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대기업에 입사한 박철현(29세) 씨는 대구에서 올라와 친척집에서 생활하다 최근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박 씨는 "부모님께서 주신 돈에 은행 대출까지 받아 1억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며 "회사와 근거리에 있으면서 교통이 편리한 곳을 알아보는데 찾기가 쉽지 않아서 경기권으로 알아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3㎡당 평균 1000만원 돌파한 가운데, 1억원 미만의 자금을 보유한 대학생·취준생 및 새내기 직장인 등 청년 층은 10평형 기준 서울소재 아파트 전세를 얻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각 포털사이트 부동산 정보에 따르면 서울시 각 구별 반전세, 부분임대, 재건축, 빌라 등을 제외한 아파트 전세 최저가는 ▲강남구 1억 3500만원(36㎡) ▲강동구 1억 3000만원(68㎡) ▲강북구 8500만원(32㎡) ▲강서구 1억원(46㎡)▲관악구 1억 1000만원(59㎡) ▲구로구 8000만원(24㎡) ▲금천구 1억원(59㎡) ▲노원구 9000만원(43㎡) ▲도봉구 9000만원(22㎡)▲동대문구 8000만원(27㎡) ▲마포구 2억원(98㎡)▲서대문구 9000만원(62㎡) ▲서초구 1억 8000만원(29㎡) ▲성동구 1억 5000만원(24㎡) ▲성북구 1억 4000만원(59㎡) ▲송파구 1억 1000만원(37㎡) ▲양천구 9000만원(57㎡) ▲영등포구 9500만원(22㎡) ▲용산구 1억 5000만원(69㎡) ▲은평구 1억 7000만원(73.94㎡) ▲종로구 1억 8000만원(82㎡) ▲중구 2억 500만원(49㎡) ▲중랑구 9000만원(47㎡) 등으로 집계됐다.
1억원 미만, 10평(33㎡) 이상을 만족하는 매물은 노원구, 서대문구, 양천구 뿐이다. 결국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뒤지는 주택가나 원룸, 다가구 등으로 밀려나게 되는 셈이다. 또 ‘전세 대란’으로 불릴 만큼 매물이 귀하다 보니 울며겨자먹기로 소득 또는 지출의 상당부분을 주거로 인한 월세로 소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원룸 시세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가가 밀집한 서대문구의 경우 25㎡ 원룸 전세 가격이 5000만원이었다. 또 성동구는 16㎡ 크기의 원룸 전세가 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로가 있는 혜화동은 34㎡ 크기 전세가 7000만원이었고 명륜동은 30㎡가 9000만원이었다.
대학가에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 몰리자 최근에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서울시내 외곽으로 이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최 모씨(28세)는 “학교 근처에 살다가 전세 값이 오르고 그것마저도 월세로 전환해달라는 집주인의 성화에 아예 근처에 대학이 없는 먼 곳으로 옮겼다.”며 “지역을 옮기자 방도 넓어지고 여윳돈도 1000만원 이상 생겨 중고차를 구입해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내 아파트 전세 최고가를 기록한 곳은 강남구의 상지리츠빌카일룸 2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담동에 위치한 최고급 빌라인 이 아파트의 경우 면적도 무려 618㎡인 것으로 표시됐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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