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면 살 빠진다, 애인 생긴다, 예뻐진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들. 어른들은 항상 대학에 가면 뭐든 될 것처럼 이야기했다. 덕분에 새내기들의 마음속에서 캠퍼스의 낭만이 커져만 간다. 하지만 현실은?




대학가면 살 빠질 줄 알았지? 이것이 캠퍼스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대학에 가면 수지도 있고? 유정선배도 있고?

단호하게 말한다. 캠퍼스에 유정선배와 수지는 가뭄에 콩 나듯 한 두 명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그들은 언제나 소문으로만 존재할 뿐, 얼굴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건축학개론 같은 로맨스는 가능하지만 영화처럼 아름다운 추억이 되기까지는 10년이 지나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겐 악몽 같았던 CC의 기억이 될 뿐…….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일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대학에 가면 깨발랄 좌충우돌 논스톱 같은 라이프가 있고?

어릴 적, 시트콤 <논스톱>을 보며 대학은 다 저렇게 재미있는 일만 생기는 즐거운 곳일 줄 알았다. 한량 같지만 의리 있는 멋진 선배, 덜렁거리는 친구 덕분에 사건이 끊이지 않지만 즐거운 좌충우돌 대학라이프! 그러나 현실은 논스톱처럼 웃음 지을 날이 많지 않다. 학과 일에 치이고 동아리에 치이고 사건사고가 펑펑 터진다. 역시 시트콤은 시트콤일 뿐, 시간이 갈수록 제발 조용히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마음 뿐.




대학에 가면 잔디밭에서 술도 먹고? 책도 읽고?

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기타를 친다, 잔디밭에 앉아 책을 읽는다. 세월이 흘러도 '캠퍼스의 낭만'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학교에 잔디밭 보기란 쉽지 않고 하루쯤은 질펀하게 거리에 앉아 맥주를 먹고 싶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다. 밤이 되면 학교는 썰렁하고 낮에는 수업듣기 바쁘다. 수업 대신 노상을 택할 용자를 찾기도 어려운 이 곳, 자유로움의 상징인 이 낭만! 캠퍼스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대학에 가면 과탑도 하고! 상도 타고! 동아리도 하고?

20살이 되어 얻은 자유, 모든 걸 하고 싶다! 과탑으로 장학금도 받고 공모전에 당당히 입상해서 상도 받고 동아리를 하며 사람들과 돈독한 우정을 나누며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멋진 대학생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면 당신은 욕심쟁이다. 모든 것을 이루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과제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하루하루 과제를 처리하기도 바쁜 이 시간에 언제 공모전을 준비하고 대외활동을 한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을 다 이룬 사람이 있다면 박수쳐주자. 정말 의지와 노력이 대단한 사람!







이지수 대학생 기자(한신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