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은 오히려 청년의 구직기회를 박탈하는 문제정책입니다. 볏짚 태우는 잠시 부르르 타다 꺼질 수 있는 제도일 뿐입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12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고용부-청년희망재단 공동

취성패 참여 청년 취업지원 협력 방안 브리핑’ 현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청년수당은 취?창업과 무관한 개인 활동을 인정해서 청년이 현금지원에만 안주하게 한다”라며 “정부나 기업의 청년채용 지원사업과도 연계하지 않아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정부가 운영하던 취업성공패키지를 보완해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면접 준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재단과 협업해 재단 측 펀드자금인 1400억 원을 활용하겠다는 것. 패키지 사업 참여 청년 중 2만4000여명에게 3개월 동안 1인당 60만원을 지원한다.


취업성공패키지의 취업알선에 참여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면접복장 대여, 사진 촬영 비용 등을 제공한다. 지역을 이동하는 청년에게는 일정 한도 내의 교통비와 숙박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아울러 이번 정책은 서울시의 청년수당과는 다르다고 못 박았다. 선심성 현금지원이 아닌 취?창업과 연계된 활동에 참여한다는 조건을 걸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은 8월 청년의 의견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 다음 달 중 본격 시행한다는 게 고용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취업성공패키지의 프로그램 자체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에게 진로 설정부터 실제 취업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원금도 제공한다. 하지만 상담원 대다수가 위탁기관 소속인데다 이들의 실적이 상담자 수로 매겨지다 보니, 실제 운영과정에서 ‘청년취업지원’이라는 기본 취지가 변질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 취업성공패키지가 제공하는 강의 수준이나 수업 환경, 취업 알선 일자리의 질 등도 계속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별다른 개선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특히 최근 기존 취업성공패키지 신청자 중 상당수가 서울시의 청년수당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청년을 위한 게 아닌 정부 사업 참여자를 늘리기 위한 임시방편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해봤다는 한 구직자는 “면접비 지원 등 새로운 정책은 박수칠 만하지만 그 전에 구직자들이 진심으로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