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들어가고 본다지만 대기업 입사지원에 지쳐 중소기업을 택한 구직자들의 41%가 근무 여건에 불만족을 느껴 결국 퇴사를 결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지원자들의 28%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으로의 합격 가능성을 높게 봤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0일부터 31일까지 이메일로 실시했으며 총 611명이 참여했다. 중소기업은 직원 수 300인 이하인 기업 기준이다.


응답자의 15%는 ‘상대적으로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13%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취업하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이어서 10%의 응답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취업해야 할 사정이 있어서(경제적인 어려움)’라고 답해 중소기업 취업을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할 경우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녹록하지 않다고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근무 환경, 복리후생 등의 근무 여건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전체 응답자의 42% 가량이 ‘지원했던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가요?’라는 질문에 퇴사했거나 퇴사를 생각 중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퇴사했다’ ‘퇴사를 고려 중이다’라는 응답은 각각 37%, 5%로 이미 퇴사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한편, 지원했던 중소기업에 아직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근무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23%의 응답자가 ‘1년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1년 이상 3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18%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1%가 중소기업을 다닌 기간은 3년도 채 안된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퇴사를 하는 것일까? 이유 중 ‘근무 여건과 연봉에 만족하지 못해 퇴사했다’는 응답자가 가장 높은 비중(41%)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근무 여건이 불만족스러워서(근무 시간, 회사 위치, 복리후생 등)’가 22%, ‘연봉이 너무 적거나 불만족스러워서’가 19%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의 지원율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29%의 응답자가 ‘중소기업의 연봉, 복리후생 부족’을 꼽았으며, 16%의 응답자는 ‘구직자의 대기업 선호현상(기회비용을 고려해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대기업만 찾는 것)’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기업윤리 부재’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고스펙이나 고학력 위주 채용’ ‘대기업의 절반의 임금과 복지, 대기업의 2배 이상의 업무량과 업무능력 요구’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또한, 중소기업이 좋은 인재 기용을 위해 어떤 점에서 노력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5%의 응답자가 ‘연봉, 복리후생, 근무 환경 개선’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각각 30%의 응답자가 연봉, 복리후생 개선, 25%의 응답자가 근무 환경 개선이라고 답하였다. 기타 답변으로는 ‘경영철학 및 기업윤리를 구축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 ‘대기업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채용 전형 없어야’ 등의 의견도 내비쳤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