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의 목소리로 학교를 말하다

단국대학교 학생자치언론기구 ‘단국저널

대학 언론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는 나날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학교의 지나친 검열과 학생들의 무관심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자 나온 단체가 있다. 단국대학교 ‘학생자치언론기구' 의 단국저널이 그 주인공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창간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학생의 목소리로 학교를 말하다! 단국대학교 '단국저널'

가장 왼쪽부터 영상부장 표국청(공연영화학부 3), 국장 권소정(전자전기공학부 3), 기자부장 유승훈(정치외교학과 2)


총 학생회로부터의 독립, 맨손으로 시작.

창간호가 발간되자마자 완판된 기쁨을 누리고 있는 단국저널 국장(권소정), 영상부장(표국청)과 기자부장(유승훈)을 만나 소감을 물었다. “감사함이 일단 컸어요. 창간호다 보니 가판대가 없어서 임시로 천막을 설치하고 나눠드렸는데 20분도 안 돼 완판이 될 정도로 학우 여러분이 찾아와 주셨죠.” 사실 단국저널의 시작은 이번 창간호가 아니다.

단국저널은 본래 1992년 총학생회 산하 ‘새날빛’이라는 이름으로 언론기구 역할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7년 한남동에서 죽전으로 캠퍼스가 이전하면서 일시적으로 활동이 중단되었고, 2014년부터 총학생회와 함께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매년 총학생회의 성향에 따라 역할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진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학생회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의견이었어요. 그래서 작년 11월에 회칙을 개정했고, 올해 처음으로 학생자치언론기구로 독립할 수 있었죠.”

그들의 시작은 단어 그대로 ‘맨손’이었고, ‘험난함’ 그 자체였다. 기존의 학보사는 콘텐츠만을 제작하면 이를 송출할 수 있는 출구는 학교가 제공해주었다. 그러나 학생자치언론기구는 콘텐츠 제작부터 편집, 송출까지 전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해야 한다. 권 국장은 “저를 포함한 국원 모두가 처음 해보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용지의 크기와 기사구성 및 배열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이 실수의 연속이었죠. 편집 직전에 엎어지는 경우도 많았고, 편집소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했어요.” 라며 웃으며 회상했다. 이어 “예산이 적어서 종이를 접고 스테이플러를 찍는 작업도 국원들끼리 새벽을 새며 함께했어요.”라 말했다.


학생의 목소리로 학교를 말하다! 단국대학교 '단국저널'



“우리 편”이 되어 주고 싶어요.

본래 페이스북 페이지만을 운영해 온 단국저널이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간행물을 제작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권 국장은 이렇게 전했다. “창간호를 발간하게 된 이유는 독자투고였어요. 학우들의 글로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것이 목적이었죠. 또 페이스북은 소수의 학우와 소통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면을 통하면 더 많은 학우와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었어요.”

학생들의 글이 간행물에 실리는 ‘독자투고’의 존재가 곧 단국저널의 존재 이유라 밝힌 이들은 기존의 학보사와 달리 편집권한이 온전히 학생들 자신에 있음을 강조하며 그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지나친 일반화가 아닐까?’ 매번 기사를 쓰고,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저희가 하는 고민이에요. 편집권한이 저희 스스로에게 있다 보니, 소수의 학우 이야기가 저희를 통해 일반화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노력해요.” 유 부장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가장 유념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이처럼 전했다.

“학우들에게 ‘우리 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주고 싶어요.” 표 부장은 단국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여론과 달리, 학내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학우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단국저널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자신들의 기사보다, 학우들의 독자투고로 단국저널을 가득 채우고 싶다고 말한 이들은 “아직 많은 학우가 학생자치언론기구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의 존재를 알리고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지연주 sta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