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2016년을 꿈꾸는 청년들

배우가 좋아, 배우가 되기 위해 모인 연기 지망생 3인 좌담

“배우는 늘 재계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리랜서”



서울 동작구 이수역 9번 출구 근처의 한 작은 건물, 1층 간판에는 ‘배우공장’이라 씌여있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 캄캄한 내리막길을 지나 눈에 들어 온 회색 철문 앞에는 여기저기 신발들이 널부러져있다.


‘끼이익’. 미리 예정된 만남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한 시간에 맞춰 방문했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누구하나 이쪽을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한 곳만 응시하고 있었다.


“자, 이제부터 ‘사랑의 작대기’란 걸 해보자. 하나, 둘, 셋!” “와! 좋았어, 두 명은 짝이 됐다. 그런데 너희들은 뭐하니. 자, 다시 하자 다시해. 다시, 하나, 둘… 셋!”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 앞에서 연기자들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바탕 박장대소했다가 다시 울기도 했다. 커다란 공간에 있는 것이라곤 벽과 정육면체의 의자들 뿐이었지만 20여명의 배우지망생들은 이 안에서 즉흥적으로 사랑과 인생을 만들어냈다.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해가 바뀌기 직전인 지난 12월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이수역의 영상연기연구소 배우훈련단체 ‘배우공장’에서 정식 배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0대 청년들을 만났다. 왼쪽부터 이예지, 사은규, 최지희 씨. 사진=이승재 기자



2016년이 밝았다.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해 낙담하고 있다. 토익 학원은 붐비고, 도서관에는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넘쳐난다.


그동안 미처 조명하지 못했지만 여기, 역시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이 있다. 바로 배우 지망생들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부모님께 아직 제대로 된 용돈을 챙겨드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말한다. 매일의 ‘취업준비’가 행복하다고. 소위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도 전혀 부럽지 않다고 말이다.


한 개의 단역을 따기 위해 600명과 경쟁하면서도, 스스로 ‘될’ 확률보다 ‘안될’ 확률에 훨씬 크다고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좌담 멤버>

이예지(95년생)/ 백석예대 관광학부, 2016년 2월 졸업예정

사은규(87년생)/ 추계예대 영상비즈니스과, 2015년 2월 졸업

최지희(91년생)/ 명지대 문헌정보학과, 2014년 2월 졸업



[질문 1]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예지(이하 예지) : 초등학교 때, 긴 지문이 등장할 때면 선생님이 늘 한 명씩 일어나 번갈아가며 읽도록 시키셨어요.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처음에는 제대로 읽지도 못했는데 이런 시간이 계속되면서 어느순간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놀이동산에 놀러갔다가 ‘어린이 사진 콘테스트’라는 행사에 제 사진이 베스트로 뽑힌 것을 계기로 잡지사로부터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추천받았죠. 그러다 갑자기 피부병이 생기면서 도중에 포기해야했어요. 몇 년 뒤, 피부병이 다 나으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졌고 수소문을 하다가 *배우공장을 알게 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죠.

*배우공장 : 2012년 11월 창단한 배우 배출 극단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사은규(이하 은규) :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어요. 당시는 가수가 꿈이었지만요. 초등학교 때는 HOT가 유행시켰던 장갑을 끼고 교실 앞에서 춤도 많이 췄죠.


그러다 중고등학생이 되면서는 평범하게 공부를 했어요. 막연히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요. 그러다 고2 때, 진로를 결정하면서 부모님께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반대를 하시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 뜻대로 수능은 봤지만 꿈을 못이뤘다는 약간의 반항심 때문이었는지 결국 영화연출과에 원서를 넣었죠.


그런데 이상과 이론은 다르더라고요. 방황했죠. 그러다 26세가 됐고, 늦기 전에 다시 제대로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집 앞의 연기학원을 찾았어요. 그러면서 공연 조연을 해보고,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고 박수를 받으면서 희열을 느꼈죠. “이게 정말 내 길이구나”싶었어요.


최지희(이하 지희) : 전 시작한 건 얼마 안돼요. 소극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문헌정보학과에 진학하다 보니 대학 입학 때만 해도 그냥 "사서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동아리가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 대학을 기독교전형으로 합격하면서 예사랑이라는 동아리에 필수로 가입해야 했는데 이곳에서 영상, 콘서트, 연극을 하면서 뜻밖의 재미를 느낀 거예요. 물론 직접 연기를 하는 건 아니었고 조명 스태프였지만 무대에서 배우들이 행복해하는 걸 보고 또 배우들과 같이 연습하면서 이들의 즐거움을 흡수했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부탁으로 영상연기를 하게 됐고 이 첫 연기가 저를 살아움직이게 하는 것을 느꼈어요. 뭔가 그동안의 틀에서 일탈한 기쁨이랄까요. 하지만 저 역시 부모님께는 말씀드리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부모님이 ‘원하는 걸 찾은 게 처음’이라며 지지해주셨고 저도 열심히 개인교습을 알아보다가 이곳에 왔죠.


