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칼럼]


에듀테크의 성장 없이 ‘제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



최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갈등’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는 21세기와 20세기 간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고 21세기적 내용과 형식을 원하지만 20세기의 낡은 틀이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부터 본격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21세기 사회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21세기 산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등의 기반 기술이 20세기적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인재와 그에 맞는 교육 혁신도 요구한다. 제1차 산업혁명과 제2차 산업혁명을 거쳐 일반화된 일방적 강의 중심의 ‘20세기 교육’은 산업 인력을 대량으로 육성하는 당시의 교육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글로벌 시민으로서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21세기 교육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최근 에듀테크(EduTech) 개념의 ‘21세기 교육’은 지능 정보 기반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개별화와 맞춤화는 물론 협력 학습을 통해 인성과 공동체의식까지 함양하는 것을 지향한다.


국내에는 공교육과 사교육이라는 갈등의 틀이 여전히 작동하지만, 글로벌 에듀테크의 동향을 보면 민간 기업도 얼마든지 학교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교육 혁신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듀테크 안에서 교사는 일방적인 강의자가 아닌 학습 생태계의 리더로서 학습을 촉진하고 개별 학생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또 학생들은 높은 만족감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목표를 성취해낸다. 교육 기업 역시 학교와 협력하는 주체로 바뀌고, 교육 당국이나 정부는 법·제도의 개선과 예산 운용 방식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조성한다.


교육 관련 공공 서비스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사고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교육 혁신이 진행되는 국가들은 이러한 사고가 전제돼 있다. 학생들에게 6년이나 9년의 표준적 의무교육을 강제하는 형식적 평등을 넘어 학생별 특성에 맞는 개별화와 맞춤화를 통해 실질적 평등을 추구한다.


교육 분야 지출은 OECD 국가 평균 지출의 약 8%를 차지한다. 산업화가 확대되면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교육산업이고 에듀테크다. 에듀테크는 불균등한 교육 기회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진출도 한결 수월케 한다.


많은 사람이 지능 정보 사회의 도래로 인해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까 걱정한다. 하지만 에듀테크 영역에서는 기술이 오히려 인간과 유기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1세기 직업 윤리는 직장인의 높은 사명감과 만족감 없이는 실행될 수 없다는 점에서 에듀테크는 훌륭한 21세기 직업을 표상한다.


2015~2016년은 에듀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미증유의 수준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지난 20년의 투자 금액보다 두 해의 투자 금액이 더 컸다. 이는 향후 에듀테크가 글로벌 대세 산업으로 확실하게 발돋움하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영국에서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약 2000개 생겼고,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직업윤리의 최상위 수준이다. 에듀테크는 새로운 산업적 시도를 하면서 높은 직업윤리까지 느끼게 해주는 첨단산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글 임재환 (주)유비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