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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 6급에 합격한 김공단(가명)씨는 “스스로 지방대 출신이라는 스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지방 사립대 경제학과에서 학점은 4.06점, 토익은 815점, 한국사 등 자격증은 없고, 금융공기업 청년인턴과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에서 최우우상을 받은 스펙 말고는 전혀 내세울 게 없다.”며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을 나온 다른 지원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스펙이라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었다.”고 회상했다.

작년 3월부터 취업을 준비해 온 김 씨는 건보에 입사하기까지 20곳 이상의 민간 기업에 지원했으며 공기업 역시 7~8군데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수차례 실패와 좌절 끝에 건보에 합격한 그는 자소서에 공을 들이라고 주문했다. 김 씨는 “6개월 정도 자소서 작성을 위해 단어 하나하나부터 남들과 다른 표현을 써보려고 노력했다.”며 “자소서에 자주 등장하는 진부한 명언들은 식상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 신념이 보이는 문장을 직접 따로 만들어 작성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많이 알려진 취업카페에서 나오는 자소서 작성 팁은 무용지물이었다.”며 “천편일률적인 표현을 쓰는 자소서는 차별화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과 생각이 담겨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두괄식 문장이 인사담당자들에게 읽기 편하고 눈에 띈다고 하지만, 3~4개의 질문 항목을 모두 다 두괄식 만으로만 작성하면 뻔한 자소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읽기 재미있도록 자소서를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했다.”고 답했다. 또 “소제목을 작성할 경우에는 제목에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단어를 적어 ‘이건 무슨 내용이지?’, 혹은 ‘궁금한데?’라는 느낌을 줄 수 있게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들이 채용 형태를 일반전형에서 NCS전형으로 전환하면서 직무 자소서가 다소 어려웠다고 말하는 그는 “지원자들이 대부분 자소서 문항에 있는 직무 설명서를 보고 작성하곤 한다.”며 “하지만 직무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은 지원한 사업장이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 알아보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김 씨는 “저 같은 경우 공단 사업장에 직접 찾아가 근무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사 선배들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질문을 했고, 직무에 대한 파악을 한 다음 그에 맞게 자소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말붙이기가 어려웠는데 모든 분들이 직무에 대해 설명을 잘 해주셔서 입사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지원하는 지역이 상시결원지역이라는 것도 덤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면접전형에서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다른 지원자가 말을 할 때는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을 보였으며,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면접관들과 ‘아이컨텍’을 하는 등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며 “질문에 답변을 할 때에는 적당한 제스처을 섞어 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면접장에 입장하기 전 자소서를 여러 차례 읽는 동시에 지원 기업에 대한 분석, 현재 이슈 등을 미리 파악하고 간 게 주효했다.”며 “재치 있는 답변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 씨가 받은 면접 질문은 ▲여러분들 오늘 면접 첫 조인데, 무슨 생각으로 왔느냐 ▲공동체 생활을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한가 ▲평소에 신뢰를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가 등 꼬리를 무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합격 수기는 정답이 아니라 참고용”이라며 “각자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보고 면접장에서는 자신만의 생각, 철학, 가치관, 신념 등을 설득력 있게 답변 한다면 꼭 ‘합격’에 성공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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