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 시험에 웬 NCS? 취준생 부담 늘리는 또 다른 스펙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과 고용노동부가 국가기술자격증인 미용사 시험에 NCS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도가 정비되기 전에 시행부터 서둘러 논란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인력공단은 5월 16일 인천 로얄호텔에서 ‘2016년도 NCS 기반 과정 평가형 자격 외부평가 파일럿테스트(미용사 일반)’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기존 검증형 평가로 자격을 주던 미용사 국가기술자격증 과정을 강화해 자격증 취득 후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무리없이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마련됐다. 파일럿테스트에서 나온 개선 사항을 실제 시험에 반영해 실효성 있는 검증 효과를 거둔다는 취지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NCS 기반 미용사 시험은 기존 검정시험에 비해 ▲두피·모발관리 ▲샴푸 등의 실습 단계가 추가되고,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구두 면접을 따로 진행한다. 필기시험 역시 기존 객관식 문항에 주관식, 서술형 등이 더해졌다.

-관계자들, '미용사 시험 비용만 상승하는 것 아니냐' 불만


공단 관계자는 “현업 미용실에서 현장형 인재를 선호함에 따라 미용사 시험에 NCS가 도입된 것”이라며 “NCS 기반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뽑으면 샴푸나 커트 등의 기본 업무에는 바로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이나 고용주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NCS 도입으로 인해 학생들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 A 씨는 “미용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기존 120만원 정도였던 자기부담금이 NCS 적용으로 인해 360~370만원 정도로 3배 이상 늘었다.”며 “지원금 문제가 아직 논의 중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일선 학교의 경우 국가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 되는 일은 없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 역시 NCS 도입을 반기지만 관련 학교에 관련 교육과정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서 따로 학원을 다녀야 하는 이중 부담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산업인력공단, 무리한 NCS 밀어붙이기에도 이사장은 상 받기 바빠


산업인력공단이 미용사 시험에 NCS가 도입되는 것에 대한 홍보를 미용사협회에만 일임하다보니, 동네 군소 미용실은 소외돼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낳는다. 실제로 행사가 열린 인천시 간석동 인근 미용실에 문의한 결과 NCS 도입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반응이며, 사람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불만만 털어놨다.

이에 대해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홍보가 아주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네 미용실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무래도 급여문제 또는 네임밸류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산업인력공단은 NCS 교육, 자격증 등 전 분야에 걸쳐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계나 산업계에서는 NCS 도입이 아직 초기라고 보고 있지만,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지난 4월 국가직무능력표준 및 일학습병행제 등 능력중심사회 구현과 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기업경영학회로부터 ‘기업경영자대상’을 받기도 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