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질' 평가하는 네 개 요소 있다

인성검사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시험

상황면접 미리 공부하라


“핵심은 경험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구직자가 소위 ‘뽀대’나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오해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동기가 뚜렷한가, 경험 중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냈는가’입니다”


11월 11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에서 ‘NCS 상설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강사로는 NCS 가이드를 직접 제작 및 컨설팅 한 김순호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역량개발연구부장이 참여했다.


한국행동과학연구소는 국내 대기업의 채용전형을 대신 설계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순호 부장은 NCS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모든 공공기관이 의무적으로 NCS를 시행하게 되는 2017년 전까지는 과도기 단계라 기업마다 반영 사항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가 NCS 외에도 일반 사기업의 채용전형을 컨설팅하는 곳인 만큼 김순호 부장은 사기업 입사시험 대비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NCS·기업채용전형의 비밀

11월 1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NCS 상설설명회'에서 김순호 한국행동과학연구소 부장이 NCS관련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서류전형 “경험의 질을 평가하는 4개 요소 있다”


1) NCS기반 입사지원서 : 입사지원서의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인적사항에서 사진란이 삭제됐다. 또 교육사항에서 학교와 전공 대신 직무관련 선행교육경험을 기입하도록 했다. 이때 교육은 대학교육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나 외부에서 받은 교육도 가능하다. 경력사항은 질문이 조금 심도 있어졌다.


2) NCS기반 직무능력소개서 : 이전에는 미래형 질문을 많이 던졌다면 최근에는 과거의 경험을 중심으로 묻고 있다.


‘자신에게 요구된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스스로 세워 시도했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성공했다면, 어떤 이유로 성공했는지 서술하고 실패했다면 그때 자신의 한계는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생각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2015년 A그룹 자소서 항목)


이 문제에서의 핵심 단어 역시 ‘경험’이다. 많은 구직자들은 ‘경험’에 대해 소위 ‘그럴 듯한’ 내용을 적어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한다. 하지만 김순호 부장은 “경험의 스펙트럼은 중요하지 않다. 그 경험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아래 김 부장이 실제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제시하는 '경험 평가 툴'을 공개한다.


# ‘경험의 질’을 평가하는 4개 요소


① 첫 부분에 경험의 계기 또는 동기가 명시돼야 한다.

-> 중요한 것은 '내재적 동기'여야 한다는 것. 타인에 의한 경험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한다.


② 경험 중 어려운 난관이 있어야 하고 어려움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깊어야 한다.


③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노력이 제시돼야 한다.

-> 노력의 수준은 세 가지로 평가한다. 횟수(얼마나 자주?), 기간(한 달 또는 일 년?), 채널(어떻게 해결?)이다. 이때 채널은 혼자만 해결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교수도 만나고 전문가도 만나고 도서관에서 책도 찾아봐야 한다. 얼마나 많은 채널을 활용했느냐가 핵심이다. 세 요소의 정도를 나타낼 때는 반드시 숫자를 활용하라. 단순히 ‘열심히’라는 모호한 표현은 안 된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세 번 도서관을 찾아서 6개월간 공부했다는 식으로 써야 한다.


④ 되도록 실패가 아닌 성공적인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필기전형 “‘일관성 있게 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 직업기초능력평가 : 기존의 적성검사가 ‘지적인 잠재력’을 평가했다면 현행 ‘직업기초능력평가’는 직무적합성에 조금 더 비중을 둔다. 조직에 원만하게 적응해 안정적을 성과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요소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기존 적성검사의 ‘공간지각’의 비중이 축소됐다는 점이다. 대신 실제 회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료와 장면을 제시하는 맥락적인 상황에 대해 주로 묻는다. 언어, 수리, 추리 과목은 그대로 가져간다.


인성검사는 향후 몇 년간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성검사 대비법에 대해 ‘평균 400문항 중 같은 소양을 평가하는 문제가 몇 개씩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일관성 있게 답하라’는 이야기가 많다.


결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직관적으로 평가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문항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써라. 이유는 아래 예시로 설명한다.


