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핀테크 마케팅 경진 대회 ‘옐로마케톤’ 체험기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 강남 프리미어에서 열린 옐로마케톤 참가자 단체 기념사진 촬영 모습.


지난 6월 25일, 기자는 취재를 위해 신논현역 인근의 호텔을 찾았다. 이곳에서 ‘옐로마케톤’이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마케톤’은 마케팅과 마라톤의 합성어다. 소비자에게 생활 밀착형 웹·모바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옐로마켓플레이스가 국내 최초로 고안한 마케팅 전략 경진 대회다. 무박 2일, 20시간 동안 다양한 마케팅이 펼쳐졌던 현장을 소개한다.


쉴 틈 없이 진행된 강연들…참가자 모두 진지하게 경청


마케톤이 열리는 호텔 연회장에 도착하니 경력자 20명, 대학생 30명 총 50명의 참가자가 모여 있었다. 행사가 시작된 것은 오전 11시. 옐로마켓플레이스 관계자는 행사의 취지와 일정을 설명한 후 곧바로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다음 일정은 각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 시간이었다. 총 세 분야의 강연이 준비돼 있었는데, 디지털 마케팅, 취업, 핀테크 순으로 진행됐다. 강연은 옐로마케톤 페이스북 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중계돼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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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강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


실시간 라이브창에는 댓글을 등록할 수도 있어서 각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문을 남길 수 있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사회자가 질문을 취합해 전문가에게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과정 또한 중계하는 것을 보고 소통을 중시하는 ‘열린 행사’라는 느낌을 여실히 받았다.


각 강연 시간은 약 40분 정도였다. 쉬는 시간 없이 강연을 들었으니 2시간 동안 앉아만 있던 셈이다. 엉덩이가 아플 텐데도 참가자들은 졸거나 딴청부리는 기색 없이 내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전문가를 찾아가 미처 하지 못했던 질문을 던지고, 그래도 못내 아쉬웠는지 연락처를 주고받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오후 2시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케톤’이 진행됐다. 참가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옐로마켓플레이스가 서비스 중인 ‘브로콜리’와 ‘모픽’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


브로콜리는 사용자의 은행 계좌, 카드사별 사용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모픽은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 개인별 맞춤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금융 상품 비교 서비스다. 소비, 저축, 보험, 투자 상품의 공정한 비교를 위해 금융 상품의 실거래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과제를 받은 후 참가자들은 자신의 능력(마케팅 전략, 콘텐츠 기획, 데이터 분석, SNS 활용, 재테크 지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팀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기자도 덩달아 ‘학교 신문사 기자 활동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이 있고, SNS를 나름대로 활용했으며…’와 같은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 결과 기자를 포함한 6명(강승훈, 김윤, 백찬혁, 이신후, 이재경, 차형곤)이 모였고, ‘옐로 어벤저스’라는 팀이 꾸려졌다.


기자의 핀테크 마케팅 경진 대회 ‘옐로마케톤’ 체험기

핀테크 마케팅 해커톤‘옐로마케톤’ 참가자들이 팀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


기자의 팀은 ‘브로콜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매력적인 특징이 있어 소비자를 공략하는 힘이 셀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전략을 펼칠 서비스를 정하자 어떤 소비자를 주로 공략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겼다. 이때부터는 주최 기관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어떤 특징을 잡아내느냐에 따라 각 팀의 마케팅 전략이 달라졌다.


데이터 분석 결과, 옐로 어벤저스는 공략할 소비자층을 20대 사회 초년생으로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나갔다. 인터넷과 SNS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층에 맞춰 구글 GDN 광고, 브로콜리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유튜브 광고 제작 등이 그것이었다.


데이터를 세세히 분석하고 콘텐츠를 기획 및 직접 만들어 제출한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옐로 어벤저스는 1차 심사를 거쳐 ‘TOP 5팀’에 속하게 됐다. 2차 심사에서는 10분 발표를 통해 참가자와 심사위원 모두에게 마케팅 전략과 콘텐츠 기획 결과물을 똑똑히 각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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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협업 툴로 활용하는 옐로마케톤 아이디어 회의.


예비 마케터들, ‘브로콜리’, ‘모픽’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 수립


결과만을 먼저 말하자면, 기자가 속한 팀은 우승을 거머쥐진 못했다. 최종 우승은 ‘조르지마’ 팀이 차지했다. 브로콜리 서비스의 철저한 데이터 분석은 물론, 짧은 시간에 감성이 돋보이는 광고 영상까지 제작해 높은 평가를 얻었다.


이 팀이 제작한 동영상을 재생했을 때 ‘아…’ 하는 여운 깊은 탄식이 곳곳에서 터지기도 했다. 각 서비스를 가장 잘 이해한 팀에게 수여되는 ‘브로콜리상’과 ‘모픽상’은 ‘워송(War Song)’과 ‘핀스타그램’에게 돌아갔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팀원들의 표정은 어딘가 개운해 보였다. 리더였던 이재경(27, 건국대 경영) 씨는 “스타트업을 이끌며 고객 유입에 대해 고민하다 마케팅 전략까지 관심을 두게 됐다.


마케톤이 단기간에 마케팅에 대해 알 수 있을 행사로 생각돼 참가하게 됐는데, 참가하길 무척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강승훈(27, 인하대 경영) 씨도 “학교에서 배운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마케톤을 통해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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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속한 팀의 멤버들. 우리 팀은 ‘브로콜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가격 예측이 현장에서 무척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을 느꼈고, 앞으로도 경력자와 협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며 아쉬웠던 점으로는 팀원 모두 ‘행사 진행의 미숙함’을 꼽았다.


김윤(26, 인하대 신소재공학) 씨는 “선례가 없어서 그런지 진행에 있어 참가자에게까지 혼동을 주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열정 넘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줬다. 앞으로 네트워크 형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행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얘기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확인한 단체 채팅방에는 ‘도움이 못 되어서 미안했다’ ‘좋은 팀원 만나서 무박 2일 잘 견뎌낼 수 있었다’ 등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함께했던 동료들을 떠올리며 ‘또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케톤은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기자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 앞으로도 마케톤과 같이 실무를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


이신후(동덕여대 4) 대학생기자 sinoo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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