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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성적, 학점, 대외활동 등 천편일률적인 이력서 스펙 속에 차별화된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들이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에 직무능력 항목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이는 구직자의 창의력과 신념, 가치 등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지원하고 보자’는 생각을 가진 이들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20일 인크루트, 잡코리아, 사람인 등 주요 취업·채용포털 사이트 등에 따르면 기업의 자소서 항목이 구체화되고 있다.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가 하면 글자 분량을 제한해 핵심 내용을 작성하도록 하는 등 취준생들의 성장 스토리(과거)와 가능성(미래)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취업포털사이트 한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능력 중심 인재채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자소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만한 차별화 요소를 표현해 작성해야 한다.” 며 “문항의 출제의도를 파악해 작성해 나간다면 눈에 띄는 자소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된 올해 하반기 채용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를 위해 달라진 자소서를 선별해 소개한다.

<자소서 분석> 자소서에 직무능력 문항 추가하고 글자 수 줄인다.

LG전자의 자소서는 2013년까지 자소서 총 6문항을 각 1300자로 총 7800자를 작성해야 했다. 자소서 항목은 ▲자신이 가진 열정 ▲본인이 이룬 가장 큰 성취 ▲본인의 가장 큰 실패 경험 ▲본인의 역량 (지원 분야 관련 전문지식) ▲본인의 성격 (약·강점) ▲본인의 10년 후 계획 등 이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글자 수는 최대 2000자로 수정했으며 최소 700자까지도 가능하게 해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했다.


<자소서 분석> 자소서에 직무능력 문항 추가하고 글자 수 줄인다.


GS칼텍스의 자소서는 올해 상반기부터 질문을 5가지에서 3가지로 확 줄였다. 또한 2015년까지는 각 질문 마다 각각 1000자씩 작성해 총 5000자를 쓰도록 했지만, 모두 합쳐 1000자로 줄였다. 이 회사의 자소서 문항은 ▲지원한 이유(250자) ▲GS칼텍스가 지원자를 뽑아야 하는 이유(250자) ▲남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특별함(500자) 등으로 나뉜다.


<자소서 분석> 자소서에 직무능력 문항 추가하고 글자 수 줄인다.


신한은행의 자소서는 그 동안 취준생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총 글자 수 ‘1만자 이내’로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문예’, ‘신한수필’ ,‘신한에세이’ 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원고지로 따지면 1만자는 200자 원고지 50장의 분량이다. 이에 회사는 올해 자소서 분량을 3000자로 줄였다. 자소서는 4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지원동기, 입행 후 포부(성취하고 싶은 직무 포함), 수학내용(경력내용, 휴학기간 또는 졸업후의 공백 기간 중의 내용포함), 성장과정을 주제별로 구분해 자유롭게 기술하세요. (1500자)

▲본인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요소(신념, 신앙, 가족, 자유, 개인의 삶, 행복 등)

2가지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500자)

▲입사지원 시 고려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채용브랜드라고 한다면, 신한은행 채용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기술하고 채용브랜드 강화를 위한 당신의 멋진 아이디어를 제안해 보세요.(500자)

▲자신만의 남다름, 자랑거리 등 위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남겨주세요(필수기재 문항 아님, 500자)


<자소서 분석> 자소서에 직무능력 문항 추가하고 글자 수 줄인다.


미래에셋대우(구, KDB대우증권)의 자소서는 지난 2014년까지 각 문항에 필수 단어를 제시하는 형태였다. ▲전문성 ▲창의성 ▲리더십 ▲인성 ▲열정 등 각 단어가 가지고 있는 광범위한 의미를 바탕으로 단어와 연관되는 자신의 장점, 경험, 특징, 가치관 등을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이었다. 필수단어 당 1000자 이내로 총 50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평가자에게 ‘나’를 알리는 방식으로 수정됐다. 문항별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경험을 작성해야한다. ▲지원 동기·입사 후 목표와 계획 ▲희망직무와 본인의 강점 ▲헌신과 열정 또는 도전적 경험을 각각 800자 내외로 작성해야 한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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