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으로 만들어진 이더블버그 상품들의 모습. 사진 = 이더블버그 제공
배가 출출해져서 과자봉지를 뜯었는데 쿠키 안에 벌레가 나왔다면 어떨까? 당장에 비명을 지르며 소비자원에 전화를 거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러 벌레를 넣어 만드는 과자가 있다. 식용곤충인 메뚜기, 쌍별귀뚜라미, 밀웜, 누에 등을 갈아 넣고, 생으로 넣기도 하여 만든 ‘이더블버그’. 캠퍼스잡앤조이의 인턴기자들이 먹어보았다.
왜 벌레인가, 이더블 버그란?
이더블버그 대표이사 류시두 씨는 2013년 유엔 농업식량기구의 보고서의 미래식량으로서 식용곤충에 관한 내용을 보고 과연 사람들이 벌레를 먹을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맛일지 궁금증이 들어 이더블 버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목표는 한번 정도 전 국민이 곤충을 먹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류씨는 “곤충을 식품으로 접한 경험이 적고 외형으로 인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먹어보고 생각이 바뀐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면서 보다 매장을 확보하고 제품을 개발해 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더블버그 대표이사 류시두 씨가 식용곤충에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식용곤충을 통해서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은 이제 먼 일이 아니다. 실제로 밀웜 약 500마리를 갈아 만든 쉐이크는 이미 식사대용으로도 가능한 정도다. 이더블 버그에서 식용 곤충으로 쓰이는 것은 메뚜기와 쌍별귀뚜라미, 밀웜, 누에로 총 4종이다. 보통 벌레를 더럽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곤충들은 모두 전문적인 농장에서 길러지고 있다.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환경과 먹이가 통제되는 곳에서 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연구가 시작되던 때에 이더블버그에 관심이 생겨서 안전성이나 맛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웠다. 끊임없이 콜트 메일을 보내며 준비하다보니 경험이 쌓였다. 지금은 세계에 300 여개의 식용 곤충 관련 회사가 생겨난 만큼 또 하나의 국제적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더블버그사에서 식용곤충회지라는 계간지를 발행해 곤충 식품의 매력을 알리는 중이다. 회지뿐만 아니라 레시피 등도 누구나 열람하고 사용 가능하게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더블버그 상품 중 하나인 '넛츠 앤 버그'의 모습.
인기 상품인 넛츠 앤 벅스 & 고소애 500 쉐이크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에 이더블버그를 찾아 매장은 연일 매진 행진이라 한다.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고소애 500 쉐이크’라고 한다. 밀웜 500마리를 갈아 만든 쉐이크 한잔으로 성인 여성의 일일 단백질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또한 곤충의 껍질이기도 한 키틴은 동물성 식이섬유로 작용한다. 단백질과 함께 야채를 통해서 얻는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대표이사 류씨는 ‘넛츠 앤 벅스’를 “소비자의 선입견에 도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밀웜을 보고 몸서리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먹어보면 생각이 바뀐다. 분말만 들어가 있는 제품을 먹어보고는 ‘일반 제품이나 다를 바 없네.’ 정도의 생각밖에 할 수 없지만, 이 제품은 선입견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 선입관에 가려져 있던 식용곤충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숙하지 않은 밀웜의 모습에 조금은 겁이 났지만 먹어보면 식감은 건새우, 맛은 양파링과 같은 익숙한 맛이 난다. 밀웜을 먹기가 두려운 것은 벌레가 맛이 없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이더블버그에 대한 막연한 생경함 때문이다. 평소 먹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한번 먹어보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인턴 기자들도 아이스크림에 곁들여 먹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더블버그 제품들의 모습. 다양한 종류가 시중에서 판매중이다.
이더블버그, 평점을 매겨본다면
대표이사 류씨는 “생선회도 누군가는 간장에만 찍어먹고, 누군가는 깻잎과 쌈장에 싸서 먹듯이 어떻게 먹는가는 식문화로서 존중하고 싶다. 하지만 곤충 식품에 대한 거부감과 생소함을 줄이는 데는 본연의 맛을 느껴보는 게 좋다”고 권했다.
이처럼 각자의 기호와 식문화에 따라서 평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간단한 5점 만점의 점수를 매겨보겠다. 사실 기자는 유원지에서 파는 번데기도 못 먹는다. 그 정도로 비위가 약한 사람의 평이라는 것을 참고하면 좋겠다.
이더블버그 상품 중 하나인 '밀웜 롤 쿠키'의 모습.
‘밀웜 롤 쿠키’와 ‘고소한 쿠키’의 경우는 밀웜을 가루 내어 만들어 곤충이 들어있는지 모르고 먹어볼 수 있다. 일반 기성 카페의 쿠키 맛이 나기에 딱히 흠잡을 데 없지만 특출나게 맛있지는 않으므로 평점은 4점이다.
‘스마일 초코 쿠키’ ‘몬스터 오트밀 쿠키’는 밀웜이 보기 좋게 전면에 드러나 있다. 거대한 쿠키의 사이즈에 비해 밀웜이 많아야 4마리 들어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론 갈아 만든 쿠키보다 보기 좋다고 생각하여 점수는 4.2점이다.
‘넛츠 앤 벅스’ 제품은 밀웜에 시즈닝을 뿌려 견과류와 같이 먹는 제품이다. 맥주 안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은 좋지만 비슷한 대용품이 많은데 굳이 이런 모양의 것을 먹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평점은 3점이다.
누에가 들어간 제품들도 있다. 밀웜과는 달리 대개 누에를 갈아 만든 것이라서 어금니에 벌레가 끼는 경험을 피할 수 있다. ‘누에 녹차 버터링 쿠키’와 ‘누에 비스코티’를 먹어보았는데 누에는 다른 이더블버그에 비해 텁텁한 느낌이다. 마실 것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역시 기성 제과 제품들처럼 익숙한 맛이 나지만 식음료 없이 단일하게 먹기엔 좋지 않아 평점은 2점이다.
글 유현우 인턴기자 tube@hankyung.com
영상도움 김민경, 최정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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