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등산객 ‘하지정맥류’ 조심... 다리근육 부담, 증상 악화되기 쉬워


가을이 되면 하지정맥류를 몰랐거나 급작스럽게 악화된 하지정맥류에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철 하지정맥류가 더 쉽게 나타나거나 심해진다고 생각한다. 여름보다 한층 좋아진 날씨 탓에 운동 인구가 늘어나 하지정맥류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맞는 말이다. 가을철이면 등산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느새 한국의 국민운동이 된 등산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지만 하지정맥류에게는 그렇지 않다. 다리 근육을 오랜 시간 사용하는데다 하산 시 가파른 경사가 다리 혈관에 스트레스를 줘 정맥류와 같은 혈관 이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서울항맥외과의원 김현수 대표원장은 “하지정맥류 환자가 충분한 주의 없이 무리한 등산을 강행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미 약해져 있는 다리 혈관이 급증한 혈액량을 감당하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정맥류 환자는 가급적 등산을 지양하고, 꼭 필요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혹은 하지정맥류 초기라 증상에 대한 인지가 없는 상태에서 등산을 하게 되면 하지정맥류가 급작스럽게 악화되면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여름보다 가을이 하지정맥류 치료와 수술에 유리한 계절이라는 사실이다.


하지정맥류란 발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생겨 피가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머무르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질환을 말한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다리가 늘 피곤하고 무겁다는 느낌을 받게 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혈관이 굵어지면서 피부 겉으로 드러나 보이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다리 혈관의 이상 증세이므로 방치하지 말고 전문 외과를 찾아 제대로 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증상 초기에는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므로 가급적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지면 혈관레이저 수술 혹은 정맥 절제 수술이 요구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초기 치료법으로는 혈관경화요법이 대표적이다. 주사기로 경화제를 혈관에 투입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없애주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증상의 정도에 따라 3~4회 정도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출혈이나 흉터에 대한 우려가 없어 여성들도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수술적인 치료법으로는 혈관레이저 수술과 근본 정맥류 절제 수술이 있다. 혈관 레이저 수술은 굵은 정맥류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혈관에 가는 광섬유를 삽입,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방출해 문제 혈관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근본 정맥류 절제 수술은 정맥의 손상이 크고 굵은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 나온 경우에 시행한다. 1cm 미만의 작은 절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적고 후유증도 낮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치료 이후 어느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더운 여름보다는 가을철 선선한 날씨가 치료는 물론 치료 전후 관리에도 적절하다.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수술 시에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인데, 가을의 옷차림에는 티도 나지 않고 보온의 효과도 있어 착용이 용이하다.



조희태 기자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