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도 당당히 커밍아웃”…2016 퀴어축제, 러쉬(LUSH) ‘핑크이력서’ 받아

성 소수자의 채용을 장려하는 ‘핑크이력서’ 프로젝트를 기획한 러쉬코리아 마케팅본부 김슬기 대리. 사진=이진호 기자


6월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7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퀴어문화축제는 성 소수자들의 자긍심과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펼쳐지는 문화행사로 2000년 처음 시작됐다. 단지 소수이고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는 성 소수자를 위한 축제다.


러쉬코리아는 2012년부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성 소수자를 응원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올해 현장에서는 특별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성 소수자의 채용을 장려하는 ‘핑크이력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러쉬코리아 마케팅본부 김슬기 대리를 만났다.


핑크이력서 소개 부탁한다.


러쉬코리아 기업문화를 반영한 채용 프로젝트다. 성 소수자를 포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 소수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누구나 차별 없이 러쉬코리아 매장 직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력서는 간단하다. 닉네임과 함께, 축제 현장을 즐기는 사진을 부착하면 된다. 접수된 이력서는 추후 리크루팅 파티를 통해 채용까지 이뤄진다. 리크루팅 파티는 말 그대로 매장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채용도 당당히 커밍아웃”…2016 퀴어축제, 러쉬(LUSH) ‘핑크이력서’ 받아

핑크이력서는 닉네임과 함께, 축제 현장을 즐기는 사진을 부착하면 된다. 사진=이진호 기자


핑크이력서 아이디어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올해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이 ‘QUEER I AM : 우리 존재 파이팅!’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현장에서 성 소수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성 소수자가 어려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취업이다. 이들에 대한 직장 내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핑크이력서를 통해 러쉬코리아처럼 성 소수자를 포용하는 기업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핑크가 무지개색과 함께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색이라 핑크이력서라고 칭했다.



퀴어문화축제에서 러쉬코리아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나?


러쉬코리아는 기업 최초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현장에는 러쉬코리아 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다. 직원들은 ‘나는 태어날 때부터 남자가 좋았다’ ‘성격파탄’ 등 개성 담긴 문구 티셔츠를 입고 행사에 참여한다.

러쉬코리아는 현장에서 핑크이력서 외에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러쉬의 멤버쉽 뱃지 ‘차별없찌’를 증정한다. 판매수익금을 동물, 환경, 인권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제품 판매도 이뤄진다.


“채용도 당당히 커밍아웃”…2016 퀴어축제, 러쉬(LUSH) ‘핑크이력서’ 받아

2015년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러쉬코리아 임직원 모습. 사진=러쉬코리아


러쉬코리아 매장에는 성 소수자가 근무하고 있나?


러쉬코리아에서는 성 소수자가 근무하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직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성 소수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는 임직원이 참여한 성 소수자 응원 메시지도 공개됐다. 성 소수자들이 숨지 말고 당당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었다.


성 소수자들이 차별받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데.


인권 의식이 높아지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약자다.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아웃팅’도 많다. 성 정체성이 밝혀져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타 지역으로 발령받는 사례도 있다. 비단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범죄자로 인식하는 나라가 75개국에 이른다. 이 중에서 13개 국가는 목숨까지도 위협한다.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캠페인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오고 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