[질문 2] 배우 지망생으로서 대학생활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은규 : 한마디로 말하면 ‘아싸(아웃사이더의 준말)’? 06학번인데 작년 2월에 졸업했어요. 엄청 오래 다녔죠. 군대는 물론이고 휴학을 많이 했어요. 학교가 재미없었거든요. 흥미가 없는 것을 배우려니까 방황을 하게 됐죠.


“취업과 꿈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했지만 결론은 ‘꿈’이었어요”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가져와달라”는 요청에 각자 한 손에 거울, 모형 총, 립스틱을 쥐고 등장한 3인. 사진=이승재 기자



다만 연출과다보니 단편영화도 많이 찍었는데 이때만큼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잊고있던 꿈이 되살아 났죠. 1년 동안 휴학을 하고 카페부터 식당 설거지까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것 역시 연기를 위해서였어요. 사람을 경험하고 싶었거든요. 배우는 사람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하는데 당시 제 생활반경이 좁았어요.


그리고 1년 반 동안은 미국에서 공부했어요. 계속 배우라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마침 미국이잖아요, 헐리우드 영화학교에 전화를 걸었죠. 하지만 안타깝게 영어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졸업이 가까웠을 때는 남들처럼 취업을 할지, 하고 싶은 일을 할지 계속 갈등했어요.


지희 : 동아리 지도선생님이 마침 성악을 전공하셔서 발성법을 알려주셨어요. 제가 연기 담당은 아니었지만 선생님을 통해 발성연습을 하고 대본 리딩도 해보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도 계속 봤죠. 매순간 진지하게 임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한층 더 이 일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어요.


하지만 막상 4학년이 되면서 다시 ‘그냥 취업을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죠. 배우가 정말 내 길인가라는 의구심도 있었고 직업 자체의 불확실성도 크게 작용했어요. 그래서 토익학원을 다니고 모스자격증도 따고, 사서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열심히 교수님께 추천서도 받으러 다녔죠. 그래도 즐겁지가 않았어요. 형식적으로, 작은 틀 안에서 살고있는 느낌이었거든요. 계속 미련이 남았던 거예요.


예지 : 대학은 제 목표가 아니었어요. 그냥 남들이 가니까 간다라는 생각?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는데 주변에서 '젊을 때는 넓은 물에서 놀아야 한다'고 하니까 막연히 대학을 서울이나 경기도권으로 가보자고 했던 거예요.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그래서 입학은 했는데 통학만 왕복 4시간이 걸렸어요. 버스 막차가 11시 40분이니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집에 가기 바빴어요. 친구들과의 추억도 없죠. 학교 밖에서 술을 마시거나 놀러간다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학교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었고 대신 오래전 꿈이었던 연기에 대한 미련만 계속 가지고 있었어요.


[질문 3] 배우가 되기 위해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은규 : 지난해 10월에 배우공장에 입단해 열심히 연기연습을 하고 있죠. 배우의 무기는 연기실력이니까요. 배우는 또 몸을 이용해 보여주는 직업이라서 열심히 헬스도 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격투기를 좋아해서 취미로 즐기고 있죠. 배울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배우는 편이에요. 어떤 배역이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야 하죠. 또 어렸을 때부터 남을 관찰하는 버릇이 있어서 지금도 눈썰미가 좋은 편이에요.


지희 : 처음에는 무작정 어떤 걸 해야하나 생각했어요. 말을 잘 해야 하나? 울산에서 오래 살았어서 사투리도 열심히 고쳤죠. 언니도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스피치학원을 다녔는데 학원에 다녀와서 줄곧 제 단점을 잡아주기도 했어요.


또 움직임이 어색해서 평소에 길에서도 힘을 빼는 연습을 했죠. 사소한 준비일 수 있지만 이게 익숙해져야 몸에 익으니까요. 또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 일부러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요. 버스탈 때는 어떤 포즈를 취하는지 같은 것을 보기 위해서요. 그러다 보니 대화를 할 때면 저도 모르게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오해를 사기도 하고요.


하지만 배우로서는 장점이 아닐까 해요. 배우는 시선이 중요하잖아요. 없는 존재도 있는 것처럼 똑바로 응시해야 하죠. 감정도 많이 키웠어요. 웃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눈물 만큼은 가만히 있어도 쏟아지더라고요.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어요. 특히 서비스직이요. 백화점에서도 일하고 공연장에서는 가드도 했어요. 일하면서 고객들과의 갈등이나 여러 가지 일이 많았는데 이때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이나 행동을 경험한 게 지금 생각해 보니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3인의 공통점은 ‘경험’과 ‘관찰’”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예지 : 저도 항상 연습해요. 어렸을 때부터 사고방식이나 목소리 때문인지 어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내가 왜 어리지? 난 이미 컸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 입학 후 서울을 왔다갔다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오랫동안 한 곳에서 머물면서 넓은 세상을 보지 못했던 거예요. 즉 경험이 필요했던 거죠.


