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왼쪽부터 기업탐방에 함께한 온유진(남서울대), 유동욱(단국대), 박상욱(세종대), 김민경(숙명여대), 안수연(연세대) 대학생기자. 사진=서범세 기자.


화장품 업계에 관행화된 샘플 증정과 세일이 아닌 독창적인 마케팅활동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러쉬코리아를 대학생기자들이 찾았다.


러쉬의 모든 제품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유통기한 역시 일반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짧다. 그래서 러쉬는 과일, 야채 등의 화장품 재료를 각국에서 직접 구매해 제조하는 제품군이 많다.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이사는 “방부제 등 화학물질을 전혀 쓰지 않거나 최소량만 쓰는 브랜드 철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러쉬만의 원칙이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의 일상화…수익 10% 기부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러쉬는 전 세계적으로 수익의 10% 이상을 사회적 캠페인에 기부한다. 기부를 위한 제품을 따로 만들 정도로 캠페인에 애착이 있다.


러쉬의 캠페인은 크게 환경(Environment), 동물(Animals), 사람(People) 세 개의 테마로 나뉜다. 대표적인 국내 캠페인으로 ‘냄새나는 콘서트’와 ‘동물실험반대 엑스포’를 뽑을 수 있다.


냄새나는 콘서트는 2011년 최초로 개최한 복합문화 콘서트로 가수들의 공연뿐 아니라 러쉬의 제품과 가치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동물실험반대 엑스포는 러쉬 글로벌 캠페인 동물실험반대(Fighting Animal Testing)를 국내 소비자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2013년부터 열리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이뿐만 아니라 위안부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화(化)를 내다’, 탈북 청소년들의 재능 발굴을 지원하는 ‘두드림(Do Dream) 캠페인’ 등 국내 실정에 맞는 로컬행사도 진행한다.


우 대표는 “캠페인은 기업 이익을 고려한 활동이 아니다. 직원부터 진심으로 공감하고 직접 동참해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영어 닉네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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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코리아 사무실에 들어서면 파티션 없는 실내공간 눈에 들어온다. 수평적인 이 회사의 기업문화를 반영한 공간 배치다. 사무실 분위기 역시 글로벌 기업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풍겼다.


직원들의 복장 역시 용모단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러쉬코리아는 염색, 피어싱, 문신 등의 파격적 외모를 금지하지 않는다. 개성 강한 외모가 전형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거부하는 러쉬의 이념과 더 잘 맞는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독특한 기업문화 탓에 러쉬코리아는 처음부터 사람을 뽑을 때 이 브랜드와 잘 맞는 사람을 채용한다.


러쉬코리아는 직원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일 만큼 기업문화가 젊고 역동적이다. 호칭도 이름과 직급이 아닌 영어 닉네임을 사용한다. 이러한 문화는 자연스럽게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었다. 회의에서도 직급 상관없이 누구나가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낼 수 있고 의견 개진도 빠르게 이뤄진다.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러쉬코리아

설립 : 2002년 12월

대표이사 : 우미령

위치 : 서울 서초구 서운로 138 동아타워 6층

임직원 : 387명 (2016년 6월 기준)


주요 발자취

2002년 12월 러쉬코리아 첫 매장 오픈

2009년 10월 과대 포장 심각성 전파 ‘고 네이키드(Go Naked)’ 캠페인 전개

2011년 4월 탈북 청소년 재능 발굴 지원 ‘두드림(Do Dream)’ 캠페인 전개

2011년 4월 제 1회 냄새나는 콘서트 개최

2012년 3월 김포 러쉬코리아 제조 키친 오픈 (총 20종 제품을 국내 제조)

2012년 10월 러쉬 스파 국내 첫 론칭

2013년 8월 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보디 로션 ‘채러티 팟’ 국내 첫 론칭

2013년 9월 제 1회 동물실험반대 엑스포 개최

2015년 11월 러쉬코리아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 오픈

2016년 1월 러쉬코리아코리아 차별 없는 첫 공채 ‘러쉬 아워(Lush Hour)’ 진행

2016년 2월 새로운 멤버십 프로그램 ‘러쉬덕(德)찌’ 론칭

2016년 6월 기준, 전국 65개 매장 운영


INTERVIEW 김윤호 러쉬코리아 인사본부

“스펙보다 직무적합성과 인성을 중시”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러쉬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상은?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직원들을 해피피플이라고 부른다. 러쉬코리아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행복에 두고 있는 회사다. 러쉬의 이념인 ‘환경, 동물, 사람이 조화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에 공감하는 인재를 원한다.


채용은 어떻게 이뤄지나?

