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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기능국가대표에서 창업자로 변신한 김종희, “기술을 통한 혁신 기업 만들겠다.”

김종희 제이디오 대표(사진)는 2004년 39회 전국기능대회 기계설계/CAD 직종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005년에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여 기계설계/CAD 직종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가장 확실한 자산은 자신이 지닌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쌓아온 기술로 평생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인이 되도록 후배 숙련기술인의 런닝메이트가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고 구글이나 애플처럼 직원이 즐거운, 행복한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29세(1987년생)의 나이로 고용노동부의 ‘2016년 스타기술인 홍보대사’로 당당히 선정, 대한민국 기술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종희 제이디오 대표의 얘기다. 일반인이라면 한창 취업준비에 바쁘거나 사회초년병으로 일을 배울 연배지만 김 대표의 스토리는 남다르다. 그는 19살이던 2005년 기계설계부문에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에 뽑혀 은메달을 땄고, 2014년에는 제이디오를 설립한 청년창업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친을 여의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술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던 김 대표를 만나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자신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기계설계분야를 집중 공부하고 훈련해 각종 대회에 입상했고, 현재까지 전공을 이어서 실무에서도 기계설계를 하고 있다. 10년 정도 쎄크, 에스피라이팅스에서 자동화장비 설계?제작으로 경험을 쌓은 후 끝에 현재는 ‘제이디오라는 회사를 운영 중이다.

어린 나이에 기능올림픽 국가대표로 뽑힌 비결이 있다면.

일단 ‘지방대회에서 입상하자’는 목표로 학교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했는데, 지방대회, 전국대회를 거쳐 국제대회까지 이어졌다. 주변 지도위원님들이나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결과였다.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붙이면서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었는데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내가 가진 기술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나라의 기술수준 자체가 세계에서 으뜸인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오늘날 스타기술인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계기)은 무엇이었나.

중학교 시절까지는 명확한 꿈도 없고 목표가 없었던 무기력했던 학생이었지만 이대론 안 되겠다는 근처 학교로 가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멀지만 좀 더 발전된 대구의 특성화고(경북기계공고)에 입학했다. 수업은 굉장히 재미있었고 쉽게 이해됐다. 특히 기초제도 시간에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처음 보는 복잡한 그림(도면)에 흥미를 느껴 제도만 훈련하는 기능생(특기생)에 지원했다. 기능생 선발 이후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항상 막차를 타며 열심히 훈련하면서 ‘국내에서 내 또래들 중에서는 최고가 돼보자’는 첫 목표가 생겼다. 이후 하나씩 목표를 이루며 차근차근 성장해 기능올림픽까지 나가게 됐다.


19세 기능국가대표에서 창업자로 변신한 김종희, “기술을 통한 혁신 기업 만들겠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제이디오를 설립했다. 청년기업가로 변신한 그는 최근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기계설계와 제조분야 숙련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 종사하며 보람되거나 성취감을 맛봤던 때는 언제인지.

선배들께 열심히 배우며 기계 설비를 직접 설계해 만들 기회가 다시 한 번 찾아왔는데 도면이 기계가 돼 시운전까지 성공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 분야의 기술 대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항상 배움을 갈구해야 할 것 같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무수히 많은 선배님들의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기술을 계속 습득하며 배워야 한다.

숙련기술인으로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

최근 글로벌 숙련기술 진흥원에서 학생들에게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기계설계와 제조분야 숙련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들에게 취업 진로와 자신의 목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여러 기술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많은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희미했던 자신의 꿈과 목표를 조금이라도 뚜렷하게 만들었을 때, 마치 저의 고민이 해결된 것 같이 큰 기쁨을 느낀다.


19세 기능국가대표에서 창업자로 변신한 김종희, “기술을 통한 혁신 기업 만들겠다.”


기술자이기도 하면서 창업가인데, 창업을 한 계기가 있다면.

첫 직장에 입사하면서 꿈을 가졌는데 ‘30대에는 한 회사의 사장이 되고 싶다’였다. 무언가 목표를 자주 생각하고, 상상하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계설계 분야만의 비전은.

설계는 창조고 창조는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0년이 지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몇 안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취업난 등으로 고달픈 요즘 청년들에게 친구로서 또는 동년배로서 한마디 한다면.

‘취업만이 길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다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직업을 스스로 만드는 ‘창직’이 앞으로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그리고 묵묵히 노력한다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무의미한 실패는 없기 때문에 항상 도전해야 하고, 우리는 아직 젊기 때문에 실패해도 충분히 일어설 수 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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