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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KT 등 주요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채용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하반기 역시 공통적인 키워드는 ▲직무중심 ▲이색채용 ▲인문학 강화 등으로 압축됐다. 특히 직무 중심 면접에 치중하는 경향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전형이 도입되면서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공기관·민간기업 막론 직무역량 평가형 채용에 올인… 직무 이해 없이는 지원 자체 불가

“정부로부터 NCS 전형 도입을 권고 받고는 있지만, 회사 내부의 채용 시스템과는 다소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거나 지원자의 직무전문성 및 역량을 평가한다는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채용 원칙은 (NCS 전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일부 기업들이 NCS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원칙적으로 직무역량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두투어는 NCS 기반 자소서를 도입하면서 ‘여행업과 관련된 직무준비도’ 평가장치를 마련, 허수 지원자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냈다. 보통 3500명 가량 몰렸던 지원자가 1500~1700 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KT 등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자기소개서 문항을 보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본인만의 강점 소개’, ‘지원자의 역량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등 공통적인 요소가 발견됐다. 이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직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작성하기 힘든 항목이다.


“스펙 평가는 NO” 스타오디션(KT)·바이킹챌린지(SK) 등 이색 채용 증가

지난해부터 탈(脫)스펙 채용이라는 기치를 내걸며 시작된 KT 그룹의 ‘스타오디션’, SK그룹의 ‘바이킹 챌린지’ 등 이색 채용 전형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 ‘에이스프로젝트(Ace Project)’는 ‘창조직무채용’이라는 새로운 채용 형태를 제시하기도 했다. 창조직무채용이란 지원자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업’으로 회사에 역제안을 하는 형태. 지원 방법 역시 지원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형식’으로 주어졌다.

‘역사 에세이’ 등 인문학 소양 강화 및 면접 방식의 진화

현대차그룹은 인성과 인문학 소양을 검증하기 위해 ‘역사에세이’를 채용에 도입했다. SK와 CJ 등의 기업도 인문학이 전형에 포함됐다.

또한 PT면접, 토론면접, 합숙면접 등 기존의 새롭다던 면접 유형들이 이제는 보편화 된 가운데 몇몇 기업은 자체 개발한 새 면접유형을 과감히 도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원자의 독창적 아이디어 평가를 위해 지원자와 면접관 사이에 토론을 붙이는 삼성의 ‘창의성면접’ 전형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최근 면접 평가 방식이 기업별로 세분화되는 이유는 ‘(지원자를) 좀 더 면밀히 검증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니즈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 중에는 면접 평가의 ‘근원적인 이유’보다는 ‘평가 방식’ 그 자체에만 함몰돼 불필요한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기업들이 인문학적 인재를 선호한다”라는 말만 듣고 인문학 공부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것은 지원자가 갖고 있는 인문학적 ‘지식의 양’이 아니라 다수의 정보가 난립하는 다변화 시대에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한 의견으로 표현해 낼 줄 아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하반기 취업준비 전략 “지원하는 회사 및 직무에 선택과 집중을 하라


취준생이라면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회사가 원하는 궁극적인 인재상은 ▲조직문화 및 업무에 쉽게 녹아들고 적응하여 회사를 이탈하지 않을 사람 ▲주어진 업무에서 성과를 창출해내는 사람 등 단 두 가지 뿐이라는 사실이다.

자기소개서 작성 역시 철저히 기업과 평가자(인사담당자)에 맞춰 이루어져야 한다. 자소서를 확인하는 담당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선정하고, 이후 면접관이 흥미를 갖고 질문을 할만한 내용을 담는 것이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 소속 최경호 강사는 “사실 100% 보장되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100% 합격하는 면접 응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도전하지 않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은 없으며, 지원자가 스스로에게 떳떳할 만큼 성실히 준비한다면 취업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닐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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