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MD … 전공은 상관없지만 질문 못하는 성격이면 힘들죠”

티몬의 베테랑 MD 2人이 말하는‘뽑고 싶은 후배’

‘철학도 출신’ 정성원 팀장 면접 땐 티몬 구매 경험 성격 등 물을 것

‘정치학 전공’ 배윤아 팀장 좋은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내놓으려면 대화 능력 필수



“티몬 MD … 전공은 상관없지만 질문 못하는 성격이면 힘들죠”


대학에서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한 티몬 MD 팀장들은 “채용 때 전공은 안 봐도 열정과 대화 능력은 꼭 보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배윤아 식품건강MD 팀장, 정성원 컴퓨터디지털MD 팀장. 신경훈 기자nicerpeter@hankyung.com


2010년 9월 날마다 티몬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반값 맛집을 검색하던 그는 우연히 뜬 ‘티몬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의 어머니는 “소샬~ 그게 뭐다냐”며 말렸지만 기어코 원서를 냈다. 원서를 낸 다음 날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창업자 다섯 명은 농구하느라 늦었다며 그를 커피숍으로 안내했다. 그렇게 그는 대학 4학년 한 학기 졸업을 남겨두고 티몬에 입사했다. 배윤아 티몬 식품건강MD 팀장(30)의 입사 스토리다. 배 팀장은 “초기 창업멤버들의 퇴근 시간은 매일 오전 2시였다”며 “바쁜 업무로 지난해에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나온 정성원 컴퓨터디지털MD 팀장(42)은 “나는 아예 대학 중퇴자”라며 웃었다.


“티몬 MD … 전공은 상관없지만 질문 못하는 성격이면 힘들죠”


2010년 5월10일 신현성 대표 등 다섯 명의 창업자가 세운 티몬은 5년 만에 1300여명의 직원에 연간 거래액 2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티몬이 올해 소셜커머스 최초로 상품기획자(MD)를 공채로 뽑는다. 공채 1기 채용을 앞두고 정 팀장을 만나 티몬 MD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티몬에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


△정성원(정): MD가 되고 싶었다. 인터파크에서 시작해 다음커뮤니케이션, GS홈쇼핑을 거쳐 티몬에 왔다. MD 16년차다. 철학을 전공했다.


△배윤아(배):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는데 식품MD 팀장을 하고 있다. 초창기엔 지역영업, 디자인, 상품 소싱…. 그야말로 ‘뭐든 다 해야 하는 MD’였다.


▷팀원을 뽑을 때 무엇을 중시하나.


△정: MD는 힘들고 굉장히 지치는 일이다. 특별한 능력은 필요 없지만, 질문을 못 하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것이다.


△배: 열정 있고 적극적인 사람, 잘 모른다고 우물쭈물하지 않고 아니더라도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사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고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이면 좋다.


▷지원자에게 자랑할 만한 티몬의 장점은.


△배: 연예인을 만날 수 있는 호텔급 피트니스센터에, 1년에 8번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슈퍼 패스’ 제도가 있다. 오전 10시 출근, 오후 7시 퇴근이다. 냉장고 안 음료수도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정: 티몬의 성장은 ‘재미’와 ‘의미’를 찾아온 사람들이 이룬 작품이다. 누가 일을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다. 이것이 돈보다 더 중요한 이유다. 주어진 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맞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티몬 식품 카테고리에 오른 품목은 모두 8163개. 15명인 식품MD 한 사람이 500~600개를 관리하는 셈이다. “가전디지털 7945개 품목은 7명의 MD가 맡고 있다”고 정팀장은 전했다. 가전디지털 MD는 인사이동이 잦지 않다.


▷다른 오픈마켓과 티몬의 차이는.


△정: 오픈마켓은 검색기반 구매 사이트다. 티몬은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사이트다. 소셜커머스 MD는 좋은 상품을 더 눈에 띄게 보여주고, 더 트렌디해야 하고 상품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충동구매한 소비자가 만족하고 재구매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MD의 가장 큰 역량은 좋은 상품을 좋은 경로로 소싱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현업 팀장들도 본다고 하는데.