그러면서 계속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발성이나 목소리 크기, 외모는 기본이고 평소에 경험하짐 못한 것을 최대한 경험하자고 결심했죠. 혼자 영화를 본다든가 밥을 먹는다든가하는 것들요. 이게 다 제게는 새로운 시도였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기억하려고 노력했어요. 한 번은 유치원 때까지 키워주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슬픈 마음에 울면서도 순간 ‘이걸 기억해야한다’라는 생각이 번쩍 드는 거예요. 꿈을 위해서이긴 하지만 제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이렇게 계속 노력 중이에요.


[질문 4] 요즘 청년 취업난이 심각합니다. 연예계 취업상황은 어떠한가요?


예지 : 연예인으로서 ‘취업’ 즉 데뷔하려면 실력만 있어서는 안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운, 시기, 이미지가 딱 맞아떨어지는 배역이 있어야 되죠. 안타깝게도 그동안 이게 잘 맞지는 않았어요. 오디션에서 합격한 경우가 많이 없죠. 지원자가 워낙 많거든요. 될 확률보다는 안될 확률이 더 큰 것 같아요.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그래도 늘 오디션이 잡히면 배역에 맞는 외모나 옷차림에 신경쓰면서 열심히 준비하죠. 그러다 떨어지면 ‘나는 안되나’라며 슬퍼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아니야, 난 할 수 있어’라며 다시 힘을 내죠. 취업준비생으로서의 배우지망생은 혼자 이어달리기하는 느낌이에요. 첫 바퀴를 돌 때는 정상적으로 뛰고, 두 번째 바퀴에서는 뒤로 굴러야 해요. 세 번째에서는 사이코를 연기해야할 수도 있죠.


은규 : 연예계도 정말 치열해요. 물론 일반 기업 취업도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며 어렵다고 하지만 이 문을 통과하면 어느정도 안정이 되잖아요. 배우는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일을 만들어야 해요. 알아서 배역을 따야 하죠. 마치 사냥꾼이 사냥에 실패하면 가족이 굶게 되는 것처럼 배우도 배역을 따지 못하면 삶이 궁핍해지고 꿈과도 멀어지죠. 안정적이지 않은 프리랜서인 거예요. 열매 한 개를 따기 위해서 수십 수백명의 지망생들이 모여들죠.


취업이 늦어지면서 경제적인 부담도 있죠. 하지만 일반 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저를 부러워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후회할 일을 할 바에는 조금 늦더라도 정말 하고싶은 걸 해보자라며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배우는 늘 재계약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프리랜서 같아요”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 “사냥꾼같은 배우지망생의 삶… 그래도 행복합니다”



지희 : 전 한 오디션에서 600명이 몰려있는 걸 봤어요. 저보다 훨씬 어린 지원자들도 넘쳐났죠. 아무래도 훈련기간이 필요하다 보니 나이제약도 암묵적으로 있거든요.


물론 첫술부터 배부를 생각은 없어요. 오디션도 경험과 내공이 중요하다 보니 떨어지더라도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공부하는 기회로 삼자는 마음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씩 승률도 오르고 있죠. 물론 저도 ‘내가 과연 될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지만 그럴수록 스스로를 낮추지 않고 계속 연습하고 평가를 받아보고, 부족하면 보완해보고 있어요.


물론 주변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서 이렇게 계속 떨어질 바에야 그냥 취업할까라는 생각도 해요.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죄송스럽고요. 또 그러다가도 친구들이 원치 않은 환경에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라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꿈을 가지고 준비하는 제가 자랑스럽기도 해요. 나중에 성공하면 크게 한 턱 쏴야죠.


[질문 5]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나만의 목표가 있다면?


지희 :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쪽으로 진출하고 싶어요. 배우 공효진 씨를 가장 좋아하는데 ‘공블리’라는 그만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저도 후에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 콘셉트를 갖고 싶어요. 또 시청자과 관객들이 제 연기 색을 통해 힘을 내줬으면 좋겠어요. “역시 최지희였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예지 : 저도 드라마나 영화를 하고 싶어요. 요즘엔 배우공장에서 공부하다보니 연극도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두시간 내내 호흡이 끊기지 않는 매력 덕이랄까요. 상대 배역과 호흡이 잘 맞고 관객의 기대치 이상의 결과가 나오면 그날 밤은 물론이고 이튿날까지 설레더라고요 상대배우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관객도 감동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은규 : 제 개인적인 기준은 ‘참사람배우가 되자’는 거예요. 내가 똑바로 돼 있어야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기는 가짜이지만 이 안에 진심을 담는 게 중요하죠. 나부터 똑바로 돼 있어야 이 진심이 참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들도 처음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중엔 빛을 발하게 될 테니까요. 그 후에 배우라는 옷을 입히고 싶어요. 또 가깝게는 함께 일하는 배우와 스태프를 따뜻하게 챙겨주고, 멀게는 연기로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진실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