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등의 이른바 취업이 어려운 인문계열 관련 자조 섞인 신조어가 정부, 기업, 대학 3자간 노력으로 다소 해소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육부는 17일 대학 인문학 발전 계획에 재정을 지원하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 대상으로 서울대 등 16개 대학을 선정하고 3년간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코어사업(CORE:initiative for COllege of humanities' Research and Education)’은 인문학을 보호하고 육성하면서 동시에 사회 수요에 맞는 인재를 만들자는 것이 취지로 시작됐다.

이번에 코어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은 수도권에서는 ▲가톨릭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7곳이며, 지방에서는 ▲가톨릭관동대 ▲경북대 ▲계명대 ▲동아대 ▲부경대 ▲부산외국어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9곳으로 총 16곳이다.

교육부는 이들 16개 대학에 참여 학과와 학생 수 등 참여 규모와 사업 계획에 따라 차등을 둬 총 45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매년 600억원씩 3년간 총 18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대학별 지원금은 수도권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가 각 37억 원으로 가장 많고 지방에서는 부산외대가 34억 원 규모로 수위를 차지했다.

기업들도 스펙위주의 채용을 지양하는 대신 인적성검사에서 인문학 역량 검증을 강화하는 등 정부의 인문학 부흥 정책에 화답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SSAT 대신 새롭게 도입한 GSAT를 통해 한국사, 최신 상식, 일반 상식 등을 검증한다. 특히 비중이 높은 한국사는 단순암기식보다는 당시 세계사의 흐름이나 시대적 배경 등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적성검사인 HMAT를 통해 역사에세이를 쓰도록 한다. 역사적 사건과 인재상 등을 복합해 종합사고능력을 검증하며, 면접에서 활용한다.

CJ그룹은 역사적 사실에 자사의 드라마나 영화 등 문화컨텐츠를 결합한 문제를 통해 지원자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회사에 대한 관심을 평가하고 있다. 이외 LG, SK 등 주요 기업들도 인적성검사를 통해 인문학 역량을 검증하고 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