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채용전망-기업편]

② ‘자주’ ‘많이’ 바뀌는 채용전형


2016년 채용시장을 기상도로 그려보면 ‘비옴’이나 ‘흐림’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맑음’은 힘들 듯하다. 채용 규모만 해도,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조사 결과 “전년 대비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미미했다. 기업 절반 정도가 그나마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응답한 데 위안을 삼아야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돌파구는 있다. 기업과 정부의 수많은 채용정책을 관통하는 공통된 기조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직무역량’이다. 직무역량은 2016년의 채용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무기가 될 전망이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통해 기업과 정부의 2016년 채용계획을 예측해 본다.



'강소기업채용박람회'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강소기업채용박람회'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삼성이 이번엔 ‘빅데이터’를 들고 나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빅데이터와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술을 적용한 인적자원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상반기 공채부터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신입사원들이 제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이들의 성과와 경력 등 자료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등을 분석하고 향후 성과를 예측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채용전형에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창의성면접 도입과 함께 20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시켰고 앞선 2014년에는 ‘대학 총장 추천제’를 시도하려 했다 여론의 반대로 잠정 보류하기도 했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신입 선발방식에 꾸준히 변화를 주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 탓에 기업의 신입 채용에 여론의 관심이 점점 집중되는 데다 ‘탈스펙’ 기조가 확산되면서 정량적 스펙을 최대한 배제한 선발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인 게 자소서 항목 개편이다. 현대자동차, SK, LG 등 최근 2년간 수십 개 기업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항목을 바꿨다. 해외연수 경험, 자격증 등 소위 ‘불필요한 스펙’이 될 만한 내용을 들어내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예는 탈스펙 전형 확대다. 이미 기존에 많은 기업이 대표적인 탈스펙 전형인 오디션 등을 시행해 오고 있었는데 지난해 몇 곳이 또 추가됐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스펙태클전형이라는 이름의 발표전형을 신설했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창의성을 가진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라고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기업의 채용이 하나의 마케팅 화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들은 긍정적인 방향인 데 대해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방식을 자주 바꾸는 것은 자칫 구직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태환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이사는 “채용도 비즈니스의 일부”라며 “공채는 기업이 최대한 단기간에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기업 인재상이 직무중심으로 압축되기 때문에 채용전형 역시 ‘문제해결능력’을 보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과정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6년엔 스펙도 바뀐다>


[2016 채용전망-기업편] ② ‘더’ 자주 ‘더’ 많이 바뀌는 채용전형



2016년에는 ‘스펙’에도 변화가 생긴다. 우선 지난해 말 발표된 대로 토익의 문제유형이 10년 만에 일부 조정된다. 이번 新토익은 5월 29일 시험부터 적용된다. 듣기평가 파트 1, 2 문항 수가 줄고 파트 3의 문항 수가 늘어난다.


일부 대화문에서 말의 길이가 짧아지고 대화를 주고받는 횟수가 늘어나며, 대화문에서 세 명 이상의 화자가 등장한다. 생략형(goiong to→gonna 등)도 포함된다. 읽기평가에서는 파트 5문항 수가 줄고 파트 6, 7문항 수가 늘어난다. 지문 흐름의 이해도를 묻는 신 유형도 2가지 출제된다.


공무원 시험에도 변화가 있다. 경찰공무원 1차 합격자가 제출하는 서류가 간소화된다. 순경 공채 필기시험에 합격한 뒤 자기소개서, 최종학력증명서, 1종 보통 운전면허증 사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현역병 모집제도도도 달라진다. 고등학교 성적 항목을 폐지하고 자격증, 면허, 전공 등 특기별 전문성위주로 맞춤 특기병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 학력보다는 기술 자격자 위주로 선발하기 위해서다. 소방공무원시험 역시 체력시험 비율이 기존 25%에서 15%로 축소된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