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미생들의 단기 속성 액팅 클래스 tvN ‘배우학교’가 문을 열었다. 현직 배우가 동료 배우에게 교습을 받는 이 프로그램은 매회 웃음을 넘어 감동을 주고 있다.



[1618] '배우학교' 연기 미생에서 완생될 수 있을까?




스승 박신양 '연기 경력만 20년, 밀고 당기는 채찍질 교육'

배우학교는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섞어 놓은 듯한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빛도 남달라 보인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 주목되는 이는 연기 경력 20년 차 박신양이다. 방송에서 그는 연기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뒤처지는 제자를 다독이며 챙겨주는 등 이른바 ‘밀당 교육’을 실천 중이다.



[1618] '배우학교' 연기 미생에서 완생될 수 있을까?




박신양은 첫 수업 때 제자들에게 ‘나는 왜 연기를 하는가, 나는 왜 연기를 배우려 하는가, 연기란 무엇이고 연기자란 누구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3분 이내로 생각하라. 후회되면 집에 가도 좋다”라며 냉철한 모습을 보였고, 첫 수업의 강렬함 덕분인지 7명의 배우들은 매회 진지한 태도로 수업을 진행해 박신양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1618] '배우학교' 연기 미생에서 완생될 수 있을까?




로봇연기의 달인부터 24년 차 중견배우까지 ‘입학한 사연도 다양’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뭉친 7명의 배우들 중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건 이원종이다. 그는 연기 경력만 24년 차 베테랑 배우로 연기력 논란 한 번 없던 그가 돌연 배우학교에 등장하면서 교실에 앉아 있던 후배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놀라게 했다. 이원종은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배우학교가 그런 것들은 제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과거의 열정을 되찾을 것을 다짐했다. 장수원 역시 과거 드라마 ‘사랑과 전쟁’과 ‘미생물’을 통해 부족한 연기력으로 ‘로봇 연기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연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싶다”라며 이원종처럼 처음부터 연기를 다시 배워나갈 것을 결심했다. 보이그룹 위너의 멤버 남태현도 2105년 드라마 ‘심야식당’을 통해 연기에 도전했지만, 우는 지 웃는지 모를 애매한 연기력으로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남태현은 첫 방송에서 “연기에 관한 고민도 있었고, 논란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내가 못하는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 어떻게 보면 배우학교가 내겐 정면 돌파다”라며 배우로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것을 다짐했다.



사실 이미 프로가 된 배우들에게 연기 수업을 다시 받으라는 건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러나 배우학교의 배우들은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첫 신고식을 치렀고, 점차 변화된 모습을 선보이며 단순 연기 수업이 아닌,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찾아가는 인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이번 방송이 그들의 연기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글 박유진 인턴기자(rorisang@hankyung.com)

[사진 = tvN ‘배우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