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노래했던 가수 김그림이 뮤지컬 배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0년 Mnet ‘슈퍼스타 k2(이하 슈스케)’를 통해 누구보다 세간의 관심 속에서 데뷔한 김그림이 어느덧 데뷔 6년차 가수로서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뮤지컬이다. FA시장에서의 첫 활동이라 더 주목되는 그녀의 뮤지컬 이야기를 들어보자.



[1618] “슈스케 출신이요?  꼬리표라기보다 훈장으로 생각해요”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된 이후 첫 활동인데,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뮤지컬이 처음이라 부담이 크긴 하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라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작품이고 맡은 역할은 뭔가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라는 작품에서 주인공 포와 사랑에 빠지는 버지니아 역을 맡았어요. 7월 15일부터 합류할 예정입니다.



첫 뮤지컬이라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어때요?

당연히 부담되지만 제목처럼 주인공 ‘포’에 중심이 쏠려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웃음) 연습하기 전에는 뮤지컬 선배님들이 엄청 무섭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실제로는 너무 잘 챙겨주시고 연습 분위기도 좋아서 놀랐죠.



연기 수업은 받고 있나요?

(뮤지컬 선배들이) 연기 수업을 받는 걸 그리 원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배운 연기보다 스스로 표현하길 원하시는데 사실 그게 더 어렵죠.(웃음) 그나마 노래는 오래 해왔으니까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 있는데, 연기는 처음이라 전혀 감이 안 와요. 그래서 부담이죠.



첫 뮤지컬 치곤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버지니아 역을 어떻게 표현할 지 생각해봤나요? 버지니아 역에 장은아, 오진영 배우와 함께 트리플 캐스팅입니다. 원작을 보니 버지니아가 10대여서 어린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아직 어리지만 사랑하는 포를 위해 아픔을 감추면서도 남자를 감싸줄 수 있는 외유내강의 버지니아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극 중에서 결혼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결혼 계획은?

현재 결혼할 나이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3년 안에는 못할 것 같아요.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한 가정을 책임질 준비가 안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솔로 활동과 단체 생활인 뮤지컬과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솔로 가수는 공연 준비부터 뭐든지 혼자 해야 하니까 외로울 때가 많은데, 뮤지컬은 소속감도 들고 하나도 외롭지 않더라고요. 특히나 팀 막내로 들어가서 새 학년 신입생이 된 기분이죠.(웃음)



꿈이 가수였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죠. 혼자 기타를 치거나 밴드를 하면서 음악을 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직업을 찾아야 되지 않겠냐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죠. 주변에서도 음악은 취미로 하라는 얘길 듣고 좌절감에 빠져 있다가 슈스케 오디션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1618] “슈스케 출신이요?  꼬리표라기보다 훈장으로 생각해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가수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시선도 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로서 어떤가요?

주변에서도 슈스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해서 완전히 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디션을 통해 데뷔를 했으니 꼬리표라기보다 오히려 훈장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시 슈스케에 참가할 생각인가요?

음…. 다시 돌아간대도 오디션을 볼 것 같긴 해요.(웃음) 오디션 말고 가수가 되는 길이 있다면 그 길로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음악적 멘토가 있나요?

슈스케 때 인연이 돼 지금까지 음악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시는 윤종신 선배님입니다. 선배님께서 ‘니 생각(feat. 김그림, 신치림/2011)’이라는 노래를 제안해 주셔서 같이 작업을 하기도 했죠. 뮤지컬 시작할 때도 가수 발성과 무대 발성이 달라서 자칫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항상 감사해요.



만약 초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나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어요. 해리포터에서도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시계가 나오잖아요. 그 능력이 있으면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왕 시작한 뮤지컬의 끈을 놓지 않고 다음 작품까지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리고 가수로서도 오래토록 활동하고 싶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죠.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