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채용전망-기업편]
① 2016년엔 일자리 늘어날까?
2016년 채용시장을 기상도로 그려보면 ‘비옴’이나 ‘흐림’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맑음’은 힘들 듯하다. 채용 규모만 해도,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조사 결과 “전년 대비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미미했다. 기업 절반 정도가 그나마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응답한 데 위안을 삼아야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돌파구는 있다. 기업과 정부의 수많은 채용정책을 관통하는 공통된 기조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직무역량’이다. 직무역량은 2016년의 채용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무기가 될 전망이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통해 기업과 정부의 2016년 채용계획을 예측해 본다.
기업과 정부가 몇 년 전부터 줄기차게 제창해 온 채용기조가 있다. 바로 ‘직무 중심’이다. 기업이 최근 이력서에 사진이나 어학성적 등 항목을 없애는 것, 오디션전형 및 블라인드면접을 통해 스펙보다는 실력을 보겠다는 것은 모두 ‘직무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2016년엔 일자리 늘어날까?
신년을 앞두고, 다양한 기관이 발표한 2016년 채용계획이 쏟아졌다. 안타깝게도 결과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많은 기업이 채용규모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내년도 투자 및 채용계획을 묻는 설문에 대해 대기업은 ‘소폭 축소(36.8%)’, 중소기업은 ‘금년 수준(56.1%)’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업장 3만 곳을 대상으로 전국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인력충원, 부족현황 및 채용계획 등을 조사한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2015년 10월 기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 동안 채용계획 인원은 2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0.4%(2000명) 감소했다.
취업포털업체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잡코리아가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372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올해보다 채용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13.2%로 10명중 1명 수준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7.6%는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 답했고 39.2%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2016년에는 올해보다 정규직 채용을 더 많이 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더 많이 채용할 것 같다’는 답변은 10.8%에 그쳤고 ‘적게 채용할 것 같다’(52.7%)거나 ‘올해와 비슷할 것 같다’(36.6%)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신입 채용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 신입 채용이 올해보다 증가할까’라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3.8%의 응답자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43.8%)이라고 답했다.
반면 공공기관과 공무원 채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국가공무원 5·7·9급 및 외교관 후보자 공개채용 선발 인원은 5370명으로 1989년 이후 2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인사조직·정보보호 직류도 처음으로 뽑는다. 인사혁신처가 행정 전문성 강화 취지로 올해 신설한 것이다. 공공기관도 지난해 계획 인원인 1만7672명보다 4.8%(846명) 증가한 1만8518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현대차·SK·LG 4대 기업 채용은?
금융, 제조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고 있지만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현재 대기업들은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취합 중이며,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2월 중에 확정된다.
삼성그룹은 채용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의 신규 채용인원은 약 1만4000여명이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6, 2017년 2년 동안 총 3만 명의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준다고 밝혀, 채용 인원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채용 인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9500명을 채용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채용 인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고용 디딤돌을 비롯해 청년 정책을 발표한 만큼 신규 채용이 줄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8000명을 뽑은 SK그룹 역시 올해는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SK그룹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프로그램을 통해 4000명의 인재를 육성하고 2만 명에게 창업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LG그룹은 현재 계열사별로 채용 인원을 파악하는 단계로, 채용 규모를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G그룹은 지난해 1만2000여명을 채용했다.
이진호·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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