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에게 매년 4월은 서류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인적성검사를 준비해야 하는 잔인한 달이다. 준비기간이 짧다 보니 많은 취준생이 “서류전형이나 면접전형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며 울상을 짓는다. 인적성 준비가 막막한 이들에게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전한다.





Point 1. ‘억지’ 답변은 정답이 아니다.

기업에서 실시하는 인성검사는 대부분 ‘YES’ 또는 ‘NO’의 답이나 ‘매우 아니다’부터 ‘아주 그렇다’까지 척도를 나타내는 형식의 답변을 요구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일반적인 불합격 유형의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수단이던 인성검사가 인재상에 맞지 않는 유형을 걸러내는 수단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조기퇴사와 묻지마 지원이 많아지면서부터다.


때문에 사설 업체에 시험 문제 출제를 의뢰하지 않고 기업 스스로 인성검사를 개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2014년부터 진행된 이랜드의 인재유형검사가 대표 사례. 이랜드 지원자들은 다른 기업과 달리 적성검사보다 인성검사에서 땀을 흘린다. 인재유형검사, 강점혁명검사, 기초인재검사 등의 이름으로 460문제에 달하는 인성 검사를 치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인사담당자들은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관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인성검사 항목을 보면 앞에서 물었던 내용을 또 묻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짧은 시간에 많은 항목을 풀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유형이 묻어 나오니 마련이니 솔직하게 답하자. 문제집의 문제로 자신의 인성을 끼워 맞출 수는 없다.







Point 2. '풀기'보다 '사고'하라

직무적성검사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잠재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다. 답이 없는 인성검사와 달리 정해진 답이 있고, 언어·수리·자료해석·공간지각 등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문제집만 붙잡고 있는 지원자가 많다.


그러나 삼성·CJ·현대차 등 대부분의 인적성검사 시행 기업이 언어를 평가하는 영역에서 독해·어휘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 비중을 높이면서 단순히 외워서는 문제를 풀 수 없게 됐다.


CJ는 지난해 다른 인적성검사보다 어려운 어휘를 출제했으며, 현대차의 경우 장문 독해는 물론,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는 지문을 출제했다. 논리판단 영역에서도 지문의 길이가 길어져 독해능력을 요구했다.


더불어 기업들이 사고의 틀을 깨는 ‘융합형 인재’를 선호함에 따라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상황판단·추론·도식 문제도 마찬가지. 이를 위해서는 평소 책이나 신문을 꾸준히 보며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현명한 준비 방법이다.






Point 3. 급할수록 돌아가라

며칠 만에 문제집을 모조리 풀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조급함’ 때문이다. 모든 시험에서 ‘왜 틀렸는가?’에 대한 답을 명확히 찾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취업을 위해 토익 시험을 준비하던 과정을 생각해보자. ‘모의고사’ 문제를 풀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어휘와 법칙들을 익히고, 그 후 실력 평가를 위해 모의고사를 풀며 취약한 부분을 보완한다.


적성검사도 마찬가지. 무작정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문제 유형을 파악하고,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스스로 진단해보고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기본 유형을 파악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다.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면 지원 기업의 문제 유형을 머릿속에 넣어 두고 주어진 시간 내에 풀 수 있도록 모의고사 연습을 많이 하자.





Point 4. 인문학 소양 평가는 계속된다

현대차의 ‘역사에세이’로 대표되는 인문학적 소양 평가는 이제 인적성검사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 어김없이 역사에세이를 출제했다. ‘인류 역사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역사적 사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과 같이 시대를 읽는 문제였다.


삼성 또한 GSAT의 상식 영역에서 역사 문제가 10문항 내외로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이 중국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중국사 문제를 내기도 했다. LG는 일찍이 한자와 한국사를 10문항씩 출제해왔으며, GS그룹은 면접에서까지 한국사를 활용한다. CJ는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상식 부문에서 현재 일어나는 사회현상과 사업을 연계한 문항을 제시한다. 지난해 하반기 CJ대한통운의 실버택배와 실버세대를 연관 지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더불어 한 가지 현상을 통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김은진 기자(skysung89@hankyung.com)
사진=한국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