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이어 NH농협은행까지 채용과정서 황당한 사고 연달아 발생

"채용대행사 실수" 해명



금융권 채용서 잇따라 허점 노출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 = 한경 DB


최근 금융권 채용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금융사들의 채용과정에서 황당한 허점들이 노출되면서 해당 수험생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채용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금융사들(신용보증기금, NH농협은행)이 채용과정을 대행업체에 맡긴 게 드러남에 따라 허술하고, 무책임한 채용진행이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19일 신입직원 채용 온라인평가를 대행업체 인크루트를 통해 진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채용’을 부각, 채용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온라인평가를 시행했다. 문제는 이 전형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해당 수험들이 혼선을 빚게 된 것. 이에 신용보증기금 측은 온라인 평가 과정에서 실제 서버에 오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지원자 전원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해당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 황당한 채용사고는 28일 NH농협은행 필기발표에서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7일 6급 신규직원 채용 서류전형 합격자 2478명을 확정해 인크루트에 통보했다.


이후 인쿠르트는 28일 오후 5시께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합격한 1990여명에게도 합격 소식이 노출됐다. 이에 인크루트는 곧장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같은 날 오후 8시에 합격자를 새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대행업체 직원의 데이터 작업 실수로 불합격한 1990명에게도 합격문구가 노출됐다”며 “채용기관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진심으로 통감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용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튿날인 29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두 회사가 이른바 ‘금융공기업’이라고 불릴 만큼 공공기관 성격이 짙은 터라 이번 채용을 대행업체에 맡긴 것을 두고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물론, 신용보증기금과 농협은행 모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행채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회사들이 주장하는 공정성의 뒷면에는 금융공기업 채용과정에서 일부 외부의 채용압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난 허술한 대행채용이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되레 공정성에 먹구름이 드려진 상황이다. 여기에 관련 피해자들의 소송 가능성도 적지 않아 당분간 해당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