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에 학점인정을 더한 현장실습,

학점도 따고 실무도 경험하는 ‘일거양득’인가

아니면 최저임금도 못 받는 ‘열정페이’인가

현장실습이란 학점 인정을 전제로 하는 정규 교과 과정으로, 대학에서 학습한 전공 지식을 기업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고 경험함으로써 실무 능력의 향상과 더불어 취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간단히 말해 ‘학점 인정이 되는 인턴십’이다.

기존의 인턴십이 학생이 직접 기업에 지원하거나 인맥 등으로 자리를 얻는 것이었다면, 현장실습의 경우, 학교가 실습기관(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기업 등 학생의 실무 교육 및 실습이 가능한 기관)과 협약을 맺은 뒤 진행하는 방식이다.



18일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삼성 대졸 신입 공채 시험인 GSAT를 마친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5.10.18
18일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삼성 대졸 신입 공채 시험인 GSAT를 마친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5.10.18


현장실습의 취지 및 전공 교육과정을 고려하여 정규학기를 기준으로, 4년제 이상 학교의 경우 4학기 이상, 3년제는 2학기 이상, 2년제는 1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즉, 졸업을 2년 남은 학생들이 대상이 된다. (4년제의 경우 3, 4학년이 지원할 수 있다.)

현장실습은 ‘일반현장실습(일반선택)’과 ‘전공현장실습(전공선택)’으로 나뉜다. 일반현장실습의 경우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볼 수 있고 교양 학점으로 인정되는 것에 비해, 전공현장실습은 특정 전공 학생들에게 한정되지만 대신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장학습은 ‘인턴십’에 속하기 때문에 실무 현장에서 실습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장점이다. 현재 서울시가 진행하는 현장실습 프로그램인 ‘서울시정 대학생 인턴십’에 근무 중인 A양은 "단순히 교육을 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서울시에서 발표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고, 현장실습 통해 아나운서 인턴십을 진행 중인 B양은 “아나운서의 경우 인턴이나 실무 경험을 쌓기 힘든데 이렇게 현직 아나운서들과 수업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이었다.

[현장학습의 장점]

1. 인턴을 하면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계절학기 동안 6주 동안 현장실습을 할 경우 2학점~3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사립대의 경우, 계절학기 등록금이 통상 학점 당 1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30만원을 아끼면서 부족한 학점을 채울 수 있다.

2. 학교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학교마다 그 금액과 지원기준이 상이하지만, 학교가 LINC 사업 대상일 경우 30~40만 원 선에서 학교지원금이 지원된다. 학교 지원금과 더불어 기업 지원금이 지원되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한 ‘서울시정 대학생 인턴십’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의 실습지원비를 받는다.

3. 외부 인턴십에 비해서 경쟁률이 낮다.

외부 인턴십과는 달리, 학교 내부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현장실습센터(현장실습지원센터)에 공고가 뜨기 때문에 언제 지원하는지, 어떤 분야를 모집하는지에 대한 관련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학습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C군의 경우, 이번 방학에 컴퓨터 관리 업체에서 현장실습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현재 학교 내부에서 전산망 관리를 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언론사 현장실습에 참여한 D양은 “아무리 지원금과 학점, 중식 제공이 된다고 해도 하루 8시간 근무로 환산하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며 교육을 빙자한 ‘열정페이’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장실습의 단점]

1. 현장실습 프로그램의 양과 질이 ‘학교’에 달렸다.

현장실습은 학교와 단체 간의 MOU(양해각서)를 맺어야 한다. 학교에 현장실습센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다양한 기업과 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라면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현장실습이 개설되지 않았을 수 있다.

2. 낙제점을 받을 경우, 복구할 수 없다.

현장실습은 ‘Pass or Fail(Non-pass)’로 점수를 준다. 대개 출석과 업무 시간만 준수한다면 무난히 Pass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업무가 자신에게 안 맞거나 의도치 않은 일들로 인해서 낙제점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학교의 일반 과목 같은 경우 ‘재수강’이 가능하지만 현장실습은 평생 안고 가야하기에 신중해야한다.

3. 최저 시급이 보장되지 않는다.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에 따르면 실습기관은 학생들의 실습수행이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습지원비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 근로’가 아니라면 ‘0원’을 지원해도 문제가 없어 대부분 학교의 지원금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현장실습의 활성화’를 위한 조항이라곤 하지만 실제 직원에 준하게 일하고 있지만 ‘근로’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또, 원칙상 ‘초과 근무’를 할 경우에는 거기에 준하는 별도의 실습지원비를 지급해야하지만 이것도 학생 입장에서 당당히 요구하기 힘들다.


현장실습, 일거양득인가 열정페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