△배: 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력서 사진이 셀카 사진이면 무조건 탈락이다. 다른 회사 경험이 있으면 좋다.


△정: 본인의 경험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


▷면접 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배 : ‘MD가 무엇인지’를 물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티몬에 대해 알고 있는 것, 티몬 구매 경험에 대해 물을 것이다.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정: 그때그때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인재상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 성격의 장단점,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과 극복 방법 등을 묻는다.


▷팀장이 생각하는 MD란.


△정: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어떤 방식이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MD는 기본적으로 조직적이다.


△배: MD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는 것’이다. 싼 가격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파트너는 노련하다. 신입 MD라도 다 상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일이 굉장히 많다. 파트너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MD다. 책임도 굉장히 크다. 재미있고 좋지만 스트레스 또한 심하다. 특히 상품이 안 팔렸을 때 받는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 못 한다. 각오하고 들어왔으면 한다.


티몬 앱에 하나의 상품이 올라가는 과정은 크게 판매자가 문의를 해서 올리는 ‘인바운드’와 MD가 직접 좋은 상품을 찾아 나서는 ‘아웃바운드’로 나뉜다. 인바운드는 업체가 상품 제안을 하면 팀장이 확인한 뒤 담당 MD를 지정한다. 담당 MD는 업체와 가격, 수수료 등을 협의한 후 진행이 확정되면 사진·문구·디자인 작업을 거쳐 앱에 올린다. 하나의 상품을 소싱해서 앱에 올리기까지 길어야 3일 걸린다.


▷티몬 지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 소셜커머스의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재미있게 일을 배우고 좋은 비즈니스 영역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배: 특출난 사람을 뽑는 것은 아니라 통상적으로 괜찮은 사람을 뽑는다. 자신이 티몬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공채1기 MD 100명 채용…3회 면접·1년 교육 뒤 발령”


“티몬 MD … 전공은 상관없지만 질문 못하는 성격이면 힘들죠”

한진규 티몬 채용팀장


티몬이 설립 5년 만에 공채 1기 상품기획자(MD) 100명을 채용한다. 채용 전형은 톡톡 튀는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답게 다른 기업과 크게 다르다. 채용전형은 먼저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무 팀장급이 참가하는 1차면접으로 시작한다.


한진규 티몬 채용팀장(사진)은 “왜 MD가 되고 싶고, MD 역할을 잘 수행할 의지가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학력 어학 등 스펙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말했다. 2차면접에서는 본부장급이 참가해 지원자의 기본 자질과 인성을 평가한다. 면접 방식은 전통적인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한다. 최종 선발 규모의 2~3배수 정도가 2차면접을 본다.


3차는 ‘서드아이(third eye)’ 면접으로 관련부서 이외에서 일하는 제3의 면접담당자가 참가해 지원자가 회사의 문화, 인재상과 부합하는지 평가한다. 티몬의 인재상은 빠른 결정과 실행력을 강조한 ‘스트롱 앤드 패스트(strong&fast)’, 원대한 꿈과 목표를 갖자는 뜻의 ‘드림하이(dream high)’ 등 일곱 가지다.


“티몬 MD … 전공은 상관없지만 질문 못하는 성격이면 힘들죠”

채용전형을 거쳐 합격한 티몬 MD는 1년간의 기초·현장 교육을 받고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정식 MD로 발령받지만 기준에 못 미치면 보조 MD(AMD)로 남을 수 있다. 한 팀장은 “1년간 교육은 매우 빡빡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묻지마식 지원은 삼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수습 MD의 임금은 대기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몬 MD는 입사 후 식품, 가전, 화장품, 생활, 패션 등 배송상품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한 팀장은 “MD는 영업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야 하기에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기본”이라며 “새로운 상품을 기획, 발굴해야 하기에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티몬은 임직원 1300여명, 평균연령 31세로 젊은 기업이다. 남녀비율은 48 대 52로 여성이 더 많다. 현재 IT개발자 공채 3기 20여명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