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지난 5월 25일, 마사회는 말 관련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며 ‘말산업 취업지원센터’를 개장했다.

국내 말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종합상담기능 및 취업 허브기능을 담당할 것이며 말산업 분야에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 인력으로 팀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사회가 자랑한 말산업 취업지원센터가 개장한지 1주일,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취업지원센터를 찾아갔다.


직원들도 모르는 취업지원센터, 어디 숨어있니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 2번 출구로 나오니 렛츠런파크(경마공원) 입구가 바로 보였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분 정도 쉬엄쉬엄 걸으니 중문입구에 도착했다. 입구 옆에는 렛츠런파크 안내판이 설치돼있었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취업지원센터는 어디 있는 거죠?


‘취업지원센터는 어디 있나?’ 안내판을 한참 동안 들여다봤지만 ‘취업지원센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116만㎡ 면적의 렛츠런파크를 다 돌아볼 수도 없는 상황. 매표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다가가 취업지원센터의 위치를 물었다. 하지만 그는 취업지원센터의 위치는커녕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 고민하다가 마사회 대표번호로 연락해 취업지원센터의 위치를 확인하기로 했다.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서울 렛츠런파크에 있는 취업지원센터 위치를 알 수 있을까요?”

“취업..이요? 아르바이트 구하려고 하시나요?”

“아니요. 취업지원센터요.”

“글쎄요….”

“얼마 전에 취업지원센터가 생겼다는 기사를 봤어요.”

“잠시만요. 확인해보겠습니다. (잠시 후)고객님, 취업지원센터는 승마훈련원 2층에 있습니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안내판 하나 없이 찾아가려니 힘들다


스마트폰 지도를 켜고 승마훈련원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이동하는 동안 안내를 담당하는 렛츠런파크 직원들을 여럿 만났으나, 단 한 명도 ‘취업지원센터’의 위치를 알고 있지 않았다. 길 곳곳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 어디에서도 ‘취업지원센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길을 묻고 또 묻고, 헤매던 끝에 드디어 취업지원센터 건물 앞에 도착했다. 경마공원역에서 내려 40분을 헤맨 끝에 겨우 도착한 것이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40분만에 취업지원센터 도착! 이렇게 반가울수가!


건물 안에 들어서니 훈련 중인 말들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잠시 목적(?)을 잊고 훈련장을 달리는 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들떠있었다. ‘아참, 취업지원센터를 찾아야지.’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았지만 취업지원센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분명 2층이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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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지원센터가 어디 있다는 거죠?


한참 서성이다가 ‘설마’하는 생각으로 다가간 벽면의 작은 문. 그렇게 찾아 헤매던 ‘취업지원센터’가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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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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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다!


텅 빈 사무실, 담당자는 휴가 중? 어디에도 공지 없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10여명의 사람들이 근무 중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스포츠단’, ‘생산육성팀’, ‘말산업박람회’ 팀. 사무실 한 편에 따로 마련된 취업지원센터는 텅 비어있었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사무실 한 쪽에 마련된 취업지원센터


취업지원센터 안에는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상담실’이라는 이름의 상담실이 2개 마련돼 있었지만 사람은 없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몇몇 박스들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무엇이 이루어질까


1시간 만에 찾아온 취업지원센터가 텅 비어있다니! 망연자실해 물을 한 컵 들이켜고, 옆 부서 직원에게 다가가 “취업지원센터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직원은 “오늘 그 팀의 직원분이 안계신다”며 당황하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본관의 말산업기획팀을 찾아가라”고 말했다.


마사회 취업지원센터, 개장 후 1주일...위치 찾는데만 40분, 사무실은 텅 비어있어

△상담실 내부 모습

다시 왔던 길을 걸어 나가 마사회 본관 건물로 갔다. 그곳에서 만난 말산업기획팀 담당자는 “원래 취업지원센터에 전문 직업상담사와 센터장 등 2명의 직원이 상주하는데, 오늘은 마침 휴가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취업지원센터에 누군가 찾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앞으로는 사전 상담제를 마련하거나 상담 시간을 공지하는 등의 시스템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취업지원센터에 학생들이 찾아오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취업 상담이나 인턴 등록을 할 수 있다. 인턴으로 등록하면 국내 민간 승마장 중 인력이 필요한 곳과 매칭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 번도 학생들이 찾아온 적은 없다”, “지난 5월 25일에 오픈해서” 등의 말로 현재 미흡한 시스템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현재는 상담시간이나 형태에 대해 공지된 것이 없지만 다음 주 정도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약도나 상담 안내를 할 것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