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영화 ‘미스터 노바디’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한다. ‘오늘 점심에는 뭘 먹지?’ ‘오늘은 뭘 입을까?’하는 작은 결정도 쉽사리 내리지 못할 때도 있다. 그 이유는 한번 선택을 하면 되돌릴 수 없고, 그 선택이 불러오는 변화가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우리의 삶을 모조리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항상 ‘옳은 선택’만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삶에서 ‘옳은 선택’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영화 미스터 노바디는 이 질문에 옳은 선택은 없다고 답한다.


미스터 노바디(Mr. Nobody, 2009)는 태어나기 전 천사의 실수로 과거와 미래를 모두 기억하게 된 주인공 니모 노바디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니모는 ‘으깬 감자와 소스는 다시 분리할 수 없다’라는 생각과 함께 어렸을 적부터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는다. 9살이 된 니모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큰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선택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영화 ‘미스터 노바디’


니모는 엄마와 아빠, 둘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래를 떠올리며 옳은 선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리하여 선택에 따른 니모의 총 9가지의 삶이 스크린에 비친다. 수영장 관리인의 삶, 다큐멘터리 진행자, 성공한 사업자의 삶. 니모는 미래를 떠올리지만 9가지의 삶이 모두 평탄치만은 않다. 결국 니모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제3의 선택을 하면서 어느 선택이 옳은 선택인가는 미지로 남은 채 이야기는 끝이 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니모에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무의미한 개념이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모든 삶을 간접적으로 살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니모조차 어느 선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못한다. 이유는 세상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의 선택이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도 있어!’라는 생각은 지극히 유아적인 사고방식이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후회라는 감정을 ‘우리가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했다고 믿는 어떤 행위에 대한 관념을 수반하는 슬픔’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어떠한 선택이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을 때 후회하며 그릇된 선택을 한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백퍼센트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영화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선택의 중요성이 보다는 선택의 무의미함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옳은 선택을 위해 머리를 쥐어짤 필요도 없고, 선택을 후회할 필요도 없다. 그저 현재의 삶에서 행복을 찾고 즐기면 그만인 것이다. ‘옳은 선택은 없다, 모든 선택이 옳은 것이다’는 이 영화가 주는 최고의 명언이 아닐까 싶다.


이솔(신한대) 대학생기자 sol_2bb@naver.com


선택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영화 ‘미스터 노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