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향기 맡는 SPC그룹 관능면접 … 한달 전부터 금연했죠”

공채 1차 면접 참관해보니 …



“맛보고 향기 맡는 SPC그룹 관능면접 … 한달 전부터 금연했죠”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서울 대방동 SPC그룹 미래창조원에서 진행된 대졸 신입사원 관능평가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SPC그룹 제공


SPC그룹의 관능평가 면접 담당자는 엄격했다. “추가로 시료를 드리지 않으니 잘 구분해서 드시기 바랍니다.”


플라스틱 컵에 짠맛 농도가 다른 세 종류 컵이 놓였다. 입안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맹물을 먼저 마셨다. SPC 지원자는 아니었지만 ‘혹시나 농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에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강한 짠맛, 중간 짠맛, 약한 짠맛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서울 대방동 SPC그룹 미래창조원에서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1차면접이 열렸다. 이날 면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종일 진행됐다. 지원자들은 맛과 향을 평가하는 관능면접, 영어인터뷰, 역량면접 등 세 가지 면접을 한꺼번에 치렀다. SPC만의 독특한 면접인 관능면접에 참가해 맛과 향 테스트를 받아 봤다.


짠맛 다음에는 단맛을 농도별로 구분하는 평가가 이어졌다. 신맛, 무(無)맛을 구분하는 평가도 진행됐다.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평가단계인 향기 테스트가 발목을 잡았다. 네 가지 향을 맡은 뒤 감지한 향의 특성을 단어로 쓰는 것이다. 평소 파리바게뜨 빵에서 맡아본 향이었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빈칸으로 평가지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허은재 BR코리아 품질경영팀 주임은 “평소 다양한 맛을 보고 향을 맡으며 그 음식의 특성을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능면접에는 SPC식품안전센터, 식품생명과학, 이노베이션랩 연구원들이 면접 담당자로 참가했다. 입사지원자 임수철 씨(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27)는 “면접을 앞두고 1주일 전부터 입안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맵고 짠 음식을 먹지 않았다”며 “오늘 점심도 거르고 면접장에 왔다”고 말했다. 나현정 씨(덕성여대 중어중문·25)는 “몇몇 지원자가 면접 한 달 전부터 술 담배를 끊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나씨는 입안의 잔향을 없애기 위해 점심을 물로 대신했다고 했다. SPC 관계자는 “관능검사가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사팀 관계자는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 식품에 대한 감각과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SPC는 오는 18일 1차면접 합격자를 발표한 뒤 23~24일 이틀간 2차면접과 다음달 2일 최종 임원면접을 치른다. 최종 합격자는 12월4일 발표한다. 신입사원 입사일은 12월16일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