‘옆 친구가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있을 때 욕심낸 적이 있다’라는 질문이 있다. 대부분 예측이 가능하듯 ‘도덕성’을 묻는 문제다. 안면타당도가 높은 문제다. 반면 ‘나는 불을 좋아한다’는 문제도 있다. 언뜻 평가요소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여러 모집단의 성향을 대입시키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모집단 100명을 선정한 뒤, 이들의 주변 지인을 통해 100명의 성격을 물어 4가지 유형으로 25명씩 나눈다. 그 후 ‘나는 불을 좋아한다’라는 같은 질문을 던져 4개 집단 중 어느 집단에서 긍정 응답률이 가장 높은지를 본다. 만약 A집단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을 경우 이 문항에 대한 응답자를 A집단으로 분류하는 형식이다.


적당히 꾸며서 ‘인재상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답하라’는 얘기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새벽 2시에 차가 없는 도로에서 빨간불일 때 길을 건넌 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답은 ‘신의 영역’으로 분류돼 ‘거짓응답자’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 직업기초능력평가 푸는 팁

- 현행 직업기초능력평가는 정보가 산재돼 있기 때문에 푸는 시간이 중요.

- 자료의 경우 보기를 먼저 보라. 보기와 관련된 정보를 자료에서 찾아서 보는 게 시간단축 비결

- 한 문제에 1분이 기본.


2) 직무수행능력평가 : 직무수행능력평가 가이드는 현재 감수와 보완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아직은 유예기간으로 정식으로 도입되는 것은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될 것이다. 기존의 전공시험과 비슷하지만 이전에는 단편적인 질문을 했다면 새로 바뀌는 시험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해당 역량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면접전형 “실제 업무 장면 제시하는 상황면접도 있다”


NCS 기반 면접은 크게 경험면접, 상황면접, PT면접, 토론면접으로 구성된다. 전통적 면접이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대화를 주고받아 인상이나 외모 등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해 평가하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현행 구조화 면접은 직무관련 역량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인 질문목록을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하게 질문한다. 또한 면접 진행 및 평가 절차를 일정한 체계에 의해 구성하고 척도에 따라 항목별로 채점해 개인 간 비교한다. 또 면접진행 매뉴얼에 따라 면접위원을 교육해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중 상황면접은 상황과 문제를 제시하는 시험이다. 아래 한 공사의 면접 문제 윤곽을 통해 해결방안을 알아본다.


# 상황제시

기업의 상황 소개 및 새로운 공사 계획 안내. 당신은 이번 공사의 담당자입니다. -> 업무 상황에 기반한 배경 정보


공사 도중 문제 발생. -> 구체적인 문제 상황


# 문제

1. 공사 문제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2. 담당자로서 본 사고를 현장에서 긴급히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보수완료 후 사후적 조치가 필요한 부분 및 재발방지 방안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 문제 상황 해결을 위한 기본지식(1) + 추가 대응(2) 문항



# 김순호 부장 일문일답


- NCS설명회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

구직자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고충을 가장 많이 이야기 한다. 또 이전 시험에 맞춰 준비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그래서 이렇게 상설설명회를 운영해 최대한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 기업에서는 어떤 반응인가

역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원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 사기업도 채용에 NCS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나

중견·중소기업은 긍정적이지만 대기업은 이미 자체 전형이 있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할 도입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


- 한국행동과학연구소는 사기업의 채용전형도 제작한다. 기업에서 제작을 의뢰할 때 어떤 점을 특히 당부하나

인재상이다. 서류전형부터 인적성, 면접까지 모든 전형에 기업의 인재상이 담길 수 있기를 원한다.


- 인적성은 찍는 게 유리한가

많은 검사기관이 오답감점 시스템을 운영한다. 하지만 이것을 실제 반영할지는 기업의 자율이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 구직자들에게 NCS 대비 노하우를 준다면

원하는 직무에 맞게 준비하는 게 좋다. 직무선정을 명확히 한 뒤 해당 직무에서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한지 NCS를 통해 공부하면 좋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