 광고모델을 유심히 살펴 그 해 제주항공이 집중할 노선을 예상해보는 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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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채용 공고에 염색한 헤어스타일의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염색머리가 허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자율적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스타항공의 모델은 화려한 외모의 서구적 미인형이 많다. 유니폼의 컬러가 붉은색으로 강렬하고 인상적이다보니, 유니폼에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또렷한 이목구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모델도 셔츠에 바지 입고 있는 현대차, 티셔츠 입고 염색한 이랜드 패션사업부


현대차의 채용 관련 이미지에는 외국인이 등장한다. 국내 직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회의를 하는 모습이 연출돼있다. 현대차가 글로벌적인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캐주얼 입은 ‘현대차’ 핑크빛 셔츠 ‘포스코’…기업 홍보 모델 속 숨은 인재상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국내 직원들은 모두 캐주얼 복장을 착용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재킷을 입지 않고, 넥타이도 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경우에도 캐주얼 셔츠를 입고 있다. 보통의 경우 여성들이 치마에 블라우스를 매치하거나 원피스 등을 입는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남성과 큰 차이없는 의상을 착용한 모습을 통해 남녀가 평등하게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여성 모델이 바지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예진 커리어탑팀 부대표는 “보통 자유로운 분위기나 여성들이 활발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치마보다 바지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진 속 이미지는 자유롭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현대차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공존함을 엿볼 수 있다.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에 노출된 이미지를 보면 여자 모델 중 한 명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다. 남성 모델의 헤어는 짧게 잘라 깔끔하게 정돈한 스타일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으나, 그 안에 여전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밸런스를 맞춰 존재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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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채용 모델 이미지는 금융권의 보수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삼성증권의 홍보모델은 전형적인 정장차림에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메인 모델 뒤로 보이는 4명의 남녀 모델도 깔끔한 정장을 착용하고 있다. 의상 컬러 역시 블랙&화이트로 통일했다. 튀는 행동이나 성향의 사람을 선호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하는 ‘FM스타일’ 인재를 선호하는 것 보여진다.




캐주얼 입은 ‘현대차’ 핑크빛 셔츠 ‘포스코’…기업 홍보 모델 속 숨은 인재상은?


포스코는 보수적인 분위기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채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홍보 모델의 이미지는 이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남자 모델이 핑크 컬러의 셔츠를 입고 있으며, 여성 모델도 붉은색 치마, 카디건을 입고 있다. 자유롭고 편안한 기업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 성향은 엿보인다. 남성 모델은 짧고 단정한 전형적인 ‘대기업 사원’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여성들의 헤어스타일도 유행을 타지 않는 단정한 스타일이다. 특히 다른 기업에 비해 의상이 주는 느낌이 ‘젊다’는 것이라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캐주얼 입은 ‘현대차’ 핑크빛 셔츠 ‘포스코’…기업 홍보 모델 속 숨은 인재상은?



이랜드그룹 패션사업부 채용 포스터는 다른 대기업 채용 모델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대기업의 홍보 모델 중 유일하게 염색한 헤어스타일이 등장했고, 셔츠를 입지 않은 남성도 있다. 패션업의 특성상 개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랜드가 기업 분위기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보수적이라 알려진 사내 분위기를 젊고 진취적인 신입 채용으로 바꿔보자는 내용이다. 이 같은 의도가 홍보 이미지에도 녹아난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진 커리어탑팀 부대표는 “같은 기업을 다니는 직원들은 대체로 비슷한 성향, 분위기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선호하는 이미지나 성향의 인재상이 있고, 그에 맞춰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면 해당 기업의 직원들이 어떤 분위기, 성향,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그에 맞춰 면접 등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도움말_김예진 커리어탑팀 부대표(www.careertopteam.com )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