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자소서 쓰기 어렵지? 공대생 형 꿀팁 들어봐 ‘자소서 끝판왕’ 임승수 작가의 노하우 공개


“자소서 쓰기가 어렵다고요? 그건 면접관의 마음을 잘 모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기업은행에 지원하는 자소서를 쓴다고 가정합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업은행에 지원하는 이유보다 은행권에 지원하는 이유를 써요. 그러면서 그 자소서로 국민, 신한 등 다른 은행에도 지원을 할 게 분명하거든요. 이건 마치 어떤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할 때“난 니가 눈이 두 개여서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대부분의 경우 특정 회사보다 특정 업계를 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들인데, 합격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이유를 적어야 상대방의 마음이 움직이죠. 그것이 포인트예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글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임승수 작가가 쓴 글쓰기 책(글쓰기 클리닉,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과 강의가 취업 준비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임승수 작가의 자소서 작성 노하우, 요점을 정리했다.


글 강홍민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 자소서를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

자소서는 한마디로 ‘나’라는 상품을 자본가에게 판매하기 위한 홍보지다. 많은 취준생들이 자소서 잘 쓰는 법을 궁금해 하는데 자소서를 철저히 상품 홍보지라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이 관점만 명확하게 있다면 자소서 쓰기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쉬워질 수 있다.


? 자소서, 어떻게 쓰는 것이 효과적인가?

자소서는 취업이 될 수 있게 하는 글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쓰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글 쓰는 기술이나 문장법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에 맥락이 있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 요즘 취준생들이 자소서 작성 때 많이 하는 실수는 뭔가?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자소서는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자소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단점을 얘기할 때 너무 솔직한 나머지 ‘가끔 늦잠을 잡니다’, ‘남에게 쉽게 속는 편입니다’, ‘약속 시간을 잘 못 지킵니다’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면접관들은 절대 ‘이 사람 솔직하다’라고 체크하지 않는다. 대신 ‘늦잠 잠’, ‘잘 속음’, ‘약속 잘 안 지킴’이라고 적어 놓을 뿐이다.


? 그렇다면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 적는 것이 효과적인가?

단점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의 단점은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성격이 낙천적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워낙 낙천적이다 보니 간혹 매사를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답변은 ‘현실 감각이 없다’라는 답변과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적는 것이 좋다. 단점만 말하고 그치면 면접관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어렵다.


? 자소서를 처음 작성할 때 뭘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도대체 자소서에는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하나?

충분히 공감한다. 정작 자기소개서를 쓸려고 하면 ‘도대체 내 소개를 어떻게 써야 하나’라는 질문에 막히게 된다. 25년을 살았다면 9000일을 넘게 살았고, 30년을 살았다면 11000일 가까이 산 것인데, 그 많은 시간 동안 겪은 일 중에 도대체 뭘 소개해야 할 지 막막해진다. 자소서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면접관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야 한다. 면접관은 당신이 초등학교 때 개근을 했는지, 우등상을 탔는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당신이 궁금한 것이다. 그래서 몇 년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를 적어 놓으면 면접관은 ‘현재의 모습이 별로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 현재 특별하거나 자랑스럽게 내놓을 경험이 없다면?

그럼 뭐 면접에서 떨어지는 거지.(웃음) 살면서 어떤 일을 안 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못할 뿐이다. 그래서 자소서를 쓰기 전에는 그동안 썼던 블로그나 SNS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간혹 자소서를 지어내서 쓰는 경우도 있는데, 닳고 닳은 면접관 앞에서는 독이 될 뿐이다.



[1618] 자소서 쓰기 어렵지? 공대생 형 꿀팁 들어봐 ‘자소서 끝판왕’ 임승수 작가의 노하우 공개


[임승수 작가가 알려주는 자기소개서 항목별 작성 팁]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같은 상투적 시작 피해야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는 성장과정, 성격의 장단점, 학교생활,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 정도로 형식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자기소개서의 형식이 이렇게 잡혀 있는 이유는 각 항목마다 면접관이 얻고 싶은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꾸로 각 항목에서 면접관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과정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사이코패스가 대부분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당연히 회사에서도 구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직원을 원한다. 부모님이 남들에 비해 초라한 일을 한다고 주눅들 필요 없다. 가장 염두에 둘 것은 부모님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따위의 토 나오는 상투어를 써서는 5초 만에 자기소개서가 휴지통으로 들어간다. 부모님이나 주변 인물과 관련된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인상을 남기는 데에 최선을 다하자. 설사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솔직한 것이 좋은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 써 갈기지 말자. 혹시나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나를 이뤘다는 것이 부각될 거라고 보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하다. 무조건 행복한 가정에서 교육 잘 받고 자랐다고 써라. 그래야 취직한다.


성격의 장단점

성격에 대해 쓸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업무 적합성이다. 단순히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라고 설명해서는 곤란하다. 다들 자기가 성실하고 착하다고 말하지, 게으르고 못됐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지원하는 업무에 당신의 성격이 얼마나 잘 어울리지를 설명해야 한다. 영업직에 지원하는 사람이 자신의 성격을 얘기하면서 ‘책상에 꾸준히 앉아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약간 낯을 가린다’고 하면 도대체 누가 뽑겠는가? 강조하지만, 성격의 장단점을 물을 때는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회사의 업무에 적합한 성격을 지닌 사람인가 묻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당신이 회사의 업무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라고 설명해라. 그러면 취직이 멀지 않다.


학교생활

학교생활을 묻는 이유는 당신이 최근에 무엇을 했고, 어떻게 살았는지 묻는 것이다. 설마 학교 때 공부 열심히 했다고 쓰는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얼마나 진취적으로 자신을 개발하고 관리했는지, 그리고 그런 노력이 회사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듣고 싶은 것이다. 그저 자신이 활동한 동아리 목록을 나열하고 대외 활동이나 여행지들을 빼곡하게 채우는 것은 차별성이 없다. 다들 그렇게 쓰기 때문에 역시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자신의 경험 중 가장 인상적인 것 한두 개를 골라서 그 경험을 통해 어떻게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서술해라. 물론 그 경험이 지원하는 회사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지원동기

물론 누구나 돈 벌려고 입사 지원할 것이다. 그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왜 하필 다른 곳이 아닌 이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지원 동기는 자소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이 이 회사에 지원해야 하는 동기는 거꾸로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 회사에서 일해야 할 확고한 동기를 가진 사람을 뽑고 싶지 않겠나. 그래야 열심히 일할 테니 말이다. 지원하는 회사가 업계에서 다른 업체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향후 어떤 쪽으로 전망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후, 회사의 특징과 비전이 자신의 자아실현과 미래 전망에 들어맞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입사 후 포부

열심히 해서 회사를 발전시키겠다거나 뼈를 묻겠다는 등의 상투적인 얘기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앞서 얘기했듯이 감동은 ‘디테일’에서 나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겠다면 도대체 ‘어떻게’ 열심히 하겠다는 것인지 디테일을 살려서 얘기하라. 예를 들어 1주일에 한 권씩 업무 관련 도서를 읽고 정리를 해보겠다든지 가장 늦게 퇴근하는 신입사원이 되겠다든지 말이다. 그렇게 회사 생활 할 자신이 없다고? 그건 우선 취직 되고 나서 고민하자.


마지막으로 노파심에서 얘기하지만, 요즘에는 표절검색 시스템으로 자기소개서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프로그램까지 있다. 그러니 꼭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쓰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