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팀 출신 홍성남 과장
패션 관심 많아 백화점 입사
"선수시절 집중력이 큰 도움"

알파인스키 출신 정다운 사원
경영학 복수전공 후 취업
"어학·소통능력 등 필요"


올림픽 꿈 접고 '한화맨'으로 변신… 선수시절 배운 끈기가 취업문 열쇠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꿈을 접고 한화그룹에 입사한 홍성남 한화갤러리아 과장(왼쪽)과 정다운 한화무역 사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캠퍼스 잡앤조이=공태윤 기자] “운동선수 출신은 오랜 단체생활로 조직 적응력이 뛰어나고 목표가 정해지면 집중해서 달성하는 힘이 있어요.”

알파인스키 선수 출신으로 (주)한화에 입사한 정다운 씨가 말하는 운동선수 출신의 강점이다. 13년간 알파인스키 선수 생활과 국가대표 상비군 생활을 한 정씨는 잇단 부상으로 올림픽 대표의 꿈을 접었다. 함께 인터뷰에 나온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스포츠의류 바이어인 홍성남 과장도 “운동선수의 단체생활은 군대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고 거들었다. 홍 과장은 연세대 농구 선수로 활동하던 대학 3학년 때 생각지도 못한 발목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삶의 진로를 수정했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기업에 입사한 한화그룹 직원들을 만나 ‘입사 선배로서 후배 선수에게 주는 조언’을 들어봤다.

◆12년 알파인스키 선수 생활 접고

“한 번의 수술로는 안 됩니다.” 정씨는 대학 4학년 때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왼쪽무릎 파열로 석 달간 병원 생활을 해야 했다. 올림픽 출전 꿈도 접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결단은 스키 활강속도만큼 빨랐다. 고려대 체육교육학과에 다니던 정씨는 교생실습을 통해 가르치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선수 생활 때 체득한 집중력 때문인지 성적장학금만 두 차례 받았고 졸업할 때 학점도 우수(평점 3.9)했다.

하지만 취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서류전형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고, 서류전형을 간신히 통과하면 인·적성검사가 발목을 잡았다. 마침 한화그룹이 2013년부터 인·적성검사를 폐지했다. 주저 없이 문을 두드렸고,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1월 입사한 정씨는 현재 (주)한화 무역부문 화학소재사업팀에 근무 중이다. 그는 기업 입사를 고려하고 있는 후배 운동선수들에게 “회사에서는 끈기와 스트레스 내성을 가진 운동선수 출신을 선호한다”며 “다만 함께 경쟁하는 일반 대학생이 가진 어학, 소통능력, 문제 해결력 등의 역량은 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바이어가 ‘딱’ 맞는 직업


홍 과장의 중학교 1학년 때 키는 182㎝였다. 큰 키 덕분에 농구공과 친해졌다. 서울 삼선중, 경복고, 연세대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대학 1학년 때 발목 부상으로 벤치를 지켜야 했다. 재활치료로도 회복이 안 됐다. ‘날고 기는’ 훌륭한 선수도 부상 때문에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 3학년 때 농구부를 그만뒀다.


심리학과 학생이던 홍 과장은 “다행스러웠던 것은 심리학과 친구들과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졸업과 동시에 패션기업에 첫발을 디뎠다. 오렌지색 가죽재킷 등을 입을 정도로 패션 감각이 남다른 가족의 영향이 컸다. 입사한 기업에서 의류 생산, 디자인, 판매를 배웠다. 이후 경력을 쌓아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에 2010년 입사했다. 그는 “스포츠 바이어는 좋은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을 하다 보니 건너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며 “운동선수 경력의 인적 네트워크가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홍 과장은 “신입사원은 긍정성과 성실함이 모든 것”이라며 “운동선수는 여기에 집중력과 목표의식이 있어 훨씬 조직생활을 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