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샐러리맨이 꿈꾸는 최고의 명예다. 기업의 경영전략을 세우고, 인사에 관한 모든 권한을 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오너경영체제든 전문경영인체제든 CEO는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생이 뽑은 ‘2015 올해의 CEO’에 선정됐다는 것은 미래의 인재들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각 CEO의 경영실적은 물론 대학생·취업준비생의 호감도·인지도·선호도 등이 종합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올해 조사 결과에서는 삼성과 CJ가 눈에 띈다. 삼성은 이번에도 IT/전기/전자/통신·건설·증권·보험 등 4부문에서 1위 CEO를 배출했다. CJ는 서비스·무역/운송·음식료 등 3부문의 CEO가 1위 자리에 올라 지난해보다 2곳이나 늘어났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충호 현대차 사장 4년 연속 1위

‘IT·전기·전자·통신’부문 1위는 4년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18.2%) 차지였다.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는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진짜 주인공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반도체전쟁’에서 승리한 덕분이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주역이다. 2012년 6월 부회장 취임 후 지금까지 반도체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부품(DS)부문을 이끄는 수장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권 부회장은 삼성그룹은 물론 국내 기업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삼성전자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가 최근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권 부회장이 올 들어 3분기까지 받은 보수는 38억2000만 원이다.


지난해 이 부문에서 3위였던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0.9%)은 올해 조사에서 2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내년 1월 1일자로 (주)LG로 옮기는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부터 5년 넘게 LG전자를 이끌어왔다.


그는 ‘G3’ 등의 히트작을 내놓은 것은 물론 지난 6월 북미시장에 ‘G4’를 시판한 후 3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북미에서 G4가 선전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성장성 우려를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부회장은 또 LG전자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10.1%)은 이 부문 3위를 기록했고, 전동수 삼성SDS 사장(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 내정, 9.1%)은 4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7위였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부회장 내정, 8.1%)은 5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5위였던 황창규 KT 회장(7.7%)은 6위로 떨어졌다.



[올해의 CEO]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충호 현대차 사장 4년 연속 1위



현대차그룹 CEO, 자동차·부품부문 1~3위 휩쓸어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20.3%)은 ‘자동차·부품’부문에서 4년째 1위를 달렸다. 김 사장은 올해 고객과 소통하는 행보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쏘나타 탄생 30주년을 맞아 소비자 300명을 초청해 한국형 쏘나타와 미국형 쏘나타를 충돌시키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성능이나 사양이 다르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사였다. 지난 3월에는 하이브리드차의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후방추돌 시연회도 열었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 말 열린 소비자간담회 ‘마음드림’에서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고 ‘안티 현대차’ 정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내 고객의 관심과 성원으로 성장한 기업인만큼 심기일전해 품질을 더욱 높이고 고객과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11.4%)은 이 부문에서 2년째 2위를 기록했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9.3%)은 5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8.9%)은 3년 연속 4위를 유지했고,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7.9%)은 지난해 3위에서 두 계단 내려갔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사진=한국경제 DB 및 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