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4월 13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러 정당에서 ‘청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영향을 받는 청년들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들의 ‘진짜’ 목소리가 들어있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그래서 청년들은 멀게만 느껴졌던 ‘정치’를 주제로 잡지를 만들고, 단체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실험 중”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갖다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인터넷만큼 정치를 외면하는 곳도 없지만, 정치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곳도 없다.


‘와글와글한 군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실험’을 하는 ‘와글(WAGL, We-All-Govern Lab)’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정치벤처기업이다. 지난해 8월부터 이진순 대표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매니저·개발자·디자이너가 함께 풀뿌리 시민정치 연구와 확산에 몰두하고 있다.


와글의 프로젝트매니저인 김정현 씨는 “현재 정치는 ‘정치인’들의 영역으로 한정돼 있지만, 점차 시민들이 직접 발의하는 등 일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양상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런 자율적 조직화나 정보 교류는 이미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정치영역으로 옮기는 접점을 찾아 새로운 정치문법을 만드는 것이 와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IT)과 민주주의를 융합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정치에 참여할 것을 유도하는 것이다.


와글이 꾸준히 추진하는 일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는 해외사례를 번역하고 자료를 조사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것. 이를 통해 스페인·아이슬란드·핀란드·대만 등 전 세계적으로 IT와 결합한 플랫폼으로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갖다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지난해 9월에는 ‘듣도 보도 못한 정치’를 주제로 스토리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거운 주제의 정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로, 3개월간 연재한 결과 목표 펀딩의 168%에 해당하는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와글의 실험은 오프라인에서도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연결과 참여로 만드는 혁신, 듣도보도 못한 정치’를 주제로 서울과 제주에서 개최했던 국제 컨퍼런스가 대표적이다. 이 행사에는 스페인의 온라인 기반 협력적 의사결정 플랫폼인 ‘루미오(Loomio)’ 창업자를 비롯해, 의사결정 촉진을 위한 온라인 도구 개발자와 디자이너, 국내 시민단체 리더 등이 참여해 온라인 정치혁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갖다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갖다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청년, 정치에 관심을 갖다 ② 청년 정치벤처 와글(WAGL)

연결과 참여로 만드는 혁신, 듣도보도 못한 정치’를 주제로 서울과 제주에서 와글이 개최했던 캠프


시민들이 직접 정치를 해보자며 모인 풀뿌리집단의 모임과 접촉해 온라인 플랫폼을 제안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실험 중 하나다.


또, 지난 3월 말에는 와글 내부 인큐베이팅을 통해 유권자 투표가이드 서비스인 핑코리아(pingkorea.com)를 공개했다. 설문에 응답하면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유권자와 정당을 보여줘 현명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모두 더 나은 의사결정과 정치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국내에서는 지역 기반으로 표가 나뉘다 보니 새로운 정치적 요구가 반영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시민정당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후보를 내는 것이 필요한 이유죠.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정당이 아닌, 군소정당이나 시민단체들이 직접 논의한 것을 정치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지역마다 열리는 자리를 찾아요.”


이처럼 와글은 ‘더 나은 민주주의 구현'을 화두로 ‘25세 이하 피선거권’이나 ‘청소년 선거권’ 같은 수평적 의사결정 모델 마련, 정치인 검증과 소통에 대한 고민 해결을 위한 실험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은진 기자(skysung89@hankyung.com)

사진=와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