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민 경남항공고 항공기체과 2학년



[1618] '50㎏ 감량한 정신으로 다시 도~전!'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남항공고 2학년 허광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항공기체과에서 공부하고 있고, 졸업 후에는 항공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꿈을 키우게 된 건 탐방 프로그램 때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일본 역사 탐방으로 오사카, 교토 등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비행기라는 걸 타보게 되면서 비행기를 만드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지금은 항공 전문가라는 뚜렷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건강 악화와 진로 문제 때문에 갈등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운동을 좋아했던 저는 태권도 3단과 유도 2단을 취득했고, 각종 시합에 출전해 금, 은메달 등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제 목표는 체육고등학교로의 진학이었지만 갑자기 악성림프종 4기라는 혈액암을 판정 받으면서 운동을 포기하게 됐습니다. 한 순간에 일어난 불행이었죠. 하지만 저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체육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진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낮은 성적 때문에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고, 기술을 배워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 특성화고인 경남항공고를 선택했습니다.


삶을 뒤흔든 악성림프종 4기, 좌절했지만 포기하진 않았어요
그렇게 시작된 고교 생활, 담임선생님과 동아리 선생님 덕분에 저는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때 혈액암 때문에 병원에서 지내는 일이 많았고, 친구를 사귀는 게 큰 고민이었지만 제 걱정과 달리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면서 공부에 대한 열정도 갖게 됐죠. 성적을 올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중학교 때 늘 운동선수로 지냈고,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날이 많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죠. 때문에 저는 성적을 높이고자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우등생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높은 성적과 장학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습니다.
저는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한번은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는 의미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하루 1끼 식사와 1만보 이상 걷기 운동을 하면서 버틴 결과 총 50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또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항공기체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신 위용철 선생님과 선배들의 조언 하에 항공기술 기초 지식과 안전결선, 리벳팅, 밴딩, 도면 익히기 등 항공 제작에 필요한 지식을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KBS1 ‘스카우트 시즌2’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저의 아팠던 과거를 잊고, 건강한 모습이 되어 착실하게 나만의 능력을 쌓고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었죠. 하지만 방송을 앞두고 도전을 망설이게 됐습니다. 자기소개 시간에 제 아팠던 과거를 공개해야 했던 거죠. 그때 제 머릿속엔 일부 친구들에게 들었던 나쁜 말들이 맴돌았고, 전 시청자들께 저의 과거사를 공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습니다. 그때 도전을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도 도전해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세우게 됐습니다. 최종 스카우트에는 실패했지만 자신감이라는 큰 무기를 얻게 됐고, 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악플이 아닌 응원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1618] '50㎏ 감량한 정신으로 다시 도~전!'



내가 힘들 때 곁을 지켜준 '부모님' 덕분에 오늘도 용기내요
중학교 시절부터 겪었던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현재 저는 항공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술능력을 쌓는 것은 물론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면서 항공기체정기능사와 항공기관정비기능사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때문에 고생하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해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삶이 힘들다고 노력하지 않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과거의 상처 때문에 포기하려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나’라는 고민도 했고, ‘이렇게 된 거 그냥 죽자’라는 나쁜 생각도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꿔 생각해보니 희망이 생겼고, 오히려 ‘그때 죽지 않고 잘 버티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삶을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도전하세요. 내 주위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내 삶은 소중하고 단 한 번뿐이니까요.


허광민 경남항공고 항공기체과 2학년(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