채용은 수시로 진행된다. 부서별 결원이 생기거나, 인원 충원이 발생하면 채용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공채를 진행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채용 시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직무적합성과 인성이다. 공채에서도 자격요건으로 '다재다능한 사람' '숫자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사람' '외국인과 영어로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의 주제를 내세워 채용을 진행했다. 토익이나 학벌, 스펙보다는 실제로 직무를 잘해낼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면접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면접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공채 때는 1차 면접에 각 부서 막내들이 참여했다. 2차 면접에서는 실무자들이 참여해 직무 능력을 평가했다. 러쉬코리아는 면접 시 필수적으로 러쉬의 세 가지 핵심 가치인 환경, 동물, 인권에 대한 가치관을 묻는다.


매장 직원은 뽑는 독특한 채용 방식이 있다.

바로 리크루팅 파티다. 영업이 끝난 매장에서 파티 형태로 채용을 진행한다. 리크루팅 파티에서 경영진은 새 가족이 되기를 희망하는 지원자에게 기업 철학과 브랜드 이념이 담긴 제품을 소개한다. 반대로 지원자들은 경영진에게 제품을 실제로 판매하는 시연을 벌인다. 이 과정을 평가해 채용을 진행한다.


복지가 궁금하다.

매달 일정 금액의 자기계발비가 지원된다. 교육비뿐 아니라 여가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운동, 음악, 요리, 꽃꽂이 등 취미생활 부분까지 지원한다. 기업문화팀인 러쉬피플팀이 올해 신설돼 직원들의 생일이나 경조사를 직접 챙기기도 한다. 미취학 자녀를 둔 직원들은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다. 임신한 직원들과 아이가 있는 아빠에게도 적용된다.


대학생기자 후기


[기업 탐방] 환경동물인권 3가지 테마 강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


안수연(연세대)

영국계 화장품 기업 러쉬는 여느 화장품 로드샵 보다도 친환경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다. 러쉬코리아 직원들은 은은한 향기가 나는 사무실에서 자사의 제품에서 따온 영어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며 일하고 있었다. 실무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인재상을 ‘행복한 탐험가’라고 밝힌 점도 인상 깊었다. 러쉬코리아에는 문서로 만들어 진 스펙보다 인간적 면모와 잠재력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었다. 고객과는 소통하려 하고, 자신이 하는 업무와 속해있는 회사에 자부심이 있는 러쉬코리아를 응원하게 된 경험이었다. 꿈을 꾸는 탐험가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넓게, 탄탄하게 마련되면 좋겠다.


유동욱(단국대)

‘친환경 화장품’ ‘동물 실험 반대’ ‘수평적인 조직문화’ ‘독특한 공채’ 평소 러쉬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이다. 이번에 방문한 러쉬코리아 본사에서도 역시나 매장 앞을 지나면 나는 향긋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곳에 들어선 순간 러쉬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상인 행복한 탐험가가 된 느낌이었다. 놀란 부분 중 하나는 올해 진행된 공채에서 파격적이게도 막내 사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는 부분이다. 기업탐방 내내 이 기업이 자유롭고, 다양성을 존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김민경(숙명여대)

러쉬코리아 사무실에 방문하자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직원들의 자유분방한 옷차림이었다. 유연한 기업 문화가 러쉬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환경적 기업이라는 모토에 맞게, 모델을 쓰기보다는 그에 어울리는 프로모션과 캠페인만을 신념 있게 진행하는 것 역시 인상 깊었다. 기업탐방을 통해 러쉬코리아에 대한 신뢰감이 더 생겼다.


박상욱(세종대)

선 잡힌 셔츠와 구두로 가득한 강남역 직장인의 발걸음은 빠르고 표정이 굳어있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러쉬코리아 직원들의 패션과 표정은 달랐다. 정장을 빼입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고, 노랑머리와 몸에 가득한 문신, 펑키한 옷차림까지 자유분방함 그 자체였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여기가 사무실인지 스튜디오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오렌지빛의 따뜻한 조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자 가지고 있는 영어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는 모습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행복한 사람이 좋은 비누를 만든다는 회사 이념을 느낄 수 있었다.


온유진(남서울대)

나에게 러쉬 매장은 특유의 향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곳이었다. 러쉬코리아를 방문하자 자유로운 분위기에 놀랐고 러쉬코리아만의 기업문화에 한 번 더 놀랐다. 한국 이름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이 사내 분위기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공채를 뽑으면서 학력과 스펙은 보지 않고 인성과 직무 능력을 보는 것도 놀라웠다.

다른 화장품 기업에 비해 많은 광고를 하지 않는 러쉬는 이 비용을 캠페인활동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과의 소통에 더 중요시하는 러쉬코리아를 기분 좋게 방문하고 왔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