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의 매력에 빠지다


캘리그래피가 조명받고 있다. 색다른 취미 즐기기를 원하는 대학생이 늘면서다.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접근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색취미의 매력을 전달하는 왕은실 캘리그래피 작가를 만났다.


글 유현우(가톨릭대 3) 대학생기자 wisdomlogic@naver.com


왕은실 캘리그래피 작가 "마음을 표현하는 글자 디자인"

왕은실

원광대 서예 졸업

왕은실 캘리그라피 대표,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 협회 전문위원

저서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캘리그라피>


2012년 비너스 <봄, 완벽한 핏을 만나다> 캘리그라피

2013년 롯데주류 <설중매> 캘리그라피

2013년 깨끗한나라 <미용티슈 3종> 캘리그라피

2013년 삼립식품 <샤니 천연발효종을 넣어 48시간숙성> 캘리그라피

2015년 롯데제과 롯데껌 광고 <연인편, 친구편> 캘리그라피



캘리그래피는 손으로 하는 노래

“흘러간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 노래를 즐겨듣던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캘리그래피는 노래와 마찬가지로 한 번 읽고 끝나는 글자가 아니라 글씨를 보며 당시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캘리그래피는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는 글자 디자인이다.”


왕은실 캘리그래피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보고, 읽고, 해석하는 글자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캘리그래피로 쓴 문구는 단어를 해석하기 전에 작가와 독자가 서체를 통해 정서적인 교감을 이루고 해석도 뒤따른다고 이야기했다.


왕 작가는 “캘리그래피는 독자들이 똑같은 문자정보를 받아도 더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최근 붓?펜?마카?색연필 등을 사용해 좋아하는 노랫말?시?일기를 쓰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좋은 문구들을 음미할 기회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왕은실 캘리그래피 작가 &quot;마음을 표현하는 글자 디자인&quot;


왕 작가는 예쁜 글씨가 캘리그래피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했다. 흔히 글자의 디자인 요소가 핵심인 캘리그래피는 필체가 좋으니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왕 작가는 “글씨를 꾸미는 것이 캘리그래피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전문적으로 캘리그래피를 하는 작가들은 글자의 조형, 붓의 사용법, 문방사우의 이해, 작품에 담긴 작가의 철학 등을 고려해 작품활동을 이어간다. 심미성만으로는 캘리그래피를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왕 작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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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실 캘리그라피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교보생명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는 캘리그래피

왕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며 “연필이나 볼펜처럼 자주 쓰는 필기구가 아니기에 문방사우를(붓?먹?종이?벼루) 방 한쪽에 준비하고 다시 치우는 과정이 입문자에겐 번거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붓은 다양한 표현 기법이 있어 캘리그래피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하지만 나무젓가락?연필?칫솔?수세미 등의 도구로만 낼 수 있는 질감도 있어 다양한 도구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왕 작가는 2004년 캘리그래피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에 비해 현재는 캘리그래피 전문가들이 늘어 글씨가 왕성하게 쓰이고, 교육도 다양해졌다. 왕 작가는 “캘리그래피는 즐겁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학생들 역시 스마트폰을 놓고 손으로 쓰고 만드는 일에 빠져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왕은실 캘리그래피 작가 &quot;마음을 표현하는 글자 디자인&qu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